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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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원병에 안철수의 미래, 송파을에 민주당 차기 당권 달렸다

  •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8-05-2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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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박원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5월 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8’에 참석해 공정선거를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문수, 박원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5월 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8’에 참석해 공정선거를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6월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 투표일에는 전국 12곳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재보선)가 함께 치러진다. 서울 송파을과 광주 서갑, 울산 북구, 충북 제천·단양, 충남 천안갑, 전남 영암·무안·신안 등 6곳에서는 재선거를 하고 서울 노원병, 부산 해운대을, 인천 남동갑, 충남 천안병, 경북 김천, 경남 김해을 등 6곳에서는 의원직 사퇴 등으로 보궐선거를 치른다. 

    국회 정원 300석 가운데 5% 비중도 되지 않는 12곳의 재보선이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원내 제1당의 향배를 좌우할 파괴력을 가진다. 5월 17일 현재 국회 여야 의석 분포는 더불어민주당(민주당) 118석, 자유한국당 113석, 바른미래당 30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민중당 1석, 대한애국당 1석, 무소속 5석이다.

    재보선이 갖는 정치적 의미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왼쪽)와 자유한국당 배현진 후보(오른쪽)가 4월 19일 서울 송파구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2018 장애인 축제’에 참석했다. [동아DB]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왼쪽)와 자유한국당 배현진 후보(오른쪽)가 4월 19일 서울 송파구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2018 장애인 축제’에 참석했다. [동아DB]

    원내 제1당인 민주당과 원내 제2당인 자유한국당의 의석수 격차는 5석. 12곳에서 치르는 이번 재보선에서 만약 자유한국당이 9석을 얻고 민주당이 3석을 얻는 데 그친다면 자유한국당이 원내 제1당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원내 제1당에서 배출키로 한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을 자유한국당에서도 노릴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은 5월 16일 의원총회를 갖고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6선인 문희상 의원을 선출했다. 국회법상 차기 국회의장단 선출은 정세균 현 의장의 임기 만료일(5월 29일) 닷새 전인 24일까지다. 통상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온 관례에 따라 문 의원이 차기 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재보선 결과에 따라 야당이 크게 압승할 경우 원내 제1당이 뒤바뀔 수 있다. 이에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을 지방선거 이후로 순연하자고 주장할 수도 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여야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 의석수 분포로는 민주당이 자력으로 재적 과반을 확보할 수 없어 만약 야당이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자고 주장한다면 그대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보선 결과는 국회의장 선출뿐 아니라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현 의석수 분포로는 여당인 민주당이 정부가 추진하려는 각종 법안을 관철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는 민주당 118석에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을 더하고, 민주평화당과 행동을 같이 하는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 3명, 친여 성향의 무소속 의원 3명 이상을 규합해야 가까스로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다. 현 여야 의석수 분포를 이번 재보선에서 여당이 획기적으로 바꾸지 못하면 20대 국회 후반기에도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려는 각종 입법이 좌초하거나 표류할 가능성이 큰 상황. 여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고자 총력을 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여당은 6·13 재보선 12곳 가운데 9곳 이상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55% 대 12% 대 6%

    5월 16일 더불어민주당 하반기 국회의장 후보자 선거에서 문희상 의원(가운데)이 선출됐다(왼쪽).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같은 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성역 없는 특검수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 [동아DB, 뉴시스]

    5월 16일 더불어민주당 하반기 국회의장 후보자 선거에서 문희상 의원(가운데)이 선출됐다(왼쪽).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같은 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성역 없는 특검수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 [동아DB, 뉴시스]

    지난해 대선 이후 현재까지 나타난 정당 지지율만 놓고 보면 야당이 크게 승리하는 재보선 결과는 예상하기 어렵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20주 동안 민주당 지지율은 줄곧 40% 이상을 기록해온 것으로 나타났다(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그에 비해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9~14%, 바른미래당 지지율도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가장 최근에 실시한 5월2일-3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55%로 치솟았으며 자유한국당은 12%, 바른미래당은 6%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율이 절반을 넘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사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 지지율은 합쳐도 여당의 3분의 1 수준이다. 

    역대 재보선 결과를 보면 인물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경우 정당 후광 효과가 뒷심으로 작용해 당락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적잖았다. 특히 이번 재보선 12곳 가운데 인천 남동갑과 충남 천안병, 경남 김해을 등 3곳은 민주당 의원이 광역단체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지역이다. 2년 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했던 선거구인 만큼 이번 재보선에서도 유리하다는 관측이 많다. 

    재보선 지역 가운데 지방선거 이후 정국 향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서울 노원병과 송파을이다. 노원병의 경우 이번 지방선거에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는 안철수 후보의 정치 미래가 달렸다는 점에서 특히 이목을 끌고 있다. 

    안 후보는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을 창당해 민주당에 이어 정당 지지율 2위를 기록하며 독자 생존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에서는 문재인, 홍준표 후보에 이어 지지율 3위로 내려앉았다. 원내 제3당이던 국민의당과 원내 제4당이던 바른정당이 손잡고 몸집을 키운 것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원내 제2당인 자유한국당을 앞서 새로운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에서였다. 

    특히 안 후보는 정치적 명운을 걸고 서울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정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외적으로는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굵직한 한반도 이슈에 묻히고 있고, 국내적으로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가 단식투쟁으로 이슈화한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밀려 존재감을 찾아보기 어렵다. 

    만약 그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적적으로 박원순 시장을 제치고 서울시장에 오른다면 대선 패배를 딛고 정치적으로 완전히 부활해 차기 주자로 우뚝 설 수 있다. 또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를 제치고 2위를 기록한다면 안 후보는 최소한 정치적 사망은 면할 수 있게 된다. 야당 간 주도권 경쟁에서 안 후보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입증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안 후보가 3위로 내려앉는다면 정치적 재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대선 3등이 지방선거 3등이 되면 만년 3등으로 이미지가 굳어 다음 총선을 기약할 수 없다”며 “안철수와 함께하면 2020년 총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있겠다는 기대와 희망을 지지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할 경우 그의 곁에 붙어 있는 정치 지망생들마저 활로를 찾아 뿔뿔이 흩어질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 결과가 나쁘면 조기 등판 및 바른정당과 통합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져 당 안팎에서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노원병은 지난해 대선 때 안 후보가 대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해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그런 점에서 안 후보의 정치적 뿌리가 노원병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번 보궐선거에서 노원병 유권자들이 바른미래당 후보의 손을 들어준다면 안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정치적 고향에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남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하고 바른미래당이 노원병에서도 패한다면? 안 후보의 정치적 미래가 완전히 닫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철수와 노원병 후보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손을 잡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면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졌다. [사진공동취재단]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손을 잡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면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졌다. [사진공동취재단]

    노원병 보궐선거에 나선 주요 후보는 모두 안 후보와 저마다 인연을 갖고 있다. 민주당 후보로 노원병에 출마하는 김성환 전 노원구청장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당대표였던 안 후보로부터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장을 받아 구청장 재선에 도전한 인연이 있다. 어제의 동지가 2년 사이 경쟁자로 처지가 바뀐 것이다. 

    자유한국당 후보로 노원병에 공천된 강연재 후보도 마찬가지. 변호사 출신인 강 후보는 안 후보가 2016년 총선 직전 창당한 국민의당에서 부대변인을 지내며 ‘안철수의 입’ 노릇을 한 인연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대선 이후 국민의당을 탈당했고, 올해 1월엔 홍준표 대표의 법률특보로 임명됐다. 강 변호사는 5월 14일 노원병에 자유한국당의 공천을 받았다. 이날 홍 대표는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노원병에)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는데 강 변호사가 당을 위해 용기 있게 출마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참모가 1년도 안 돼 정치적 경쟁관계로 돌아선 것이다. 국민의당 시절 강 후보와 한솥밥을 먹었던 한 인사는 “본인의 (정치적) 꿈과 포부를 실현하고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이번 재보선에 그것도 안 후보의 지역구에 꼭 나서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진통 끝에 5월 16일 이준석 후보를 노원병 후보로 확정 발표했다. 이 후보는 2016년 20대 총선 때 안 후보와 경쟁했던 인물. 이 후보는 2년 만에 경쟁자에서 동지로 처지가 180도 바뀐 것이다. 

    민주당 김성환, 자유한국당 강연재, 바른미래당 이준석 세 후보의 각축이 예상되는 노원병 초반 판세는 야당 후보들이 낮은 정당 지지율을 개인기로 얼마나 돌파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16년 4월 총선에서는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52.3% 지지율로 당선했고,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가 31.3%, 민주당 황창화 후보가 13.9%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현 정당 지지율이 서울 노원병, 송파을 등 재보선 결과에도 그대로 투영될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확신했다. 바른미래당은 이준석 후보의 높은 인지도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노원병 선거가 3자 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특정 정당, 특정 후보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국면은 아니다”라며 “서울 유권자들은 새로운 세력의 등장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 지지가 높은데, 그 점 때문에 오히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견제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차기 당권 좌우할 변수

    송파을 역시 치열한 삼파전이 예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최재성 후보가 경선을 통해 공천을 확정했고, 자유한국당에서는 배현진 후보가 영입인사로 일찌감치 지역에 내려와 표밭을 다져왔다. 그에 비해 바른미래당은 5월 17일 현재까지 공천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바른미래당 송파을 재선거 공천장을 향해 뛰고 있는 후보는 박종진, 송동섭, 유영권, 이태우 등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손학규 전 의원의 전략공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송파을은 2016년 총선 때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서 ‘옥쇄파동’으로 공천하지 않은 지역으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최명길 후보가 44% 득표율로 당선한 바 있다. 총선 당시 친여 성향의 무소속 김영순 후보가 39.5% 득표율로 차점 낙선했고, 국민의당 이래협 후보는 14.9%에 그쳤다. 

    총선 당시 여당 후보 없이 선거를 치렀지만 이번 재선거는 일여이야(一與二野) 구도라는 점 때문에 선거구도 면에서 여당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재보선 승리를 발판 삼아 당권 도전을 공언하고 있어 송파을 재보선 결과는 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 출신 한 인사는 “송파을 재선거는 국회의원 한 명을 뽑는 선거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들이 공천 과정에서부터 일합을 겨뤘다”고 말했다. 그는 “재보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느냐, 턱걸이 당선하느냐에 따라 최 후보의 정치적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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