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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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신고 송승헌, 옛 영광 재현할까

  •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 socio94@cbs.co.kr

    입력2006-12-11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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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 신고 송승헌, 옛 영광 재현할까
    잘나가던 한류스타에서 하루아침에 ‘병역 기피’ 연예인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던 탤런트 송승헌. 2년 전 강원도 화천의 모 부대에 입대했던 그가 고통과 자숙의 시간을 보낸 뒤 11월15일 드디어 팬 곁으로 돌아왔다.

    병역 기피라는 ‘원죄’ 때문에 송승헌의 군 생활 2년은 다른 연예인 출신 사병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대부분의 연예인이 입대 후 기초 군사훈련만 받고 병영에서도 연예사병으로 왕성한 활동을 한 반면 송승헌은 전혀 그렇질 못했다. 처음부터 문제사병으로 분류된 그에게 연예사병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데 대한 대가였다.

    송승헌은 제대 일성에서 “2년 전 어리석은 판단과 성숙치 못한 행동으로 팬들을 실망시켜 가슴이 아팠다”며 과거의 잘못을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이어 “뒤늦은 군복무로 모든 것을 용서받거나 본분을 다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제대 후에도 국가와 사회를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는 송승헌이 되겠다”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군부대 앞까지 마중 나온 일본, 대만, 홍콩에서 모인 700여 명의 팬은 송승헌과 함께 폭설을 녹일 만큼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금으로서는 ‘돌아온 스타’ 송승헌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헌법 위에 엄존한다는 ‘국민정서법’에 제대로 ‘찍힌’ 그에게 덧씌워진 굴레가 아직도 크기 때문이다. 제대하기 전부터 온라인 세상을 뜨겁게 달군 그의 소식을 놓고 누리꾼들은 여전히 ‘그를 용서하자’ ‘용서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에 대해 여전히 곱지 않은 여론은 제대 직후 바로 확인됐다. 눈물까지 흘리며 팬에게 사죄하던 그가 군 생활을 담은 대형 사진전을 연 사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분노와 실망의 목소리를 쏟아낸 것.‘뭘 잘했다고 사진전까지 여느냐’는 비난여론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송승헌 군생활 물품 전시회’라는 이름의, 해외 팬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으로 열린 이 행사는 결국 누리꾼과 팬들의 항의로 하루 만에 취소됐다.



    그러나 11월18~19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송승헌 아시아 팬미팅 2006’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년이 지났건만 그를 위해 모여든 5000여 해외 팬의 사랑은 아직도 뜨거웠다. 현장에서 만난 한 대만 팬은 “군 복무하느라 고생한 송승헌이 대견하고 그를 잊지 않고 기다린 나도 대견하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불법적으로 병역을 면제받으려 했던 송승헌에 대한 기억은 그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은 듯했다.

    공식적인 송승헌의 제대 기념식과 연예계 컴백을 알리는 공식 행사는 모두 끝났다. 송승헌은 이제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복귀 전초전을 치르는 것으로 활동을 재개할 것이다. MBC 현직 PD가 올해 초 송승헌의 소속사로 거액의 돈을 받고 옮겨 갔으며, 그를 위한 드라마 제작이 만반의 준비를 끝낸 상태다. 내년 상반기면 우리는 공중파 TV를 통해 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송승헌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적지 않다. 그는 먼저 몇 차례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과 발언을 하는 것으로 지난 과오에 대한 면죄부를 얻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군 생활 동안 녹슬었을 연기력을 되살리기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모든 것을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연예 관계자들도 “그를 위한 기획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주인공이 아닌 단역부터 다시 밟아 나가는 겸양의 미덕을 깨우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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