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속담처럼 우리 몸에서 눈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크다. 사람이 사물을 보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물로부터 반사된 빛은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 눈 안쪽의 망막에 이른다. 각막과 수정체는 초점을 맞추어주는 역할을 한다. 일단 각막에 도달한 빛은 각막에 있는 단백질을 자극해 전기적인 신호를 발생시킨다. 전기적 신호는 시신경을 거쳐 뇌로 전달되어 해석됨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사물을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 중 한 곳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정상 시력을 유지할 수 없고 심하면 시력 전체를 상실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시도된 다양한 치료법이 시력장애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근시나 원시를 교정하는 방법은 물론, 아예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빛을 찾을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았다.
‘지능형 밴드’로 원시 교정법 개발
라식 수술로 대표되는 레이저 시술법은 일반적인 근시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처음에는 수술의 안전성 문제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주위에서 레이저 수술을 받은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레이저 수술법은 각막의 중심부를 깎아내거나 상처를 냄으로써 각막에 오목렌즈를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하지만 각막의 일부를 절제하는 레이저 수술법은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원시 환자들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원시 환자들은 수술로 시력을 교정할 길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미국 뉴멕시코대학 연구진은 안구 둘레에 ‘지능형 밴드’를 묶어주는 수술법을 개발해 냈다. 이 밴드는 인체 내에서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고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전극에 연결되어 있는 지능형 밴드는 귀 뒤에 부착된 조그만 스위치를 두드리면 작동한다. 이 밴드를 부착한 원시 환자들이 책을 읽고 싶을 때는 돋보기를 찾을 필요 없이 귀 뒤의 스위치를 가볍게 두드려주기만 하면 된다. 스위치를 켜면 자기장이 형성되면서 밴드가 팽팽하게 잡아당겨진다. 때문에 안구가 앞뒤로 길게 변형되어 초점 거리가 길어진다. 볼록렌즈의 도움 없이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물체를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수술법은 아직 초기 연구단계여서 실용화되려면 좀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망막분리증 환자에게 끈을 이용한 비슷한 방식의 수술이 이미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수술을 위한 기술상의 문제는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백내장은 실명에 이르는 안구 질환으로 원시나 근시보다 좀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백내장 때문에 인공 수정체를 삽입한 사람은 미국에만도 수백만명에 이른다. 그렇지만 삽입된 렌즈는 한 곳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어 백내장 수술을 받은 사람은 여러 개의 안경을 번갈아 착용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미국 반더빌트대학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섯 개의 렌즈가 겹쳐친 인공 수정체를 만들었다. 보고자 하는 물체의 거리에 따라 여섯 개의 렌즈가 움직이면서 각각의 거리에 따른 초점을 조절해 준다. 따라서 모든 거리에 대해 정확하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가능해진다. 백내장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다초점 방식의 인공수정체는 2003년 초에 임상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람이 시력을 잃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이중 각막의 시신경 단백질에 이상이 있어 물체를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와 남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시금치에서 분리한 단백질을 이용해 시력을 회복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빛에 매우 민감한 시금치 단백질은 망막에 삽입된 후 빛의 자극에 의해 전기를 발생한다. 발생된 전기가 시신경에 전달된다면 기본적인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아예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의학의 도움으로 광명을 찾게 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진은 각막에서 빛에 반응하는 조직이 유전자 이상으로 잘못 작용하여 시력을 잃게 되는 LCA라는 질병의 치료에 유전공학을 사용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LCA로 시력을 잃은 개의 망막에 정상적인 유전자를 삽입해 일부나마 시력을 회복하는 실험에 성공한 것이다. 유전자 치료를 받기 전까지 장애물에 계속해 부딪히던 이 개들은 유전자 치료 후 장애물을 이리저리 피해 다니기 시작했다.
시력을 상실한 사람이 다시 볼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수술을 통해 더 잘 볼 수 있는 방법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5% 정도의 사람은 정상인의 시력인 2.0보다 물체를 더 잘 볼 수 있는 ‘슈퍼 시력’을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의학의 발달은 수술로도 이 같은 슈퍼 시력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현재 교정 수술을 통해 2.0의 시력을 회복하는 사람은 60% 선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스위스 취리히의 연구팀은 정밀한 측정을 통해 이를 93%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눈에 빛을 쬐어주고 이 빛이 망막에서 반사되는 것을 정밀 측정한 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다. 이를 통해 각막, 수정체는 물론 눈 전체에 대한 세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레이저 수술을 시행하면, 2.0 이상의 시력을 회복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이 수술법은 수술 후 회복기에 생겨날 수 있는 각막의 변형까지 고려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정밀 수술은 2, 3년 후면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라식 수술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이러한 과정 중 한 곳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정상 시력을 유지할 수 없고 심하면 시력 전체를 상실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시도된 다양한 치료법이 시력장애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근시나 원시를 교정하는 방법은 물론, 아예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빛을 찾을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았다.
‘지능형 밴드’로 원시 교정법 개발
라식 수술로 대표되는 레이저 시술법은 일반적인 근시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처음에는 수술의 안전성 문제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주위에서 레이저 수술을 받은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레이저 수술법은 각막의 중심부를 깎아내거나 상처를 냄으로써 각막에 오목렌즈를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하지만 각막의 일부를 절제하는 레이저 수술법은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원시 환자들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원시 환자들은 수술로 시력을 교정할 길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미국 뉴멕시코대학 연구진은 안구 둘레에 ‘지능형 밴드’를 묶어주는 수술법을 개발해 냈다. 이 밴드는 인체 내에서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고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전극에 연결되어 있는 지능형 밴드는 귀 뒤에 부착된 조그만 스위치를 두드리면 작동한다. 이 밴드를 부착한 원시 환자들이 책을 읽고 싶을 때는 돋보기를 찾을 필요 없이 귀 뒤의 스위치를 가볍게 두드려주기만 하면 된다. 스위치를 켜면 자기장이 형성되면서 밴드가 팽팽하게 잡아당겨진다. 때문에 안구가 앞뒤로 길게 변형되어 초점 거리가 길어진다. 볼록렌즈의 도움 없이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물체를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수술법은 아직 초기 연구단계여서 실용화되려면 좀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망막분리증 환자에게 끈을 이용한 비슷한 방식의 수술이 이미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수술을 위한 기술상의 문제는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백내장은 실명에 이르는 안구 질환으로 원시나 근시보다 좀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백내장 때문에 인공 수정체를 삽입한 사람은 미국에만도 수백만명에 이른다. 그렇지만 삽입된 렌즈는 한 곳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어 백내장 수술을 받은 사람은 여러 개의 안경을 번갈아 착용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미국 반더빌트대학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섯 개의 렌즈가 겹쳐친 인공 수정체를 만들었다. 보고자 하는 물체의 거리에 따라 여섯 개의 렌즈가 움직이면서 각각의 거리에 따른 초점을 조절해 준다. 따라서 모든 거리에 대해 정확하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가능해진다. 백내장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다초점 방식의 인공수정체는 2003년 초에 임상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람이 시력을 잃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이중 각막의 시신경 단백질에 이상이 있어 물체를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와 남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시금치에서 분리한 단백질을 이용해 시력을 회복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빛에 매우 민감한 시금치 단백질은 망막에 삽입된 후 빛의 자극에 의해 전기를 발생한다. 발생된 전기가 시신경에 전달된다면 기본적인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아예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의학의 도움으로 광명을 찾게 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진은 각막에서 빛에 반응하는 조직이 유전자 이상으로 잘못 작용하여 시력을 잃게 되는 LCA라는 질병의 치료에 유전공학을 사용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LCA로 시력을 잃은 개의 망막에 정상적인 유전자를 삽입해 일부나마 시력을 회복하는 실험에 성공한 것이다. 유전자 치료를 받기 전까지 장애물에 계속해 부딪히던 이 개들은 유전자 치료 후 장애물을 이리저리 피해 다니기 시작했다.
시력을 상실한 사람이 다시 볼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수술을 통해 더 잘 볼 수 있는 방법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5% 정도의 사람은 정상인의 시력인 2.0보다 물체를 더 잘 볼 수 있는 ‘슈퍼 시력’을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의학의 발달은 수술로도 이 같은 슈퍼 시력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현재 교정 수술을 통해 2.0의 시력을 회복하는 사람은 60% 선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스위스 취리히의 연구팀은 정밀한 측정을 통해 이를 93%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눈에 빛을 쬐어주고 이 빛이 망막에서 반사되는 것을 정밀 측정한 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다. 이를 통해 각막, 수정체는 물론 눈 전체에 대한 세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레이저 수술을 시행하면, 2.0 이상의 시력을 회복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이 수술법은 수술 후 회복기에 생겨날 수 있는 각막의 변형까지 고려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정밀 수술은 2, 3년 후면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라식 수술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