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침팬지 박사’로 불리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홍석(30회) 박사는 몇 년 전 모자라는 연구비를 타내기 위해 무척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 상급기관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과학기술부 관계자 중 유난히 꼬장꼬장한 한 사람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우여곡절 끝에 연구비를 지원받기로 결정이 난 뒤 관계자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박 박사는 문제의 그 사람이 순천고 6년 선배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박 박사의 이야기다.
“선배가 ‘빨리 이야기하지 그랬냐’며 웃더군요.”
건설교통부 서종대(27회) 건설선진화사업본부장은 요즘 관계부처 회의에 참석하면 순천고 후배들에게서 인사를 받는 경우가 잦아졌다. 고시 출신 후배들은 웬만하면 얼굴을 알고 지내는데 얼마 전부터는 너무 많아져서 얼굴을 다 기억하지 못해 미안할 때가 적지 않다는 것.
서 본부장은 “관계나 법조계에 선배들은 그리 많지 않은데, 우리 기수부터 후배 기수로 내려갈수록 고시 출신이 많아졌다”면서 “지금은 아직 종적 네트워크가 제대로 꾸려지지 않았지만 몇 년 지나면 과거 전통 명문고처럼 막강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69주년을 맞은 순천고는 최근 1~2년 사이 명문 고등학교 순위를 매기는 각종 조사에서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11월25일 보도한 1992∼2006년에 재직한 검사의 신상정보 분석결과에서 순천고는 기존의 전통 명문고를 제치고 경기고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70년대생 파워엘리트 배출 고교 순위도 1위
올해 4월 중앙일보 기자들과 서울대 정덕진 교수 등이 함께 펴낸 ‘대한민국 파워엘리트’에 수록된 대한민국 파워엘리트 3만1800여 명에 대한 분석결과에서도 순천고는 1970년대생(生) 엘리트 배출 고교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파워엘리트란 정계를 포함해 관계, 법조계, 학계, 기업인 등 한국을 움직일 만한 위치에 오른 인물들을 지칭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할 나이를 만 25세 전후로 치면 70년대생은 대략 90년대 중반 이후에 사회에 진출한 세대를 말한다. 이른바 ‘포스트 386세대’인 것.
조선일보가 지난해 5월 33년간 임용된 전체 판·검사의 출신 고교 분석결과에서도 순천고는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판·검사 임용자 고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들 조사를 보면 순천고는 90년대 중반 이후 급부상해 서울 경기고와 서울고, 경복고 등 전통 명문고를 제치고 명실공히 전국적인 명문고로 자리를 굳혔다. 그 비결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순천고 동문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순천고는 예전부터 목포고와 여수고 등 전남 남부지역 명문고교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혔다. 그러다 보니 순천을 둘러싼 승주군, 여천군, 광양군, 구례군, 장흥군, 보성군 등 전남 동부 6군의 우수한 학생들이 순천고로 몰린 것. 총동창회 황금영 회장의 이야기다.
“순천은 예부터 교육의 도시였다. 인근 여수나 광양에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 아이들 교육 때문에 순천에서 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순천고의 경쟁률이 높아져 반에서 5등 안에 들어야 간신히 순천고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2004년까지 비평준화 덕 톡톡 … 매년 서울대 입학 10명 넘어
하지만 순천고가 전국적인 명문고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2004년까지 비평준화 고등학교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80년대 초·중반부터 평준화되기 시작했던 다른 지역의 고등학교보다 많게는 20년 이상 평준화가 늦은 셈이다. 그러니 당연히 다른 학교보다 우수한 인재들의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던 것.
그 결과 8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300여 명의 졸업생 중 매년 10명 이상이 꾸준히 서울대에 입학하고 있다. 그리고 고려대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사립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은 매년 100명 안팎에 이른다. 이들이 바로 사회 각 분야를 이끌어가는 엘리트로 성장했거나 성장하고 있는 것.
현재 순천고 졸업생은 모두 3만5000여 명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졸업생이 사회 각계각층에 퍼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힘이다. 하지만 좀더 본질적인 순천고의 힘은 이들이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횡적, 종적 네트워크에서 나온다.
순천고 재경동문회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할 것 같은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모임을 갖기는커녕 순천고를 졸업한 사실을 숨기는 경향이 강했다”면서 “그런데 10년 전부터는 호남 차별이 줄어들고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면서 순천고 동문 간 모임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순천고 동문 모임 중에는 직능별 모임이 가장 활발하다. 대표적인 모임이 ‘고시동지회’ ‘동문교수회’ ‘순언회’ ‘승평회’ 등이다.
고시동지회는 사법고시와 행정고시, 외무고시, 기술고시 등 각종 고시를 합격한 이들의 모임으로 회원 수가 150명 정도 된다. 정기모임은 1년에 두 차례지만 검사와 판사, 각 행정부처 등 소그룹별로 자주 모인다. 이들의 관계는 매우 끈끈하다. 고시동지회 회장은 대전고검의 조우현 검사(23회).
“고시에 합격해 모임에 나오면 환영식을 해준다. 순천이 지방 소도시여서 서로 잘 안다. 끈끈한 정으로 잘 뭉친다”는 게 조 검사의 설명이다. 그는 “고시라는 게 스스로의 노력이 뒷받침된 것인 만큼 같은 고향 출신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순천고 출신 사법고시 합격자가 매년 10여 명씩 배출되면서 검사나 판사로 임용되지 못한 후배들이 늘자 선배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자신이 운영하는 로펌에 후배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고시·교수 모임 등 직능별 동문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 자랑
동문교수회는 지난해 만들어진 모임이다. 대통령직속 약사제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김창종(12회) 중앙대 약대 교수, 조용승(15회)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 등 순천고 출신 교수들은 전국적으로 300명에 육박한다. 이들이 모인 목적은 순천고 출신 교수들 간의 친목도모와 공동연구, 그리고 후배들에 대한 진학지도라는 것.
회장을 맡은 김창종 교수는 “성공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는데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은 좋은 학과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로스쿨이나 메디컬대학원 등 제도 도입의 혼선으로 후배들에 대한 진학지도의 필요성을 느껴서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문교수회는 이미 지난해 한 차례 진학지도를 위한 공개 지도상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동문교수회는 매년 실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2년에 한 번씩 후배들과 학부모들에게 진학지도 상담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순언회는 순천고 출신 언론인들의 모임이고, 승평회는 국세청 출신과 세무사 및 회계사들의 모임이다.
어느 정도 공개된 이들 모임과는 달리 극히 비밀스런 사조직 모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 소수가 모인 ‘이너서클’ 성격의 모임인 것.
가장 대표적인 모임이 ‘상상회(相相會)’다. 상상회는 ‘상부상조회’를 줄인 이름으로 ‘서로 돕는 것이 세상살이의 기본’이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회원은 주요 기수별 대표 12명으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라는 게 동문회 관계자의 이야기다.
매월 모임을 갖는 이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며, 회원들의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서로 어떤 식으로든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 학교 후배 중 주목할 만한 후배들은 모임 차원에서 이끌어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비슷한 모임으로 ‘함세포럼’(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임) 등이 있다. 또 장성 출신 동문들의 모임 ‘오성회’ 등 직급별 사조직 모임도 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체적으로는 총동창회가 매년 두 차례 열린다. 4월에 열리는 총동창 가족 체육대회와 연말 송년회다. 송년회에서는 매년 4~5명씩 ‘자랑스런 순고인’을 선정해 상을 준다.
한편 총동창회는 올해 6월 동창 간의 유대와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발전협력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이 조직의 채영수 초대 위원장은 “학교 발전을 위해 동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어려운 일을 당한 동문들을 좀더 효과적으로 도와주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총동창회는 지난해부터 평준화된 이후 순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장학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동안 연간 2000만원 정도였던 장학금을 내년부터 1억원으로 늘려 학생뿐만 아니라 좋은 평가를 받은 교사들에게도 일정 액수의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어느 사회나 조직에서든 고향 학교 선후배들 간은 각별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순천처럼 조그만 동네에서는 특히 그게 인지상정이다. 우리 학교만 특별한 것이 아니다.”
사회지도층 인사로 성장한 한 졸업생의 말이다. 수많은 예비 파워엘리트들과 끈끈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순천고. 포스트 386세대의 주축으로 떠오른 이들의 파워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우여곡절 끝에 연구비를 지원받기로 결정이 난 뒤 관계자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박 박사는 문제의 그 사람이 순천고 6년 선배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박 박사의 이야기다.
“선배가 ‘빨리 이야기하지 그랬냐’며 웃더군요.”
건설교통부 서종대(27회) 건설선진화사업본부장은 요즘 관계부처 회의에 참석하면 순천고 후배들에게서 인사를 받는 경우가 잦아졌다. 고시 출신 후배들은 웬만하면 얼굴을 알고 지내는데 얼마 전부터는 너무 많아져서 얼굴을 다 기억하지 못해 미안할 때가 적지 않다는 것.
서 본부장은 “관계나 법조계에 선배들은 그리 많지 않은데, 우리 기수부터 후배 기수로 내려갈수록 고시 출신이 많아졌다”면서 “지금은 아직 종적 네트워크가 제대로 꾸려지지 않았지만 몇 년 지나면 과거 전통 명문고처럼 막강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69주년을 맞은 순천고는 최근 1~2년 사이 명문 고등학교 순위를 매기는 각종 조사에서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11월25일 보도한 1992∼2006년에 재직한 검사의 신상정보 분석결과에서 순천고는 기존의 전통 명문고를 제치고 경기고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70년대생 파워엘리트 배출 고교 순위도 1위
올해 4월 중앙일보 기자들과 서울대 정덕진 교수 등이 함께 펴낸 ‘대한민국 파워엘리트’에 수록된 대한민국 파워엘리트 3만1800여 명에 대한 분석결과에서도 순천고는 1970년대생(生) 엘리트 배출 고교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파워엘리트란 정계를 포함해 관계, 법조계, 학계, 기업인 등 한국을 움직일 만한 위치에 오른 인물들을 지칭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할 나이를 만 25세 전후로 치면 70년대생은 대략 90년대 중반 이후에 사회에 진출한 세대를 말한다. 이른바 ‘포스트 386세대’인 것.
조선일보가 지난해 5월 33년간 임용된 전체 판·검사의 출신 고교 분석결과에서도 순천고는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판·검사 임용자 고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들 조사를 보면 순천고는 90년대 중반 이후 급부상해 서울 경기고와 서울고, 경복고 등 전통 명문고를 제치고 명실공히 전국적인 명문고로 자리를 굳혔다. 그 비결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순천고 동문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순천고는 예전부터 목포고와 여수고 등 전남 남부지역 명문고교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혔다. 그러다 보니 순천을 둘러싼 승주군, 여천군, 광양군, 구례군, 장흥군, 보성군 등 전남 동부 6군의 우수한 학생들이 순천고로 몰린 것. 총동창회 황금영 회장의 이야기다.
“순천은 예부터 교육의 도시였다. 인근 여수나 광양에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 아이들 교육 때문에 순천에서 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순천고의 경쟁률이 높아져 반에서 5등 안에 들어야 간신히 순천고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2004년까지 비평준화 덕 톡톡 … 매년 서울대 입학 10명 넘어
하지만 순천고가 전국적인 명문고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2004년까지 비평준화 고등학교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80년대 초·중반부터 평준화되기 시작했던 다른 지역의 고등학교보다 많게는 20년 이상 평준화가 늦은 셈이다. 그러니 당연히 다른 학교보다 우수한 인재들의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던 것.
그 결과 8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300여 명의 졸업생 중 매년 10명 이상이 꾸준히 서울대에 입학하고 있다. 그리고 고려대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사립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은 매년 100명 안팎에 이른다. 이들이 바로 사회 각 분야를 이끌어가는 엘리트로 성장했거나 성장하고 있는 것.
현재 순천고 졸업생은 모두 3만5000여 명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졸업생이 사회 각계각층에 퍼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힘이다. 하지만 좀더 본질적인 순천고의 힘은 이들이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횡적, 종적 네트워크에서 나온다.
순천고 재경동문회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할 것 같은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모임을 갖기는커녕 순천고를 졸업한 사실을 숨기는 경향이 강했다”면서 “그런데 10년 전부터는 호남 차별이 줄어들고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면서 순천고 동문 간 모임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순천고 동문 모임 중에는 직능별 모임이 가장 활발하다. 대표적인 모임이 ‘고시동지회’ ‘동문교수회’ ‘순언회’ ‘승평회’ 등이다.
고시동지회는 사법고시와 행정고시, 외무고시, 기술고시 등 각종 고시를 합격한 이들의 모임으로 회원 수가 150명 정도 된다. 정기모임은 1년에 두 차례지만 검사와 판사, 각 행정부처 등 소그룹별로 자주 모인다. 이들의 관계는 매우 끈끈하다. 고시동지회 회장은 대전고검의 조우현 검사(23회).
“고시에 합격해 모임에 나오면 환영식을 해준다. 순천이 지방 소도시여서 서로 잘 안다. 끈끈한 정으로 잘 뭉친다”는 게 조 검사의 설명이다. 그는 “고시라는 게 스스로의 노력이 뒷받침된 것인 만큼 같은 고향 출신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순천고 출신 사법고시 합격자가 매년 10여 명씩 배출되면서 검사나 판사로 임용되지 못한 후배들이 늘자 선배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자신이 운영하는 로펌에 후배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고시·교수 모임 등 직능별 동문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 자랑
동문교수회 소속 교수들이 순천고 후배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공개 지도상담회’를 통해 진학지도를 하고 있다.
회장을 맡은 김창종 교수는 “성공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는데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은 좋은 학과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로스쿨이나 메디컬대학원 등 제도 도입의 혼선으로 후배들에 대한 진학지도의 필요성을 느껴서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문교수회는 이미 지난해 한 차례 진학지도를 위한 공개 지도상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동문교수회는 매년 실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2년에 한 번씩 후배들과 학부모들에게 진학지도 상담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순언회는 순천고 출신 언론인들의 모임이고, 승평회는 국세청 출신과 세무사 및 회계사들의 모임이다.
어느 정도 공개된 이들 모임과는 달리 극히 비밀스런 사조직 모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 소수가 모인 ‘이너서클’ 성격의 모임인 것.
가장 대표적인 모임이 ‘상상회(相相會)’다. 상상회는 ‘상부상조회’를 줄인 이름으로 ‘서로 돕는 것이 세상살이의 기본’이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회원은 주요 기수별 대표 12명으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라는 게 동문회 관계자의 이야기다.
매월 모임을 갖는 이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며, 회원들의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서로 어떤 식으로든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 학교 후배 중 주목할 만한 후배들은 모임 차원에서 이끌어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비슷한 모임으로 ‘함세포럼’(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임) 등이 있다. 또 장성 출신 동문들의 모임 ‘오성회’ 등 직급별 사조직 모임도 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체적으로는 총동창회가 매년 두 차례 열린다. 4월에 열리는 총동창 가족 체육대회와 연말 송년회다. 송년회에서는 매년 4~5명씩 ‘자랑스런 순고인’을 선정해 상을 준다.
한편 총동창회는 올해 6월 동창 간의 유대와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발전협력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이 조직의 채영수 초대 위원장은 “학교 발전을 위해 동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어려운 일을 당한 동문들을 좀더 효과적으로 도와주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총동창회는 지난해부터 평준화된 이후 순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장학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동안 연간 2000만원 정도였던 장학금을 내년부터 1억원으로 늘려 학생뿐만 아니라 좋은 평가를 받은 교사들에게도 일정 액수의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어느 사회나 조직에서든 고향 학교 선후배들 간은 각별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순천처럼 조그만 동네에서는 특히 그게 인지상정이다. 우리 학교만 특별한 것이 아니다.”
사회지도층 인사로 성장한 한 졸업생의 말이다. 수많은 예비 파워엘리트들과 끈끈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순천고. 포스트 386세대의 주축으로 떠오른 이들의 파워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성명 및 졸업기수 | 현직책 | 주요경력 |
입법부 | ||
허경만(고5) | 변호사 | 전 국회부의장, 전 전남지사 |
유경현(고7) | 전 국회의원, 전 민주평통사무총장 | |
김경재(고8) | 정치인 | 전 민주장 국회의원 |
이돈만(고16) |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 |
사법부 및 검찰(간부급 이상) | ||
유경희(고9)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 |
이태운(고15) | 광주고등법원장 | |
채영수(고15) | 경찰위원회 위원장 | 전 서울고등법원 판사 |
유제필(고18) | 남양주시법원장 | |
조우현(고23) |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 전 목포지청장 |
소병철(고25) | 대검 범죄정보 기획관 | 전 여주지청장 |
강영권(고25) | 서부지검 전문부장검사 | |
이성철(고25) |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 | |
정윤기(고25) | 중앙지검 조직범죄조사부장 | |
김민재(고28) |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 전 여주지청장 |
양보승(고28) | 대구지검 형사부장 | |
구희승(고30) | 광주지법 순천지원 판사 | 전 산자부 서기관 |
김종률(고30) |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 | |
김회재(고30) | 제천지청장 | |
정부 및 산하기관(이사관급 이상) | ||
조규하(고1) | 전 전라남도지사 | |
이대순(고2) | 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 | 전 체신부 장관, 전 국회의원 |
임인택(고7) | 전 교통부 장관, 전 건교부 장관 | |
허상만(고10) |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 | 전 농림부 장관 |
기영서(고13) | 전 광주지방국세청장 | |
이은(고19) | 해양수산부 차관 | |
신정완(고21) | 행정자치부 감사관 | |
안준태(고21) |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상임위원 | 전 부산정무부시장 |
권평오(고27) | 산자부 자원개발총괄팀장 | |
서종대(고27) | 건교부 건설선진화사업본부장 | |
군(軍)(소장급 이상) | ||
서종표(고13) | 한북대학교 부총장 | 전 3군사령관(예비역대장) |
김기성(고14) | 전 군수사령관(예비역중장) | |
최인수(고16) | 향우실업 대표 | (예비역소장) |
김점철(고19) | 육군종합행정학교장(소장) | |
경찰(경무관급 이상) | ||
유길종(고2) | 전 치안본부 제1차장(치안정감) | |
박일만(고14) | 재경총동창회장 | 전 부산경찰청장(치안정감) |
권동옥(고21) | 해양경찰청장(치안총감) | |
이길범(고22) | 경찰정 홍보관리관 | 전 종로경찰서장 |
공기업 | ||
정숭렬(고4) | 전 도로공사 사장, 예비역중장 | |
박남훈(고16) |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 |
이일규(고17) | 한국디자인진흥원장 | 전 경기지방 중소기업청장 |
정수일(고17) |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이사장 | |
강재홍(고24) | 한국교통연구원 원장 | |
언론사 | ||
김병연(고1) | 전 코리아헤럴드 회장 | |
이대훈(고2) | 전 동아일보 국장 | |
이석우(고11) | 전 KBS 제작본부장 | |
김상옥(고12) | 전 방송문화진흥원 사무청장 | |
김상기(고20) | 여수 MBC 사장 | |
서정훈(고21) | MBC 플러스 방송본부장 | |
이준삼(고22) | KBS 광주총국장 | |
박인섭(고25) | KBS 보도본부 사회팀 팀장 | |
채문석(고30) | YTN 정치부장 | |
오연호(고32) | 오마이뉴스 대표이사 | |
교육(학원, 체육) | ||
김창종(고12) | 중앙대 약대 교수 | 전 대통령직속 약사제도특위원장 |
김삼용(고15) | 한샘대한국민학원 회장 | |
김봉섭(고16) |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 |
박범(고25) | 아주대 학생처장 | |
정수일(고25) | 정보학원장 | |
장영술(고28) | 전 국가대표 양궁 감독 | |
문승일(고29) | 서울대 전기공학과 교수 | |
박흥석(고30)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 단장 | |
금융 | ||
안혜진(고2) | 전 중소기업은행 부행장 | |
윤승한(고25) | 금융감독원 총괄조정국장 | |
정은윤(고25) | 금융감독원 공사심사실장 | |
정상기(고27) | 맵스 자산운용 대표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