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투자 전문가인 조규원 작가. [조영철 기자]](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ae/a6/f5/67aea6f51e21d2738276.jpg)
금은 투자 전문가인 조규원 작가. [조영철 기자]
올해 들어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2월 10일(현지 시간) 트로이온스(31.1034768g)당 2934.40달러(약 426만3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썼다(그래프 참조). 국내 금값도 마찬가지다. 2월 11일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 기준 금 1돈(3.75g) 구매비용이 59만70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트럼프 관세정책 헤지하는 안전자산 금
최근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치솟는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꼽힌다. 최근 금융시장은 관세전쟁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로 금리와 환율이 급상승하고 증시가 급락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제 금값이 조만간 3000달러(이하 트로이온스당 가격)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22년 금은 투자 안내서 ‘골드 플레이션’을 펴낸 조규원 작가는 “금값은 한 번 오르면 평균 10년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2019년 시작된 이번 금 슈퍼 사이클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2019년부터 금 투자에 나서 현재 금거래소도 운영 중인 조 작가를 2월 11일 만나 향후 금값 전망과 투자법에 관해 물었다.
지난해 2월 2004.30달러였던 국제 금값이 2월 11일 2934.40달러까지 치솟았다. 현재 금값이 고공 행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2010년대 이후 오랫동안 횡보하던 금값이 다시 상승 궤도에 진입한 것은 2019년 7월부터다. 금은 역사적으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접어들 때 슈퍼 사이클이 찾아오는데 2019년 7월에 시그널이 왔다. 그리고 그때를 시작으로 2022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현재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가격 상승 기폭제가 되고 있다. 관세장벽이 높아진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고 경기침체 리스크를 동반한다. 그동안 경기는 안 좋은데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 가장 빛난 자산이 금이었다.”
금은 왜 안전자산으로 불리는가.
“일반적으로 ‘돈’과 ‘화폐’라는 단어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사전적 정의는 다르다. 돈은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며 상품의 교환을 매개하고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하는 물건’이고, 화폐는 ‘상품 교환 가치의 척도가 되며 그것의 교환을 매개하는 일반화된 수단’이다. 다시 말해 화폐는 언제든 가치 있는 자산으로 바꿀 수 있는 믿음이고, 돈은 그 화폐에 대한 안전자산이다. 결국 화폐라는 것은 신용이기 때문에 신용이 지켜지지 못하면 가치를 잃고 0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고, 그것을 헤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돈이라는 의미다. 이런 돈은 한정성, 불변성, 안전성, 분할성이라는 요소를 갖춰야 하는데 5000년 역사에서 그 역할을 해온 것이 금이다.”
금값은 언제까지 오를까.
“금 슈퍼 사이클은 역사적으로 짧게는 9년, 길게는 13년간 유지된 만큼 이번에도 10년 정도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현재 금을 대량으로 매입하는 주체들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라서 금값은 앞으로 더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각국 중앙은행이 왜 금을 사들이는가.
“각국 중앙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인 2010년부터 금 매입을 늘리기 시작했고, 2022년 이후 3년 연속 1000t 넘는 금을 매입했다. 역사상 최고치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이 경제제재를 가하는 과정에서 러시아가 보유한 달러 자산을 몰수한 것이 원인이 됐다. 금과 더불어 안전자산이라고 여겨지던 달러가 휴지조각이 되는 모습을 목격한 각국 중앙은행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자산인 금으로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금값, 2만1000달러까지 오른다”
금값은 얼마까지 오를까.
“과거부터 현재까지 금 슈퍼 사이클을 분석한 결과 ‘금 가격은 항상 국가가 발행한 화폐 양만큼 오른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국가가 보유한 금량과 국가가 발행한 본원통화량이 1 대 1이 될 때까지 오른다는 것이다. 그 원칙에 따라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보유한 금량과 본원통화량을 비교하니 2만1000달러가 돼야 맞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금량은 얼마나 되나.
“미국 지질조사국이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아직 채굴되지 않은 5만t을 포함해 약 26만t이 존재한다. 연 채굴량이 3000t 정도니 앞으로 20년 안에 고갈될 전망이다.”
금에 투자할 방법이 없을까.
“첫 번째는 골드 바 등 실물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공급 부족으로 실물 매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다음은 상장지수펀드(ETF)나 금 통장 등 금융자산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수익에 대해 세금, 수수료 등을 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지금처럼 실물을 구하기 어려운 시기에 해볼 만하다. 세 번째는 수수료가 저렴하고 세금도 없어 그동안 가장 추천해온 방법인데, KRX금시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다만 현재 KRX금시장은 실물가격을 추종하는 특성상 프리미엄이 10% 이상 붙었다. 이러다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시기가 오면 금값이 떨어지지 않아도 프리미엄만큼 고스란히 손실을 볼 수 있다. 이 점을 참고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급등주] 현대로템, 유럽 무기 수주 확대 기대감에 역대 최고가
서학개미, 올 들어 테슬라 팔고 팔란티어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