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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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개미 남석관 “글로벌 IT 기업들, 챗GPT 시장 선점 위해 혈안”

“챗GPT가 시장 주도할 것… 코스피 2400선 2차 매수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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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3-02-2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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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오픈AI가 출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열풍이 불면서 관련주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국내 대표 챗GPT 관련주로 꼽히는 코난테크놀로지, 셀바스AI, 솔트룩스는 올해 들어 200~300배 급등했다. 코난테크놀로지 주가는 올해 들어 300% 넘게 폭등해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다. 올해 첫 거래일 2만5000원에 거래를 마친 코난테크놀로지는 1월 25일과 30일 연속 상한가 마감하며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챗GPT 신드롬이 AI 반도체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네이버와 카카오도 올해 안에 한국형 챗GPT 탄생을 예고하면서 투자자들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챗GPT 관련주가 테마주 성격을 띠며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전문가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챗GPT 관련주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슈퍼개미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는 “챗GPT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투자 시기를 놓쳤다면 코스피가 하락할 때를 2차 타이밍으로 잡으라”고 조언했다. 2월 16일 주간동아는 남 대표를 만나 챗GPT 투자전략과 올해 증시 흐름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박해윤 기자]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박해윤 기자]

    코스피 하단 2300 예상

    주식시장이 예상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증시를 어떻게 전망하나.

    “올해 증시는 장기적으로 완만하게 상승할 전망이다. 2021년처럼 주가가 쭉쭉 오르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지수가 올라간다고 해서 2021년처럼 전 종목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실적이 나오는 종목만 많이 올라갈 것이다. 코스피 단기 저항선은 2500, 단기 지지선은 2300으로 분석되지만 웬만해선 2400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코스피는 100포인트 정도 올라갔다 노이즈가 발생하면 상승분 대비 30% 떨어지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기침체가 생각보다 괜찮을 것으로 보이고 악재도 다 노출된 상황이다.”

    최근 챗GPT가 이슈가 되면서 관련주가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전기차, 암호화폐와 비교하기도 한다.

    “챗GPT의 탄생은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처럼 혁명적인 사건이다. 챗GPT는 암호화폐 열풍과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당시 암호화폐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인식돼 관심이 높았지만 정착하거나 통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챗GPT는 스마트폰처럼 실생활에서 누구나 사용 가능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지금 챗GPT는 초기 단계라 법적 문제나 이슈가 발생할 수 있지만, 시장을 이끌 새로운 패러다임에 목말라 있던 차에 등장한 챗GPT에 투자자금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도 챗GPT에 관심이 많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투자했다. 독보적인 검색 플랫폼 구글도 발 빠르게 바드를 선보이지 않았나. 물론 시연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되긴 했지만. 빌 게이츠는 챗GPT를 혁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챗GPT가 출시된 이후 글로벌 AI 기업들이 뒤질세라 챗GPT에 투자하고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선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글로벌 IT 기업들은 챗GP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챗GPT 관련주 급등

    국내 대표적인 챗GPT 관련 기업은?

    “코난테크놀로지, 셀바스AI, 솔트룩스 등이 꼽힌다.”

    최근 이 기업들 주가가 급등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국내 유일의 문자·음성·영상 기반 AI 기술을 보유한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으로, SK텔레콤이 2대 주주다. 챗GPT가 이슈가 되면서 올해 초 2만5000원대이던 주가가 12만 원대까지 급등했다(그래프1 참조). 현재 10만 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기업 자체는 탄탄해 보이는데, 2월 15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라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셀바스AI, 솔트룩스는 어떤 기업인가.

    “셀바스AI는 음성 인식과 합성, 자연어 처리 기술을 보유한 AI 기업이다. 현재 표준화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연초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49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후 로봇 관련주가 상승했는데, 셀바스AI 주가도 당시 한 차례 올랐다가 챗GPT 관련주로 편입돼 다시 올랐다. AI 개발업체 솔트룩스 주가도 최근 고공행진을 하다 30%가량 하락했다. 이 기업은 전환사채 물량이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챗GPT 관련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한미반도체, 이오테크닉스, 에이디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기업도 거론되고 있다.

    “챗GPT가 이슈가 되면서 반도체 업종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진짜 챗GPT 칩을 만드는지 따져봐야 한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세계에서 유일한 IP 반도체 공급 업체로 기술력이 대단해 보인다. 국내 기업 20곳에 칩을 공급하는데, 8000원대였던 주가가 200%가량 올라 2만5000원까지 상승했다(그래프2 참조). 한미반도체는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칩을 만들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장기적으로 수혜가 예상된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자율주행에 들어가는 CPU(중앙처리장치) 칩을 주로 만드는 기업으로, 챗GPT와 관련성은 떨어진다. 이오테크닉스도 마찬가지다.”

    옥석 가리기 필요

    챗GPT 후발주자 네이버와 카카오는 어떻게 보나.

    “네이버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챗GPT 칩을 만들어 상반기 안에 한글판 챗GPT인 ‘서치GPT’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카카오는 ‘코GPT’를 보완해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챗GPT는 신기술이 아니라, 기존 기술을 융합해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다.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기술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네이버나 카카오 주식에 투자해도 괜찮다고 보나.

    “앞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10%는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나는 많은 돈을 투자하지는 않을 것 같다.”

    왜 그런가.

    “나는 직접 투자를 하고 있어 ‘되는 놈만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최근 그런 종목으로는 저평가됐던 삼성SDI와 기아가 있었다. 그래서 삼성SDI 주식은 60만 원에 1차 매수했고 67만 원, 69만 원에도 샀다. 주식투자자는 알겠지만, 60만 원에 산 종목을 10% 이상 상승한 69만 원에 사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내가 상승 중인 삼성SDI를 추가 매수한 것은 ‘되는 놈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SDI는 78만 원까지 상승했다. 기아 주식은 6만 원 초반대에 샀는데, 당시 8만 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였다. 지난해 1월 코스피 2600에서 기아 고점이 8만8000원이었기 때문에 올해도 코스피 2600에 근접하면 8만 원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봤다. 그래서 기아 주식도 6만 원에 샀다가 6만7000원에 또 샀다. 반면 삼성SDI, 기아와 달리 코스피가 올라도 주가가 전혀 오르지 않는 개별주도 많다.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면 네이버나 카카오도 지수 상승 대비 상승폭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챗GPT 관련주로 거론되는 종목이 많은데.

    “챗GPT와 딱히 관련이 없는데 이슈에 편승해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도 많다. 과거 이슈를 들춰내 주가를 급등시키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런 주식은 급락하기 마련이라서 꼭지에서 사면 고생한다. 주식으로 돈 버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저점에서 사는 것이고, 하나는 주식이 이슈에 의해 상승했다 조정되면서 떨어졌을 때 사는 것이다. 이때 명심할 부분은 고점에서 사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챗GPT 관련주가 이슈로 급등했는데, 관련 기업이 실질적으로 영업이익을 낸 것을 확인하고 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됐을 때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앞으로 챗GPT 관련주는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같은 거시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까.

    “물론 영향을 받겠지만, 올해는 거시경제 자체가 괜찮아 보인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앞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 투자가 활발해지고, 챗GPT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완만하게 괜찮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옥석은 가려야 한다. 챗GPT 관련 업체들의 증권사 리포트를 보고 공부하면서 투자하길 권한다. 챗GPT나 AI, 반도체와 관련된 40~50개 종목을 배열한 후 모니터링하면서 옥석을 골라야 한다. 설만 무성한 기업, 전환사채 발행 기업, 영업이익 적자인 기업은 다 걸러내야 한다. 실적이 수반되는 종목을 골라 주가가 기술적으로 N 패턴이 나오면서 조정받을 때나, 코스피 지수가 떨어졌을 때 매수하면 유의미한 수익이 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챗GPT 관련주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챗GPT는 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주가도 관심 있게 봐야 하는데, 문제는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10년 벌어도 못 벌 가격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주식은 투기적 요소가 있어 돈 쏠림이 심하다. 주식시장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수십조, 수백조 돈을 쥐고 먹잇감만 노리는 곳이다. 그러다 ‘돈을 벌 수 있겠다’ 싶으면 쏜살같이 주식 판으로 몰려와 눈 깜짝할 사이 주가를 올린다. 기업가치 대비 주가를 살피지 않고 이런 이슈만 쫓아 투자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수익 나면 매도해야

    그렇다면 챗GPT 관련주는 어떤 투자전략이 유용할까.

    “국내 챗GPT 관련 기업(코난테크놀로지, 셀바스AI, 솔트룩스)은 다 좋은 기업이다. 올해 증시는 2021년 같은 상승장은 아니라서 지수가 업 앤드 다운할 텐데, 지수가 떨어질 때 챗GPT 관련 종목도 같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매수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코스피는 2300~2500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구간을 참고하면 코스피 2400 무렵에서 매수해 코스피 2500 근처에서 매도하는 전략이 통할 것이다. 개별 종목도 지수와 매칭하면서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수익이 나면 무조건 팔아야 한다. 세계경제,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경제 순환 사이클이 10년이었는데, 요즘은 6개월이다. 경제학자는 대부분 6개월 후 일도 못 맞힌다. 하물며 투자자가 한 달 뒤 주가를 알 수 있겠나. 수익이 나면 투자금 일부는 무조건 현금화해야 한다.”

    남 대표는 2차전지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만약 2차전지와 챗GPT 관련주 중 하나만 골라서 투자한다면?

    “나는 2개 모두 산다(웃음). 2차전지와 챗GPT 관련주는 성격이 다르다. 지금은 2차전지 기업의 경우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면서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 최근 에코프로, 포스코케미칼, 삼성SDI, 코스모소재, 금양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에코프로는 수직 계열화 이슈, 금양은 공장 증설처럼 성장 요인이 만들어지면서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현재 챗GPT 관련주는 이슈만으로 올랐다. 공통점은 두 분야 모두 ‘되는 종목’만 주가가 오른다는 것이다. ‘되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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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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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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