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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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 노하우 책에서 찾아?

  • 출판칼럼니스트

    입력2006-07-03 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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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 교육 노하우 책에서 찾아?
    어느 자리에서나 교육이 화제다. 성인 남녀라면 누구나 부동산에 대해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자녀 교육에 관해서라면 누구 한 사람 빠지지 않고 할 말이 많다. 하지만 모두가 공통적으로 “세상에 아이를 키우는 일만큼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없다”고 하소연한다. 하긴 소아정신과 교수나 아동상담가로 일하는 전문가들도 자기 아이를 키우는 일이 만만치 않다고 고백하지 않던가. ‘부모의 심리학’ 저자 이보연 씨는 아이를 키우는 일이 ‘연습 삼아 해볼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당혹감에 젖는다고 말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이처럼 경험을 통해 자녀 양육과 교육을 할 수 없다 보니 책을 통해 자녀 교육 노하우를 찾고 싶은 독자들이 점점 많아지는 듯하다. 2006년 상반기에는 이런 욕구를 반영하듯 자녀 교육서의 출간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과거 세대는 ‘아이들이 제 밥그릇은 갖고 태어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백 번 양보해도 오늘날의 아이는 제 밥그릇을 갖고 태어나지 않을 뿐더러, 부모가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자라는 일은 별로 없다.

    사실 지금 엄마가 된 30, 40대 여성들은 페미니즘의 세례를 받고 결혼한 세대다. 결혼에 관해서는 나름대로 학습도 했고 환상과 무지도 덜하다(물론 실전은 또 다르지만).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도, 학습한 적도 없는 무방비 상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얼마나 고된 일인지 알지 못한 상태로 아이를 낳았으며, 힘들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부모 노릇 앞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출간된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 ‘부모의 심리학’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사람으로 키운다’ 등의 책은 결국 부모 노릇이 천성이 아니라 배워야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여섯 자녀를 엘리트로 키워낸 전혜성 씨가 쓴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사람으로 키운다’는 자녀 교육의 원칙으로 ‘덕승재(德勝才)’를 꼽는다.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쳐야, 목적과 열정이 있는 큰사람이 되고 존경받는 리더가 된다는 뜻이다. ‘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에서 조기교육 열풍을 비판했던 신의진 교수는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에서 아이가 자신의 소유물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아이와 대화하는 법을 배우라고 충고한다. 아이를 긍정적이고 즐거운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와 나누는 따뜻하고 의미 있는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와 대화가 잘 안 되거나 아이가 반항한다면, 단지 그 순간의 문제가 아니라 차곡차곡 쌓인 문제, 즉 잘못된 대화나 대화의 부재가 폭발된 결과다.

    자녀 교육서에서 획기적인 교육법이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책을 통해 부모 노릇도 노력이 필요하고 배워야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과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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