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45

2022.06.24

점점 다가오는 스태그플레이션, 보수적 투자가 필요하다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함께 오면 주식·채권 동반 하락 가능성↑

  •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입력2022-06-27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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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상승과 더불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GETTYIMAGES]

    물가상승과 더불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GETTYIMAGES]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긴축 행보가 예상보다 더 공격적이다. 6월 15일(현지 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75bp(1bp=0.01%p) 인상하며 금리인상 폭을 확대했다. 1984년 이후 최대 금리인상 폭으로, 앞서 5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75bp 자이언트 스텝 인상을 부인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이는 5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8.6%로 재차 확대되는 등 연준이 예측한 인플레이션 경로와 다르게 움직이면서 대응 필요성이 커진 것에 기인한다.

    연준 위원 18명 전원 올해 금리 3% 이상 전망

    6월 FOMC 정례회의에서는 향후 50∼75bp 금리인상 가능성을 남겨두며 공격적인 긴축 행보가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성명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연준은 경제활동과 고용 상황은 지속적으로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 및 공급 차질 여파 등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전 평가를 유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활동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75bp 금리인상과 함께 지속적으로 금리인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으며, 5월에 밝힌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 역시 이어갈 것임을 재확인했다.

    연준은 성명서와 더불어 성장 및 물가, 점도표에도 변화를 줬다. 2022년 경제성장률(GDP·국내총생산)은 높은 인플레이션 영향 등을 반영해 1.7%로 예측해 종전 3월 정례회의(2.8%) 때보다 하향 조정했다(그래프 참조).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7%로 종전(2.2%)보다 하향하면서 성장 기대치를 낮췄다.

    물가는 최근 가팔랐던 지표 상승을 반영해 2022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5.2%, 근원 PCE 물가는 4.3%로 각각 0.9%p, 0.2%p 상향 조정했다. 3월 회의 때 연준의 전망보다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게 형성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반면 2023년 물가에 대해서는 PCE 물가는 2.6%로 0.1%p 하향 조정하고, 근원 PCE 물가는 2.7%로 0.1%p 높여 에너지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비용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물가에 대응하려는 연준의 의지는 3월과 달리 실업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것으로 보여줬다. 올해 실업률을 3.7%로 0.2%p 상향 조정함으로써 수요 약화를 일부 용인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려는 연준의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점도표에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연준 위원 18명 전원이 올해 3% 이상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3월 정례회의 때 공개된 점도표에서 3% 이상 금리인상을 주장한 위원이 1명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을 연준 내부에서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점도표를 기준금리 중간값 기준으로 보면 3.4%로 3월(1.9%)보다 높아졌고, 2023년도 3.8%로 종전(2.8%)보다 상향 조정해 당분간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 이후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가 높은 가운데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상황을 가리킨다. 스태그플레이션의 대표적 사례로 1970년대 발생한 오일쇼크가 많이 거론된다. 1973년과 1975년에는 경제성장률이 연간 6%대에서 -2%대로 하락했으며, 물가는 5%대에서 11%대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그리고 연준은 이에 대응해 정책금리를 7.8%대에서 12%까지 인상했다. 또한 1970년대 후반에도 물가가 8% 후반에서 13%까지 상승하고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연준은 금리를 9.5%대에서 15%대로 인상한 바 있다. 과거 물가상승 구간에서 이어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행보가 결국 경기침체로 이어짐에 따라 최근 연준의 긴축 행보도 자연스럽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연결되고 있다.

    이번에도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미국의 높은 물가 흐름이 조기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가 지속될 확률이 높고, 이는 결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반기 금리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전망

    연준은 7월 FOMC 정례회의에서도 정책금리를 75bp 인상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정책금리는 2.50%로 높아진다. 2018년 연준이 정책금리를 2.25%에서 2.50%로 올린 후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돼 경기가 위축되자, 이듬해 연준은 금리인하로 대응한 바 있다. 이번에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행보 이후 시중 유동성 감소와 더불어 성장 둔화가 가파르게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과거와 달리 물가가 높은 수준이라 금리인하로 바로 대응하기 어렵고, 민간 부문 수요 위축 가능성도 높게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하반기 중 금융시장 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계속될 공산이 크다.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금융시장 움직임을 주도하는 시기가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00년 이후 미국의 주가와 성장은 정(+)의 관계를 보였으며, 미국 국채금리 역시 유사하게 움직였다. 즉 성장이 강한 구간에서는 주가와 금리가 대체로 상승하고, 성장이 약한 구간에서는 주가와 금리가 하락하며 주가와 채권이 음(-)의 상관관계를 보여온 것이다. 이에 주식 하락 시장에서 채권이 헤지 기능을 해 자산 구성 다각화에 유용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는 구간에서는 주가 하락과 금리상승이 나타나고 주식과 채권이 정(+)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흐름이 자주 보인다. 즉 높은 인플레이션 변동성 시기 또는 인플레이션 등락이 금융시장에서 주요 동인으로 작용한 때는 연준의 통화 긴축 불확실성에 주식과 채권 가치가 같은 방향성을 보이는 경우가 수시로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현 흐름이 조기에 변하기 어렵다면 금리와 주식시장 변동성이 하반기에 확대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응한 리스크 관리와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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