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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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주주 수호자’ 전략 구사

  • 입력2006-03-22 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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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주주 수호자’ 전략 구사
    뉴욕 맨해튼 강변도로인 FDR을 달리다 보면 강 건너편으로 ‘아이칸 스타디움’이 보인다. 지난해 4월 새로 문을 연 최첨단 스타디움이다. 칼 아이칸(사진)이 공사 비용의 25%에 해당하는 1000만 달러(약 100억원)를 부담했다.

    칼 아이칸. 요즘 KT&G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뉴욕 최고의 부자로 꼽히는 그는 국제적으로도 ‘악명’이 높은 기업사냥꾼이다. 전성기였던 1980년대, 미국에서는 주주 명부에 등장하는 칼 아이칸이라는 이름 자체가 경영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졌을 정도다.

    그는 뉴욕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고 프린스턴 대학 출신이다. 공략대상 기업을 한번 물면 놓지 않는다고 해서 ‘상어’라고 불린다. 항공사인 TWA에 대한 적대적 M&A를 비롯해 식품회사 나비스코 등을 공략하면서 명성을 올렸다. 최근에는 자신이 ‘주주행동주의’의 수호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아이칸의 전략은 주로 ‘R&B(Raid and Break-up·공격 후 분할매각)’. 저평가된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철저히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해 회사의 구조 자체를 완전히 바꾼다. 한국 정서로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문제는 글로벌경제 체제 아래서 한국 기업도 기업사냥꾼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KT&G를 상대로 하는 아이칸의 공격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월가(街)는 이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기업이 장기간에 걸쳐 어렵게 축적한 ‘가치’가 기업사냥꾼, 그것도 외국 국적의 기업사냥꾼에게 넘어가는 것을 보는 일은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지식의 격차’를 거론한다. 한국에도 돈이 넘쳐나고 있지만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기업사냥꾼이 미국의 저평가 기업을 사들여 막대한 이익을 얻는 날이 올 수 있을까?



    뉴욕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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