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9일 주식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 글이다. 정부는 지난해 원/달러 환율 안정과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RIA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RIA에서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을 사면 해외 주식 매도로 얻은 시세차익에 붙는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것이다(표 참조). 서학개미들은 RIA 세제 혜택을 키울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1분기에 복귀해야 양도세 100% 감면
RIA 세제 혜택은 금융당국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구두 개입한 지난해 12월 24일 환율 안정책 중 하나로 발표됐다. 세제 혜택을 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증권사에서 RIA를 개설한다. 12월 23일 이전에 사 기존 해외 주식 계좌에 보유하고 있던 해외 주식을 RIA로 이체한다. 이후 옮긴 해외 주식을 RIA에서 팔고 외화를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이나 국내 주식형펀드를 사면 된다. 당국은 증권사들이 RIA를 올해 1~2월 중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잔고 기준으로 5000만 원이 넘는 종목을 여럿 보유한 경우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먼저 팔아 국내로 가져오면 더 큰 혜택을 볼 수 있다. 매도 금액으로 최대 5000만 원어치에 붙는 세금을 면제해주기 때문이다. 3000만 원에 샀는데 수익률 약 67%를 달성해 5000만 원이 된 종목을 팔았다면 RIA로 최대 385만 원 양도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차익 2000만 원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1750만 원에 대해 22% 양도세가 붙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0만 원에 사 5000만 원이 된 수익률 400%짜리 종목을 판다면 최대 825만 원 세금을 피할 수 있다.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먼저 팔수록 면제되는 세금 액수도 더 커지는 것이다.
국내시장 복귀 시점은 빠를수록 좋다. 올해 1분기 안에 복귀하면 양도세가 모두 감면되고 2분기에는 감면율이 80%, 하반기에는 50%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해외 주식 매각과 환전, 국내 주식 매수까지 절차를 마쳐야 ‘복귀’한 것으로 본다.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국내시장에 1년 이상 투자해야 한다. 중간에 RIA에서 자금을 빼면 이미 감면받은 세금이 추징된다. 한 종목을 1년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예를 들어 RIA에서 테슬라 주식을 매각한 5000만 원으로 처음에는 전부 삼성전자를 샀다가 팔고 이후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 등에 나눠 투자하는 방식으로 의무 보유 기간 1년을 채워도 된다.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로 세제 혜택을 많이 보려면 수익률이 높은 종목부터 빠르게 팔아야 한다. GETTYIMAGES
국내 채권과 예금 투자 허용까지 검토
정부는 해외 주식을 판 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을 국내 채권과 예금,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넓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투자 대상을 넓혀 더 많은 해외 투자자를 국내로 복귀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국내 투자처를 찾기 전까지 해외 주식 매각 자금을 일정 기간 RIA에 원화 현금으로 보유하더라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인정해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매각 자금 대부분을 국내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원칙은 유지된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외환시장 안정뿐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도 RIA의 주요 정책 목표이기 때문이다.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테슬라, 엔비디아, QQQ, VOO 등 해외시장에 상장된 주식과 ETF로 한정된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국내시장에 상장된 미국 S&P500 지수 추종 ETF나 나스닥 지수 추종 ETF를 매도한 뒤 삼성전자에 1년 이상 투자할 경우에는 양도세 면제가 되지 않는다. 또 해외 주식을 판 자금으로 ‘TIGER 미국S&P500 ETF’ ‘TIGER 미국나스닥100’ 등 국내시장에 상장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종목을 산다면 이 또한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해외 주식을 RIA에서 팔아 비과세 혜택을 받는 동시에 기존에 보유하던 국내 주식을 팔고 다시 해외 주식에 투자하면 된다는 ‘꼼수’ 전략이 투자자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전략을 외환시장 안정과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라는 정책 취지를 악용하는 행위로 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RIA가 아닌 타 계좌에서 해외 주식을 다시 사면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안녕하세요. 임경진 기자입니다. 부지런히 듣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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