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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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없는 섹스=앙꼬 없는 찐빵

  • 최승해/ 부산토마스 의원 남성클리닉 원장 www.thomasclinic.com

    입력2004-01-30 1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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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스 없는 섹스=앙꼬 없는 찐빵
    “나는 키스하는 게 좋은데…. 연애할 때는 그렇게 열심히 퍼부어대더니….”

    결혼 2~3년차가 돼가면서 이런 불만을 토로하는 주부들이 많다. 연애할 때는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더하려고 조바심을 떨던 남편이 이때쯤 되면 섹스할 때조차 키스를 생략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많은 여성들이 섹스보다 키스를 통해 애정을 더 느끼며, 키스를 하지 않으면 흥분되지 않아 오르가슴을 느낄 수 없는 여성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아마 대부분의 남편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그랬나” 하고 새삼스레 부인과 한 섹스를 떠올려볼 것이다. 실제 남성들은 섹스가 타성에 젖으면 아랫도리에만 신경을 쓰지 키스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야말로 메마른 섹스가 되어간다는 이야기.

    치과를 찾아 “저한테 입 냄새가 나느냐”고 묻는 주부들의 대부분이 알고 보면 남편이 키스 기피증을 보이는 사람들이다.

    키스가 사랑과 섹스를 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작용을 하는지는 동서고금을 통해 이미 밝혀졌다. 1926년 폴란드 의사 반데 벨데는 그의 저서 ‘완전한 결혼’에서 키스를 완전한 성교에 다다르기 위한 기본 전제로 못 박고, 키스를 섹스의 한 부분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그는 ‘키스의 맛’을 강조했다. 키스할 때 코는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밀착되어 피부와 입 냄새를 맡게 되는데 이 냄새는 섹스 자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 여기에다 입과 입이 부딪칠 때 느끼는 강렬한 감각과 침 맛은 진정한 키스의 의미를 더해준다. 섹스를 즐겼던 고대 로마인들은 각기 다른 애인의 키스 맛을 구별할 만큼 미각이 예민했다고 한다. 타액의 성분은 신체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가 있는 만큼 ‘사람마다 키스의 맛이 다르다’라는 말은 신빙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닌 셈이다.

    만약 파트너가 아무런 이유 없이 키스를 피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도 덮어놓고 치과를 찾을 것인가, 아니면 솔직하게 파트너에게 왜 키스를 하지 않는지 물을 것인가? 전자를 택한다면 진료비와 시간만 낭비할 가능성이 높다. 섹스에서 솔직함만큼 좋은 치료제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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