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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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원숭이 한국으로 데려온 ‘삼장법사’

  • 진병일 동아일보 대학생 인턴기자 jbi@hanmail.net

    입력2008-01-28 1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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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원숭이 한국으로 데려온 ‘삼장법사’
    ‘손오공 가족’이 여의주를 들고 삼장법사와 함께 나타났다.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몽키밸리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황금원숭이 네 마리가 그 주인공. 이 녀석들의 이름은 손오공, 손소운, 손좡좡, 손리리. 황금빛 털에 파란 얼굴을 뽐내는 황금원숭이는 전 세계에 1만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1급 보호동물이다.

    네 마리의 황금원숭이를 베이징(北京)동물원에서 에버랜드로 데려온 사람은 리우리옌구이(劉蓮貴·46) 씨. 지난해 9월부터 네 마리의 ‘손오공 가족’과 에버랜드에서 함께 지내온 그는 27년간 원숭이와 동고동락한 베테랑 사육사다. 에버랜드 사람들은 그를 ‘삼장법사’라고도 부른다.

    “원숭이는 땅콩을 좋아하는데, 땅콩이나 그와 비슷한 먹을거리가 있으면 금세 알고 냉큼 집어 갑니다. 하하하.”

    원숭이가 화제에 오르면 입가에 웃음이 가시지 않는 그는 원숭이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꿰뚫고 있다. 손오공 가족 모두를 자식처럼 아끼지만, 그중에서도 막내 수컷 손좡좡이 가장 사랑스럽단다. 그의 아홉 살 배기 아들도 이 녀석을 가장 아낀다고.

    사육사로서 가장 힘든 때는 ‘무례하게’ 관람하는 사람들을 마주했을 때라고 한다. 그는 “중국에서는 가끔 음식을 던져주거나 유리벽을 치는 관람객이 있는데, 그럴 땐 나와 원숭이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그는 2월 중순 손오공 가족을 에버랜드에 남겨두고 혼자 중국으로 돌아간다. 이별을 앞두고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황금원숭이가 무더운 한국의 여름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 싶어서다.

    “햇빛을 잘 가려주고 실내 공기가 서늘하게 유지된다면 원숭이들의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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