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334년 개천절을 맞아 태백산 천제단(天祭壇)에서 산상대국이 벌어졌다. 해발 1560m 산정에서 대국을 두기는 바둑사상 처음 있는 일. 90년 기성전 도전1국을 백두산에서 두었으나 그것은 천지(天池)에서가 아닌 산 아래 호텔에서 치른 것이었다. 국태민안(國泰民安)과 민족통일을 비는 천제에 이어 벌어진 서봉수 9단 대 이세돌 3단의 기념대국은 제1회 배달바둑 한마당 축제의 하이라이트.
갓 쓰고 흰 도포를 입은 두 기사는 먼저 천제단에 예를 올리고 바둑을 시작했다. 흑1은 백‘가’로 귀를 살라는 주문. 그러면 흑‘나’에 뛰어들어 백‘다’, 흑‘라’, 백4 때 흑3으로 한방 먹이겠다는 속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하수 다루듯’ 백2로 들여다본 수가 결정적인 실착이다. 이어주면 백‘마’를 한 번 더 선수해 먹고 귀를 돌볼 생각이었으나 흑3·5로 반발하자 백2 한 점이 헛수가 되고 말았다. 그냥 백‘마’에 들여다본 다음 ‘가’로 사는 게 정수였다. 내친김이라 백은 6으로 조금이라도 만회하고자 했으나….
실전 진행도의 흑1이 날카로운 카운터 펀치. 흑 석 점을 사석 삼아 흑11 이하로 귀에서 패를 내는 멋진 수단이 있었다. 흑에게 꽃놀이패를 허용해서는 백이 태백산 천제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 115수 끝, 흑 불계승.
갓 쓰고 흰 도포를 입은 두 기사는 먼저 천제단에 예를 올리고 바둑을 시작했다. 흑1은 백‘가’로 귀를 살라는 주문. 그러면 흑‘나’에 뛰어들어 백‘다’, 흑‘라’, 백4 때 흑3으로 한방 먹이겠다는 속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하수 다루듯’ 백2로 들여다본 수가 결정적인 실착이다. 이어주면 백‘마’를 한 번 더 선수해 먹고 귀를 돌볼 생각이었으나 흑3·5로 반발하자 백2 한 점이 헛수가 되고 말았다. 그냥 백‘마’에 들여다본 다음 ‘가’로 사는 게 정수였다. 내친김이라 백은 6으로 조금이라도 만회하고자 했으나….
실전 진행도의 흑1이 날카로운 카운터 펀치. 흑 석 점을 사석 삼아 흑11 이하로 귀에서 패를 내는 멋진 수단이 있었다. 흑에게 꽃놀이패를 허용해서는 백이 태백산 천제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 115수 끝, 흑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