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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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1세대 음악평론가들 “힙합 역사 기록”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입력2008-05-21 1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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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1세대 음악평론가들 “힙합 역사 기록”

    사진작가 김진영, 음악 칼럼니스트 최지호, 조일동, 김봉현(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호떡바보, 헤비죠, 전자인형, Toojazzy….이들은 윤호준(33), 조일동(33), 최지호(33), 김영대(31), 김봉현(25)이라는 주민등록상 본명보다 각자의 인터넷 아이디로 더 알려진 대중음악 칼럼니스트다. 주 활동무대는 온라인. PC통신 시절부터 필명을 날리기 시작한 이들은 인터넷 1세대 평론가군으로 분류된다. 주류가 아닌 탓에 대학강사, 연구원, 축제기획자 등의 ‘생업’을 갖고 있지만 “심적인 주업은 음악평론”이라 할 만하다. 윤호준, 조일동, 최지호는 웹진 음악취향 Y, 김봉현은 흑인음악 미디어 리드머 등에서 각각 활동 중이다. 이들이 최근 활동영역을 오프라인으로까지 확대했다. 한국 힙합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한 ‘한국 힙합 : 열정의 발자취’(한울, 5월 말 출간 예정)를 펴낸 것. 여기에는 힙합 애호가인 사진작가 김진영도 참여했다. ‘한국 힙합…’에는 이들이 지난 2년간 수집한 자료와 힙합 뮤지션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리한 한국 힙합의 15년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다. 국내에서 힙합 장르를 정리한 책이 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 그런데 왜 하필 힙합일까.“비, 빅뱅, 동방신기를 단순히 아이돌이라 생각하지만, 그들 음악의 면면을 보면 결국 블랙뮤직에 뿌리를 두고 있어요. 그만큼 힙합, 나아가 블랙뮤직은 현재 한국 대중음악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죠.”(최지호) “1990년대 초 우리나라에 들어온 힙합은 저희 세대와 함께 성장했어요. 그래서 힙합을 정리하는 작업은 우리 세대의 문화를 정리하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죠. 특정 시대에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자 했고, 그 몸짓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기록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봐요. 더 늦기 전에 그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마음먹고 의기투합한 거예요.”(조일동)이들은 1980년대 미국 뉴욕 할렘을 중심으로 피어난 ‘거리의 음악(혹은 문화)’ 힙합이 한국에서는 “온라인을 토대로 확산, 발전했다”는 데 주목한다. ‘한국어로 랩이 가능한가’ 식의 한국형 힙합을 소화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과 토론, 그리고 새로운 음악 교류가 모두 온라인을 통해 이뤄졌다. 데프콘, 휘성, 버버진트 같은 뮤지션도 그 당시 온라인에서 활동하던 이들이다.“넓게는 1992년 서태지, 현진영에서부터 힙합이 시작됐다고 봐요. 음악이나 문화에서 힙합의 영향력도 크고요. 그런데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뮤지션 중에는 명반으로 꼽힐 만한 음악을 만들고도 생계 때문에 주차장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만큼 힙합 뮤지션으로 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김봉현)대중음악 시장이 불황인 요즘은 이들 평론가에게도 어려운 시기다. 하지만 “평론문화가 발달해야 음악도 더 다양하게 발전한다”고 믿는 이들은 “좋은 음악에 대한 목마름으로” 계속해서 자판을 두드린다. 앞으로 이들은 힙합을 넘어 각 장르별로 한국 음악사를 분석한 서적 시리즈를 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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