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정규 방송을 접는 파격 편성을 해가며 아시아의 유명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제3회 EBS 국제다큐멘터리 페스티벌’(이하 EDIF 2006)을 7월10일부터 일주일 동안 연다(단, 오전과 오후의 유아 및 어린이 시간대에는 정규 방송을 그대로 한다). ‘화해와 공존, 번영의 아시아’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는 42개국에서 초청된 83편(국내 10편 포함)의 다큐멘터리가 선보일 예정이다.
‘EDIF 2006’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섹션은 “다큐멘터리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감독의 대표작을 집중 조명”하기 위해 만든 ‘EDIF 감독 회고전’이다. 이번에는 ‘필리핀 : 삶과 죽음, 그리고 혁명’(1985), ‘미국의 노숙자’(1987) 등으로 에미상을 12차례나 수상한 존 알퍼트 감독(사진)이 초청됐다. 그는 1972년 ENG카메라로 쿠바를 취재해 ‘세계 최초의 비디오 저널리스트’라는 명성을 얻었다. 사담 후세인 단독 인터뷰를 비롯해 쿠바의 카스트로, 리비아의 카다피 등을 취재하기도 했던 그는 현재 미디어 민주주의의 표상으로 꼽히는 DCTV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EDIF 2006에서 볼 수 있는 그의 작품은 죽음을 여과 없이 담아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의료보장제도 : 돈과 생명의 거래’(1977년 7월10일 방송)와 지속적인 코발트 흡입으로 폐가 망가진 노동자들의 이야기인 ‘하드 메탈 증후군’(1988년 7월11일 방송), 자신의 영웅인 아버지의 삶을 담담히 그린 ‘파파’(2001년 7월12일 방송), 한 카우보이를 24년 동안 지켜본 뒤 만든 ‘라스트 카우보이’(2005년 7월13일 방송) 등 총 4편이다.
그중 가장 흥미를 끄는 작품은 ‘파파’인데, 일생을 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을 좇으면서 보낸 그가 자신의 병든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그의 아버지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전투기 파일럿이고 재즈밴드 리더였다. 그러나 당당했던 그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10년째 고생하며 서서히 무너져간다. 결국 ‘무기력한 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는 자신의 삶에 지쳐가는 그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암시를 가족에게 내비친다. 그러나 가족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10년의 세월은 가족들이 지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존의 카메라는 따뜻하고 정겹다. 죽음과 우울 앞에서 당황하는 아버지를 조용히 어루만져주는 그와 시선을 함께하다 보면 아버지에 대한 그의 마음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해진다.
한편, 12일 EBS 스페이스에서 열린 ‘마스터 클래스’에는 그가 직접 출연, ‘DCTV의 35년 역사 : 민중적 다큐멘터리 제작론’에 대한 강의도 진행했다.
‘EDIF 2006’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섹션은 “다큐멘터리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감독의 대표작을 집중 조명”하기 위해 만든 ‘EDIF 감독 회고전’이다. 이번에는 ‘필리핀 : 삶과 죽음, 그리고 혁명’(1985), ‘미국의 노숙자’(1987) 등으로 에미상을 12차례나 수상한 존 알퍼트 감독(사진)이 초청됐다. 그는 1972년 ENG카메라로 쿠바를 취재해 ‘세계 최초의 비디오 저널리스트’라는 명성을 얻었다. 사담 후세인 단독 인터뷰를 비롯해 쿠바의 카스트로, 리비아의 카다피 등을 취재하기도 했던 그는 현재 미디어 민주주의의 표상으로 꼽히는 DCTV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EDIF 2006에서 볼 수 있는 그의 작품은 죽음을 여과 없이 담아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의료보장제도 : 돈과 생명의 거래’(1977년 7월10일 방송)와 지속적인 코발트 흡입으로 폐가 망가진 노동자들의 이야기인 ‘하드 메탈 증후군’(1988년 7월11일 방송), 자신의 영웅인 아버지의 삶을 담담히 그린 ‘파파’(2001년 7월12일 방송), 한 카우보이를 24년 동안 지켜본 뒤 만든 ‘라스트 카우보이’(2005년 7월13일 방송) 등 총 4편이다.
그중 가장 흥미를 끄는 작품은 ‘파파’인데, 일생을 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을 좇으면서 보낸 그가 자신의 병든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그의 아버지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전투기 파일럿이고 재즈밴드 리더였다. 그러나 당당했던 그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10년째 고생하며 서서히 무너져간다. 결국 ‘무기력한 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는 자신의 삶에 지쳐가는 그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암시를 가족에게 내비친다. 그러나 가족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10년의 세월은 가족들이 지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존의 카메라는 따뜻하고 정겹다. 죽음과 우울 앞에서 당황하는 아버지를 조용히 어루만져주는 그와 시선을 함께하다 보면 아버지에 대한 그의 마음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해진다.
한편, 12일 EBS 스페이스에서 열린 ‘마스터 클래스’에는 그가 직접 출연, ‘DCTV의 35년 역사 : 민중적 다큐멘터리 제작론’에 대한 강의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