이영 감독(맨 왼쪽)과 영상집단 ‘움’.
이영(32) 감독은 ‘움’의 멤버 네 명 가운데 한 명이다. 1999년부터 대안매체에서 다큐멘터리를 찍어온 그는 2001년 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그는 움 멤버들과 함께 그동안 ‘성매매를 금하라’ ‘거북이 시스터즈’ ‘Knife Style’ ‘女성매매’ ‘이반검열 ’ ‘우리들은 정의파다’ 등 여성, 그중에서도 소외된 이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어왔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사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특히 좋은 도구예요. 그런 점에서 ‘사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여성주의의 방향과도 잘 맞죠.”
움의 대표작으로 ‘이반검열’ 시리즈가 있다. 2005년 만들어진 ‘이반검열’은 레즈비언 소녀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억압을 그려 화제가 됐으며, 지난해에는 세 명의 레즈비언 소녀가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 ‘이반검열 두 번째 이야기’가 나와 호평을 받았다. 그들 역시 레즈비언인 만큼, 레즈비언들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는 그들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상업영화가 아닌 탓에 이들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영화제나 상영회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다. 3월28일부터 열리는 인디다큐페스티발(www.sidof.org)도 그중 하나. 이번 영화제에선 최신작 ‘이반검열 두 번째 이야기’가 상영될 예정이며, 이들은 현재 레즈비언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이반검열’ 시리즈3편도 준비 중이다.
“큰돈을 벌진 못해도 보람된 순간이 많아요. 다큐멘터리 영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으면서 저희나 다큐멘터리 속 주인공 모두 변화를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건 큰 즐거움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