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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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부근 상대 완전 제압 월드컵 4회 우승 금자탑

  • < 김덕기/ 스포츠투데이 축구전문 대기자 > greenkim@sportstoday.co.kr

    입력2004-09-24 13: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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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 부근 상대 완전 제압 월드컵 4회 우승 금자탑
    1990년대 들어서자 미드필드 장악이 승패를 좌우한다는 인식은 더욱 강해졌다. 이에 따라 미드필더는 공격할 때는 일선까지 깊숙이 가담하고 수비할 때는 중앙선 부근부터 수비진을 구축하는 등 그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대신 수비수나 공격수는 미드필더의 이동으로 생긴 빈자리를 그때그때 메워야 했다. 최우선 과제는 상대방보다 수적인 우세를 유지하는 것. 이를 위해 수비선과 공격선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전술이 필요했다. 90년대 브라질의 ‘콤팩트사커’는 이렇게 해서 태어났다.

    콤팩트사커라는 이름은 공이 있는 곳으로부터 20~25m 부근에 언제나 선수들로 붐비는 모습을 보고 붙여진 것. 미드필드 강화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콤팩트사커는 수비를 우선으로 하는 전술 대형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늘 밀집된 상태를 유지하려면 강한 체력과 개인기는 물론, 공수의 긴밀한 조화 등 극대화된 조직력이 필요하다. 거꾸로 이를 뚫고 공격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특출한 개인기나 빠른 발로 돌파하거나 고도의 조직력으로 수비벽을 허무는 방법밖에 없었다. 브라질이 결승전까지 7게임에서 3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콤팩트사커가 수비지향적인 전술임을 잘 보여준다. 세계 축구의 흐름이 공격에서 수비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비교적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브라질도 수비에 역점을 둘 수밖에 없었던 것.

    결국 브라질은 4-4-2를 바탕으로 한 콤팩트사커로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우승, 최초로 4회 우승을 차지한 국가가 됐다.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의 철통 같은 수비에 막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승부차기를 거쳐 우승했지만, 브라질이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조직력’이라는 콤팩트사커의 전제 조건을 만족시키는 팀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30년대 2-3-5, 50년대 WM, 60년대 4-4-2, 70년대 토털사커, 80년대 3-5-2, 90년대 콤팩트사커 등 현대축구는 월드컵을 전후한 10년 주기로 새로운 포메이션을 선보여 왔다. 2002월드컵에서는 어떤 새로운 전술이 모습을 드러낼 것인가. 세계는 다시 한번 축구의 진보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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