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동료 교수들이나 친지들에게 사기꾼 소리를 듣지 않게 돼 다행”이라는 게 그의 소감이다. “곧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며 주변의 지원을 끌어들였으나 개발 기간이 당초 예정보다 두 배나 길어지면서 그동안 이상한 눈총까지 받아왔기 때문. 그렇지 않아도 DPF는 몇몇 기업이 주가를 조작하는 데 단골로 이용해먹은 차세대기술로 ‘주목’받아 온 터여서 이런 눈총이 어쩌면 자연스러울 수도 있는 일.
DPF란 경유차가 내뿜는 입자상 물질(PM)을 정화해 이의 배출을 대폭 감소시켜주는 장치. 5t 이하 소형 트럭에 장착하는 것은 415만원짜리 정도지만 대형 버스용 가격은 900만~1200만원이나 된다. 경유자동차에서만 배출되는 PM은 호흡기에 악영향을 주는 유해물질. 일본은 대기오염 악화를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도쿄도를 비롯한 주변 지역에서 운행 중인 수십만대의 노후 경유 차량을 대상으로 DPF 장착을 의무화했다.
임교수가 개발한 DPF의 장점은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점. 현재 일본에서 상용화된 기존 DPF는 초저유황 경유(국내에서는 아직 생산되지 않고 있다)를 사용해야 제대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데다 내부 필터가 깨져 못 쓰게 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왔는데 임교수는 이런 단점을 극복해낸 것. 그는 올해 2월20일 40대를 처음 수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최대 4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예상 매출액은 100억원 안팎.
임교수가 씨에이테크를 창업한 것은 2000년 2월2일. 벤처 거품이 막 꺼지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벤처 캐피탈로부터 자금 조달을 받기도 어려웠다. 더욱이 당시로서는 씨에이테크의 기술력과 DPF란 제품의 시장성이 검증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한때는 직원들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할 정도로 ‘바닥을 기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기술적으로 분명히 가능하다”는 믿음을 버팀목으로 삼았다.
“학창시절 폐결핵을 앓았기 때문에 대기오염에 민감한 편입니다. 또 1987년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6년간 공부했는데, 이곳에서 맘껏 호흡했던 깨끗한 공기를 우리 자녀들에게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DPF 개발에 뛰어들게 한 동인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