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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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무대 수놓을 신이 내린 목소리들

  • 류태형 월간 ‘객석’ 편집장 Mozart@gaeksuk.com

    입력2006-11-09 18: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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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무대 수놓을 신이 내린 목소리들

    다니엘라 데시, 파비오 아르밀리아토, 레나토 브루손(왼쪽부터).

    굵직한 세계적인 미성(美聲)들이 가을 무대를 수놓는다. 한국오페라단이 마련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11월9~13일, 세종문화회관)가 바로 별들의 경연장. 다니엘라 데시, 파비오 아르밀리아토, 레나토 브루손이 각각 토스카와 카바라도시, 스카르피아로 한 무대에 서는 환상적인 캐스팅이다. 다니엘라 데시는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으로 라 스칼라를 비롯한 이탈리아 주요 극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리릭 소프라노로 이름을 날리다가 30대 중반인 1992년부터 묵직한 스핀토로 전향했다. ‘아이다’ ‘마농 레스코’ ‘토스카’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등에서 현역 소프라노 중 최고의 실력을 발휘한다고 평가받고 있다.

    다니엘라 데시의 남편인 파비오 아르밀리아토 역시 제노바 태생. 날렵한 체격과 큰 키를 가진 포토제닉한 비디오형 테너로 주목받았다. 2000년대 이후 부부가 파트너를 이루면서 베르디 중기 작품과 푸치니, 베리스모 오페라로 급속히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레오 누치, 루제로 라이몬디에 이어 바리톤 최후의 전설로 불리는 레나토 브루손은 1961년 스폴레토 페스티벌에서 ‘일 트로바토레’의 루나 백작으로 데뷔한 이래 ‘라 트라비아타’의 제르몽, ‘오셀로’의 이아고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연기를 펼쳐왔다.

    마리아 칼라스의 후계자로 손색없는 대형 소프라노 다니엘라 데시와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물게 청아한 미성의 테너 파비오 아르밀리아토 콤비는 오페라 역사상 최강의 커플로 불리는 마리아 칼라스와 주세페 디 스테파노 콤비에 견줄 만하다. ‘어리석고 여린 남자 때문에 희생당하는 거룩한 여인상’이라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공식에 맞아떨어지는 조합이다.

    레나토 브루손은 오페라 공연 후 하루 휴식날인 11월1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리사이틀도 갖는다. 일흔 살의 나이, 무대생활 45주년을 맞은 대바리톤의 첫 내한 리사이틀 무대다. 토스티 등의 이탈리아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위주로 펼치는 공연에는 소프라노 김영미가 협연한다.



    가을 무대 수놓을 신이 내린 목소리들
    그래미상을 받고 크리스마스 앨범을 발매한 뒤 승승장구하는 여성 재즈 디바 다이애나 크롤이 정통파 스탠더드로 돌아왔다. 클레이튼 해밀튼 오케스트라의 반주가 돋보이는 이 음반에서 크롤은 관록이 붙은 듯 풍성한 오케스트레이션 속에서 스케일감 넘치는 가창을 펼친다. 최고의 프로듀서와 녹음팀 토미 리퓨마와 알 슈미트는 그녀의 노래를 오디오파일용 음질로 다듬어냈다. 영화나 브로드웨이 히트곡들에서 선택한 명곡을 노래하는 그녀는 마치 선배들에게 도전장을 던진 듯하다. 8곡을 오케스트라와 노래한 그녀는 나머지 세 곡에서는 쿼텟 반주로 친근한 공간감을 연출한다. 디디 브리지워터를 잇는 정통파 재즈의 열차를 뒤늦게 탄 듯, 전통을 느끼게 하는 목소리다. 크롤을 다시 보게 하는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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