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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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조영 7단 “나는 반집의 사나이”

조훈현 9단(백) 대 안조영 7단(흑)

  • < 정용진 / 바둑평론가>

    입력2004-09-24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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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조영 7단 “나는 반집의 사나이”
    이제부터 나를 ‘반집의 사나이’이라 불러다오.

    ‘반상의 대조영’ 안조영 7단이 거함 조훈현호를 비밀 병기인 ‘반집어뢰’로 격침시키며 3전 전승으로 명인전 리그 단독 선두로 나섰다. 올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 반집승이다. 올해 23세인 안조영 7단은 현재 다승 3위(22승7패)를 기록중이며 이창호 9단과 패왕 타이틀을 다투는 등 돋보이는 성적을 올리고 있는 기대주다. 특히 안 7단은 4월23일 시작된 패왕전 결승1국에서도 ‘반집의 원조’ 이창호를 상대로 ‘눈 터지는’ 반집다툼을 벌이며 세계 최강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 대국에서 안조영 7단은 아깝게 반집패했다.

    오늘 감상하는 이 바둑은 안조영 7단이 마치 조훈현 9단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초반부터 안조영 7단은 조훈현 9단의 전매특허인 발 빠른 전법으로 전광석화같이 치고 나가며 일찌감치 격차를 벌려놓았기 때문. 백1부터의 뒤척임은 형세가 불리한 조 9단이 마침내 터뜨린 ‘뒤흔들기’. 백3·5의 키워 죽이기를 눈여겨보시라. 자살특공대같이 보이지만 백7로 차단하는 무서운 노림이 있었다. 만약 흑12의 수로 처럼 1로 이어가다가는 백4가 기다리고 있다. 다음 흑은 A에 이을 수 없다. 백B 때 흑C로 바로 메우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 두 점의 역할이다.

    안조영 7단 “나는 반집의 사나이”
    백15로 흑 다섯 점을 생포해 승부를 단숨에 좁히긴 했으나 초반 실점이 컸음인가. 조 9단은 마지막 끝내기 반집패 싸움에서 한 팻감 부족으로 분루를 삼키며 1승2패로 리그 하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261수 끝, 흑 반집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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