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5

2006.07.25

여행 전 읽는 책,여행 때 보는 책

  •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입력2006-07-24 1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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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전 읽는 책,여행 때 보는 책
    ‘유럽 100배 즐기기’ ‘이지유럽’ ‘자신만만 세계여행-유럽’ ‘자신만만 세계여행-미국’ ‘일본 100배 즐기기’ ‘Just Go-도쿄’ ‘Just Go-홍콩’ ‘홍콩 100배 즐기기’ ‘도쿄 100배 즐기기’ ‘이지유럽 4개국’. 이상은 교보문고 취미 실용 부문 베스트10.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1000곳’ ‘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1’ ‘노플랜 4차원 유럽여행’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나를 부르는 숲’ ‘일본 100배 즐기기’ ‘패션모델 송경아 뉴욕을 훔치다’ ‘유럽 100배 즐기기’ ‘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2’. 이상은 예스24 여행 지리 주간 베스트10.

    온ㆍ오프라인 서점에서 여행서 판매 동향을 조사하다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오프라인 서점은 여행 가이드북의 판매 순위가 높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랜덤하우스 중앙의 ‘100배 즐기기’ 시리즈가 있다. 여행 일정도 짜주고 역사적인 볼거리, 먹을거리, 쇼핑 정보까지 망라하는 백과사전식 여행서다. 일본 책을 번역한 ‘세계를 간다’ 시리즈가 나온 이래 여러 출판사에서 비슷한 기획을 내놓았지만 ‘100배 즐기기’가 단연 선두다.

    그러나 온라인 서점의 순위는 좀 다르다. 간간이 ‘100배 즐기기’가 끼여 있긴 하지만, 가이드북과는 거리를 둔 여행 에세이들이 상위권이다. 즉,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방콕 카오산 로드 100배 즐기기가 아니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잘 팔리는 것이다. 출간되자마자 상위권에 진입한 홍은택의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도 미국의 동쪽 끝부터 서쪽 끝까지 자전거로 6400km를 달린 이야기다. 열 손가락 안에 꼽히진 못했지만 ‘기차를 놓치고 천사를 만나다’ ‘유럽 그 지독한 사랑을 만나다(로맨틱 유럽 고성 기행)’ 같은 책들이 온라인 서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차이가 뭔지 생각해보니 답이 보였다. 여행을 머릿속으로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은 당장 책이 필요한 것도 아니므로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고른다. 거기에는 ‘언젠가’라는 단서가 달려 있다. 그래서 그들이 고르는 책의 내용도 추상적이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1000곳’을 들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 언젠가 그 가운데 10분의 1이라도 밟아본다면 바랄 게 없다는 희망이 담겨 있을 뿐이다.



    그러나 당장 출발을 앞둔 분주한 여행자들은 오프라인 서점으로 달려가서 백과사전식 가이드북을 집어든다. 실제 여행지에서 들고 다니며 봐야 할 전화번호 하나라도 틀리면 낭패다. 이 분야의 책들도 몇 년 사이 변화를 겪고 있다. 국가 혹은 넓은 지역을 단위로 나오던 책들이 도시 중심으로 세분화되고, 어떻게 코스를 잡아서 어떻게 관광을 해야 하는지 일정까지 짜주는 이른바 ‘친절한 여행책’이 늘고 있다.

    어쨌든 온라인 서점에서 팔리는 여행서는 여행 전에 읽는 책, 오프라인 서점에서 팔리는 책은 여행 가서 보는 책이라고 하겠다. ‘읽다’와 ‘보다’의 의미는 알아서 구분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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