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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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응용 서비스 꽃피울 2025년

보고서 정리 돕는 ‘GAMMA’ 등 AI 응용 서비스 5000여 개 출시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5-04-17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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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AI 응용 서비스들.

    인공지능(AI)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AI 응용 서비스들.

    1월 중국 인공지능(AI) 회사 딥시크가 자사의 거대언어모델(LLM) ‘R1’을 공개한 뒤 AI 시장에서는 메기 효과(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하려고 빨리 움직여 활동성을 유지하는 것을 기업 경영에 비유해 이르는 말)가 톡톡히 일어나고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 스타트업이 오픈소스로 공개된 R1 코드를 활용해 제2, 제3의 LLM을 개발하면서 시장이 한층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2월에는 미국 AI 회사 xAI가 자체 LLM인 ‘그록(Grok) 3’를 발표해 기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딥시크, 원천기술 시장 메기 효과 톡톡

    하지만 정작 AI 서비스를 실제 일상과 업무에 활용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챗GPT나 딥시크 등 AI 서비스가 뛰어난 성능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 카카오톡이나 틱톡, 인스타그램, 쿠팡, 배달의민족만큼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지금처럼 널리 사용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폰 출시가 2007년, 애플 앱스토어 출시는 2008년이었다. 아이폰과 앱스토어라는 발판 위에서 2010년 카카오톡이 등장했다.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1000만 명을 돌파하기까지는 2년이 더 걸렸다. 인스타그램은 최초 출시일로부터 국내 MAU가 1000만 명을 돌파하기까지 9년이 소요됐다. 이제는 일상과 분리하기 어려운 앱들도 실제 최종 사용자(end user)의 삶에 자리 잡는 데는 수년 이상 시간이 걸린 것이다.

    어떤 서비스가 일상에 스며들려면 서비스 개발과 운영을 도와주는 도구 등 원천기술이 먼저 발달해야 한다. 아이폰과 앱스토어라는 원천기술을 활용해 카카오톡이 탄생한 것처럼 말이다. 카카오톡 등 응용 서비스는 원천기술을 발판으로 새로운 가치와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사업 혁신의 기회를 만들어간다.

    AI 생태계에서 LLM은 아이폰이나 앱스토어 같은 원천기술에 비유될 수 있다. LLM 등 AI 원천기술은 지난 3년간 꾸준히 발전하고 다변화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제2 카카오톡과 쿠팡, 배달의민족 같은 응용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성능 좋은 AI 원천기술이 더 싼값에 제공되면서 이를 응용한 AI 서비스가 더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AI 서비스 집계 사이트 ‘There’s An AI For That’에 따르면 지난 3년간 5000개 넘는 AI 응용 서비스가 시장에 나왔다. 특히 영역별로 업무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검색 편의성을 키운 미국 AI 서비스 ‘퍼플렉시티(Perplexity)’와 국내 서비스 ‘라이너’부터 마인드맵을 그려주는 ‘윔지컬(Whimsical)’, 의사결정을 돕는 ‘래셔낼(Rationale)’, 보고서 정리를 도와주는 ‘감마(GAMMA)’, 아이디어 수집에 도움을 주는 ‘냅킨(Napkin)’, 발표 영상을 제작하는 ‘헤이젠(HeyGen)’, 회의록을 정리하고 할 일을 분류하는 ‘서클백(Circleback)’, 코딩을 하는 ‘커서(Cursor)’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응용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 서비스에도 AI 응용 기능이 속속 탑재되고 있다. AI를 전 서비스에 가장 먼저 적용하기 시작한 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MS오피스, 윈도우, 팀스 등 소프트웨어에 ‘코파일럿(copilot)’이라는 AI를 탑재해 사용성을 높였다. 구글 역시 전 제품군에 실시간 문서 작성 보조, 회의 녹취 요약 등 생성형 AI 기능을 도입했고, 유튜브 쇼츠에도 텍스트 프롬프트로 영상 클립을 생성하는 AI 기능을 도입했다. 어도비는 2023년 5월 자사의 기존 서비스 포토샵에 AI 모델 ‘파이어플라이(Firefly)’를 적용해 이미지 생성 및 편집 보조 기능을 더했다. 10대가 널리 사용하는 스냅챗이라는 서비스에도 2023년 2월 챗봇 ‘My AI’가 적용돼 개인 맞춤형 대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거대 AI 모델 수 2년 새 5배로

    이는 10대에게 친구 선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여행 계획을 조언한다. 스포티파이의 ‘AI DJ’, 익스피디아의 ‘트립 플래너(Trip Planner)’, 세일즈포스의 ‘아인슈타인(Einstein) GPT’도 모두 기존 서비스에 추가된 AI 기능이다. 전 세계적인 e커머스 서비스 아마존도 지난해 8월부터 ‘루퍼스(Rufus)’라는 AI 챗봇을 서비스 중인데 제품 비교, 상세 제품 정보, 맞춤 추천 쇼핑 정보 등 다양한 AI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품 소개 페이지에서 루퍼스를 호출해 “이 커피 메이커는 세척이 쉬운가”라고 물어보면 사용자들의 리뷰와 제품 정보를 확인한 뒤 답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AI 원천기술 경쟁이 무르익은 지 어느덧 3년이 됐다. 미국 스탠퍼드대에 따르면 2022년에 공개된 거대 AI 모델 수는 70여 개로 전년 대비 2배 이상이었다. 2023년에는 149개로 늘었다. 이러한 AI 원천기술은 AI 응용 서비스의 훌륭한 기반이 됐다. 2025년은 AI 원천기술을 활용한 AI 응용 서비스가 꽃을 피우고 그 비즈니스 가치를 증명하는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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