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영화계의 멜로 여왕은 ‘순수미인’ 손예진이다. 통속멜로든 청춘멜로든 손예진의 코드에서는 언제나 여인의 향기가 피어난다. 영화 ‘클래식’ ‘연애소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드라마 ‘여름향기’ ‘연애시대’ 등 대부분의 출연 작품에서 그는 연애의 표본 또는 화신으로 그려졌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연애 상대로 손색이 없다. 같은 듯 다른 그의 연기도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지금의 손예진이 있기까지에는 많은 도전과 변신이 있었다. 2005년 12월 개봉한 영화 ‘작업의 정석’이 대표적인 작품. “과연 코믹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스스로를 의심했다”는 손예진은 “처음엔 시나리오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00만 관객을 모으며 대박을 터뜨리자 긴장은 이내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출연작마다 캐릭터 변신 … 최근 소매치기단 보스 열연
“극장에서 관객들이 제 코미디 연기에 함께 웃고 즐기는 모습을 보고 놀랐어요. 그때 눈물의 감동이 아니라 웃음의 감동이 있다는 것을 맛보았죠.”
영화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여인이던 손예진은 언제부턴가 현실처럼 가까이 다가와 숨을 쉬고 있다. 그 변화의 느낌은 무척 강렬하다. 이번에는 팜므 파탈이다.
범죄 액션 스릴러 ‘무방비도시’에서 소매치기 회사 보스 백장미 역이 그것. 낮에는 문신숍의 전문 타투이스트로, 밤에는 범죄조직의 보스로 이중생활을 한다. 허리에는 천수관음상 문신이 선명하다. “겁대가리하고는…”이라고 싸늘하게 내뱉는 백장미에게서 손예진의 예전 모습은 떠올리기 쉽지 않다.
“코미디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이번에는 팜므 파탈 요소가 강한 소매치기에 도전했죠. 관객들이 어떻게 평가해주실지 두려워요. 사실 배우 손예진에게서 기대하는 게 있을 텐데 지나치게 벗어나면 외면할 것이고, 적어도 그 범주 안에서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캐릭터 표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관객의 기대치와 허용치에 가깝게 연기했는지 궁금해요.”
무조건 섹시해야 하는 것이 백장미 역의 1차 과제였다. 한번 마주치면 절대 백장미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는 상대의 흔들림이 있어야 했다. 이전에는 고민해보지 않았던 팜므 파탈적 모습에 대한 고민이다. 심지어 눈을 어떻게 떠야 할지, 즉 치켜뜰지 내리뜰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의상도 말투도 고민스러웠다. 그래서일까. 인터뷰 내내 섹시함이라는 단어가 수차례 강조되고 반복됐다.
숙제는 또 있었다. 백장미의 과거사, 그것이 백장미를 독하고 치명적인 여인으로 성장케 한 원동력이기에 영화 말미에 아픔을 내비쳐야 하는 숙제까지 머리를 옥죄었다. 손예진의 말이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멜로에 대한 욕망, 그리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변화하려는 노력이 나를 더 진화시킬 거라 생각해요.”
손예진은 배우의 묵향이 나지 않는 여느 스타들과는 분명 다르다. 스타성과 배우의 존재감을 동시에 가진 배우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작품을 할 때마다 연기에 대해 충분히 고민한 덕분이다.
“관객이 손예진을 배우로 조각해준다”고 말하는 그가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할 수 있을는지. 그의 나이 이제 스물일곱, 변화는 지금부터다.
지금의 손예진이 있기까지에는 많은 도전과 변신이 있었다. 2005년 12월 개봉한 영화 ‘작업의 정석’이 대표적인 작품. “과연 코믹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스스로를 의심했다”는 손예진은 “처음엔 시나리오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00만 관객을 모으며 대박을 터뜨리자 긴장은 이내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출연작마다 캐릭터 변신 … 최근 소매치기단 보스 열연
“극장에서 관객들이 제 코미디 연기에 함께 웃고 즐기는 모습을 보고 놀랐어요. 그때 눈물의 감동이 아니라 웃음의 감동이 있다는 것을 맛보았죠.”
영화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여인이던 손예진은 언제부턴가 현실처럼 가까이 다가와 숨을 쉬고 있다. 그 변화의 느낌은 무척 강렬하다. 이번에는 팜므 파탈이다.
범죄 액션 스릴러 ‘무방비도시’에서 소매치기 회사 보스 백장미 역이 그것. 낮에는 문신숍의 전문 타투이스트로, 밤에는 범죄조직의 보스로 이중생활을 한다. 허리에는 천수관음상 문신이 선명하다. “겁대가리하고는…”이라고 싸늘하게 내뱉는 백장미에게서 손예진의 예전 모습은 떠올리기 쉽지 않다.
“코미디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이번에는 팜므 파탈 요소가 강한 소매치기에 도전했죠. 관객들이 어떻게 평가해주실지 두려워요. 사실 배우 손예진에게서 기대하는 게 있을 텐데 지나치게 벗어나면 외면할 것이고, 적어도 그 범주 안에서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캐릭터 표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관객의 기대치와 허용치에 가깝게 연기했는지 궁금해요.”
무조건 섹시해야 하는 것이 백장미 역의 1차 과제였다. 한번 마주치면 절대 백장미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는 상대의 흔들림이 있어야 했다. 이전에는 고민해보지 않았던 팜므 파탈적 모습에 대한 고민이다. 심지어 눈을 어떻게 떠야 할지, 즉 치켜뜰지 내리뜰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의상도 말투도 고민스러웠다. 그래서일까. 인터뷰 내내 섹시함이라는 단어가 수차례 강조되고 반복됐다.
숙제는 또 있었다. 백장미의 과거사, 그것이 백장미를 독하고 치명적인 여인으로 성장케 한 원동력이기에 영화 말미에 아픔을 내비쳐야 하는 숙제까지 머리를 옥죄었다. 손예진의 말이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멜로에 대한 욕망, 그리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변화하려는 노력이 나를 더 진화시킬 거라 생각해요.”
손예진은 배우의 묵향이 나지 않는 여느 스타들과는 분명 다르다. 스타성과 배우의 존재감을 동시에 가진 배우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작품을 할 때마다 연기에 대해 충분히 고민한 덕분이다.
“관객이 손예진을 배우로 조각해준다”고 말하는 그가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할 수 있을는지. 그의 나이 이제 스물일곱, 변화는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