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같은 스타일이 싫어서 제가 잡지를 보고 미장원에서 직접 주문생산했어요.”
오른쪽으로 비대칭으로 흘러내리는 김보경의 독특한 헤어스타일 얘기다. 이는 2001년 대박을 터뜨린 영화 ‘친구’에서 여고생 진숙 역을 맡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당시 김보경이 보여준 고혹적인 매력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하게 자리잡았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당시를 잊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추억하는 ‘진숙’이 김보경의 마음속에 더는 없다는 것이다.
“영화 ‘친구’가 흥행할 때만 해도 스타가 뭔지 몰랐어요. 갑자기 붕 뜬 기분이었죠. 하지만 그것은 원래의 제 모습이 아니었어요. 스타보다는 진정한 배우여야 한다는 것을 한참 후에야 깨달았죠.”
영화 ‘친구’ 이후 오랜 공백 … 6년 만에 제2 전성기
김보경이 돌아왔다. 고교생 밴드 ‘레인보우’의 보컬리스트였던 그녀는 어느덧 서른한 살의 여인으로 성장했다.
영화 ‘친구’ 이후 소속사 문제, 작품 실패 등이 겹치며 방황기를 보낸 김보경이 활동을 재개한 것은 지난해 가을이었다. 김보경은 ‘여름이 가기 전에’라는 영화에 출연한 뒤 부산영화제를 찾았다. 사람들이 자신의 소식을 궁금해한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영화제가 열리던 부산으로 달려간 것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김보경은 행사기간 내내 “저, 연기 계속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8월1일 개봉한 공포영화 ‘기담’의 제작사인 도로시 장소정 대표와 운명적 만남이 이뤄진 것도 이맘때였다. 호텔 커피숍 앞을 지나다 우연히 마주친 장 대표와의 인연이 결국 ‘기담’ 캐스팅으로 이어졌다. ‘하얀 거탑’의 제작진도 부산에서 그녀를 보고 섭외했다. 또 11월 개봉 예정인 차기작 ‘은하해방전선’의 윤성호 감독과도 부산에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그들은 연기에 목말라 있던 김보경을 단박에 알아봤다. 김보경에게 부산은 고향이기 전에 희망과 재기가 움튼 기회의 도시였던 셈이다.
순서로는 화제의 드라마 ‘하얀 거탑’이 먼저 그녀의 재기 성공을 알렸다. 올해 초 MBC에서 방영된 이 드라마에서 와인바 사장 희재 역을 맡은 김보경은 김명민의 감춰진 애인이자 조력자로서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팜므 파탈’의 이미지를 풍기며 결코 천박하지 않은 매력을 풍겼다.
‘하얀 거탑’의 성공 이후 김보경은 자축 뒤풀이조차 참석하지 못하고 ‘기담’ 촬영에 합류했다. ‘기담’은 1942년을 배경으로 세 가지 병원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다. 김인영 역을 맡은 김보경은 김태우와 유학생 출신 부부 의사로 등장했다.
“대본을 받았을 때 ‘그림자가 없는 아내’라는 말에 홀렸어요. 뭔가 많은 비밀을 담고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죠. 촬영하는 동안 아주 즐거웠습니다.”
김보경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연기에 대한 목마름을 내비쳤다. ‘하얀 거탑’에서 절제된 연기를 해야 했기에 속으로는 타는 듯한 갈증을 느꼈고, ‘기담’에서 새로운 연기 욕구를 채워가지만 아직도 멀었다며 조바심을 쳤다. 의지와 무관하게 길어진 공백이 가져다준 목마름 아닐까.
김보경은 8월 중순 시작되는 MBC 새 주말드라마 ‘깍두기’에도 캐스팅됐다.
“지금 이 열정과 기분이 식기 전에 얼른 촬영장으로 달려가고 싶어요. 이 기운이 식어서 원점으로 돌아갈까 겁나요.”(웃음)
그녀는 배우란 참 좋은 직업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세상을 다양하게 경험하면서 스스로를 비워내고 또 채우는 동안 지루하거나 게으를 수가 없기 때문이란다.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누구보다 많은 그녀지만 “정말 영화를 사랑하고 작품에 올인하는 사람들이 뭉쳐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땀 흘리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개인보다 전체를 중시하는 성숙한 배우의 자세를 보여줬다.
오른쪽으로 비대칭으로 흘러내리는 김보경의 독특한 헤어스타일 얘기다. 이는 2001년 대박을 터뜨린 영화 ‘친구’에서 여고생 진숙 역을 맡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당시 김보경이 보여준 고혹적인 매력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하게 자리잡았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당시를 잊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추억하는 ‘진숙’이 김보경의 마음속에 더는 없다는 것이다.
“영화 ‘친구’가 흥행할 때만 해도 스타가 뭔지 몰랐어요. 갑자기 붕 뜬 기분이었죠. 하지만 그것은 원래의 제 모습이 아니었어요. 스타보다는 진정한 배우여야 한다는 것을 한참 후에야 깨달았죠.”
영화 ‘친구’ 이후 오랜 공백 … 6년 만에 제2 전성기
김보경이 돌아왔다. 고교생 밴드 ‘레인보우’의 보컬리스트였던 그녀는 어느덧 서른한 살의 여인으로 성장했다.
영화 ‘친구’ 이후 소속사 문제, 작품 실패 등이 겹치며 방황기를 보낸 김보경이 활동을 재개한 것은 지난해 가을이었다. 김보경은 ‘여름이 가기 전에’라는 영화에 출연한 뒤 부산영화제를 찾았다. 사람들이 자신의 소식을 궁금해한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영화제가 열리던 부산으로 달려간 것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김보경은 행사기간 내내 “저, 연기 계속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8월1일 개봉한 공포영화 ‘기담’의 제작사인 도로시 장소정 대표와 운명적 만남이 이뤄진 것도 이맘때였다. 호텔 커피숍 앞을 지나다 우연히 마주친 장 대표와의 인연이 결국 ‘기담’ 캐스팅으로 이어졌다. ‘하얀 거탑’의 제작진도 부산에서 그녀를 보고 섭외했다. 또 11월 개봉 예정인 차기작 ‘은하해방전선’의 윤성호 감독과도 부산에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그들은 연기에 목말라 있던 김보경을 단박에 알아봤다. 김보경에게 부산은 고향이기 전에 희망과 재기가 움튼 기회의 도시였던 셈이다.
순서로는 화제의 드라마 ‘하얀 거탑’이 먼저 그녀의 재기 성공을 알렸다. 올해 초 MBC에서 방영된 이 드라마에서 와인바 사장 희재 역을 맡은 김보경은 김명민의 감춰진 애인이자 조력자로서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팜므 파탈’의 이미지를 풍기며 결코 천박하지 않은 매력을 풍겼다.
‘하얀 거탑’의 성공 이후 김보경은 자축 뒤풀이조차 참석하지 못하고 ‘기담’ 촬영에 합류했다. ‘기담’은 1942년을 배경으로 세 가지 병원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다. 김인영 역을 맡은 김보경은 김태우와 유학생 출신 부부 의사로 등장했다.
“대본을 받았을 때 ‘그림자가 없는 아내’라는 말에 홀렸어요. 뭔가 많은 비밀을 담고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죠. 촬영하는 동안 아주 즐거웠습니다.”
김보경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연기에 대한 목마름을 내비쳤다. ‘하얀 거탑’에서 절제된 연기를 해야 했기에 속으로는 타는 듯한 갈증을 느꼈고, ‘기담’에서 새로운 연기 욕구를 채워가지만 아직도 멀었다며 조바심을 쳤다. 의지와 무관하게 길어진 공백이 가져다준 목마름 아닐까.
김보경은 8월 중순 시작되는 MBC 새 주말드라마 ‘깍두기’에도 캐스팅됐다.
“지금 이 열정과 기분이 식기 전에 얼른 촬영장으로 달려가고 싶어요. 이 기운이 식어서 원점으로 돌아갈까 겁나요.”(웃음)
그녀는 배우란 참 좋은 직업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세상을 다양하게 경험하면서 스스로를 비워내고 또 채우는 동안 지루하거나 게으를 수가 없기 때문이란다.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누구보다 많은 그녀지만 “정말 영화를 사랑하고 작품에 올인하는 사람들이 뭉쳐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땀 흘리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개인보다 전체를 중시하는 성숙한 배우의 자세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