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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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갈림길 … 기적에 관한 보고서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6-12-11 10: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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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사의 갈림길 … 기적에 관한 보고서

    ‘닥터스’(좌),'현장기록 병원’(우).

    MBC와 KBS가 가을개편을 맞아 신설한 의학다큐멘터리 ‘닥터스’와 ‘현장기록 병원’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길어 올린 기적에 관한 생생한 보고서다. 이들 작품은 남루한 현실 속에서 희망을 발견해내는 이들을 조망한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불량가족’ 등에 출연한 배우 김명민이 진행하는 MBC의 ‘닥터스’는 ‘응급실 24’ ‘미라클’ 두 코너로 구성된다. ‘응급실 24’는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에 근무하는 11명의 의사들의 일상을 다룬다. 낮과 밤이 존재하지 않는 대신 생사의 선명한 경계선만 존재하는 응급실의 24시간은 메디컬 드라마들이 비추던 병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꼼꼼한 원칙주의자인 의국장 오제혁 선생은 매일 아침 시작되는 의국회의에서 후배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후배들의 대답이 시원치 않을 땐 어김없이 불호령이 떨어진다. 두 달 전 응급의학과로 전공을 바꾼 새내기 윤인기 선생에게 이 시간이 가시방석인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11명의 의사와 그들을 찾은 환자들이 주인공인 까닭에 ‘응급실 24’는 다큐멘터리의 틀은 유지하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존재하는 드라마까지 갖출 수 있게 됐다. 4일 방송분에서는 오제혁 선생에 이어 차기 의국장이 된 나준호 선생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들의 이야기는 논픽션이라는 점만 제외한다면 미국의 인기 의학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ER’ ‘하우스’ 등을 연상케 할 만큼 흥미롭다.

    ‘미라클’에서는 병의 원인을 알 수 없거나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해 절망에 빠진 환자에게 완치의 기적을 선물한다. 11월20일 방송된 ‘마스크 아줌마의 소원’ 편은 누리꾼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마스크 아줌마’는 2년 전 화재로 얼굴과 몸에 3도 화상을 입은 탓에 마스크 없이는 외출조차 못해 붙여진 이름이다. ‘미라클’은 그가 피부이식 수술을 통해 미소를 찾아가는 과정을 잔잔히 담아 호평을 얻었다.

    KBS1의 ‘현장기록 병원’은 2001년 첫 방송된 후 2005년 10월 종영할 때까지 시청자의 가슴을 울렸던 인기 다큐멘터리 ‘영상기록 병원24시’의 새로운 버전이다. 국내 비디오 저널리즘의 효시였던 ‘영상기록 병원24시’는 병원에서 일어나는 삶과 죽음의 순간을 진솔하게 담아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눈물을 안겨준 프로그램. ‘현장기록 병원’은 ‘영상기록 병원24시’와 마찬가지로 병원을 찾은 환자에 포커스를 맞춘다. 대부분 희귀병이나 불치병으로 병원을 찾은 이들이 주인공이지만, 프로그램은 그들의 먹먹한 현실 대신 사랑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현장기록 병원’의 카메라는 웃고는 있지만, 눈 속에는 눈물이 가득 고인 그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안는다. 눈물 쏙 빼는 드라마도, 화려한 주인공도 없는 다큐멘터리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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