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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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개업 성공 도전장

  •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입력2004-09-24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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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흉부외과 개업 성공 도전장
    ” ‘흉부외과 개업 불가론’을 뒤엎은 쾌거다.”

    “아니다. 실패할 것이 뻔한 객기일 뿐이다.”

    한 흉부외과 전문의의 개업이 의사 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22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강남연세흉부외과 김해균 원장(45·전 연세대 의대 흉부외과 교수). 그의 개업 이후 의사 사회의 관심은 국내 최초의 흉부외과 의원에 얼마만큼 환자가 모이느냐에 모아진다.

    종합병원조차도 막대한 시설투자비와 수술의 위험성 때문에 흉부외과의 개설을 꺼리는 현실에서 국내 흉부외과 최고 권위자 중 한 사람인 김원장의 개업은 동료 의사들에게 일대 ‘사건’일 수밖에 없다. ‘실패가 보장된 만용’이나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올 만한 것. 최고의 숙련도와 전문지식을 자랑하며 ‘의사의 꽃’으로 불리던 흉부외과 전문의가 안정된 대학 교수 자리를 박차고 결과를 알 수 없는 실험에 나선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흉부외과 전문의도 개업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지원자가 나올 것 아닙니까. 이대로라면 10년 안에 흉부외과 의사를 수입하거나, 환자들이 원정진료를 가야 할 판입니다.”



    김원장이 동료들의 우려 속에 개업을 결심한 배경에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처한 열악한 현실이 깊이 자리잡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의사들의 개업 붐이 일면서 개원이 불가능한 흉부외과를 지원하는 전공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 특히 김원장은 올해 자신이 근무했던 세브란스병원에 흉부외과 전공의(레지던트)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자 큰 충격을 받았다.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밤낮이 따로 없는 노동강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 체계에서 국내 흉부외과가 세계 최고의 의료 수준을 유지하려면 이렇게라도 길을 뚫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후배들에게 ‘아름다운 도전’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는 김원장은 한국 최초의 ‘흉부외과 전문병원’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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