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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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팔자 사나운 한국과 중국

  • 편집장 김진수

    입력2008-05-19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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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땅덩이 값 합니다. ‘판다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중국 쓰촨(四川)성을 강타한 대지진 이야깁니다. 피해 면적이 무려 한반도의 3분의 1에 맞먹고 직접적 피해자만 1000만명에 이른다니, 가히 국가적 재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이 8월8일 오후 8시 개막될 베이징올림픽을 공교롭게도 88일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발생한 터라 이번 참사의 ‘여진(餘震)’이 ‘세계인의 축제’에 어떤 악재로 작용할지도 의문입니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중국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겠지요.

    만일 범정부 차원에서 발 빠르고도 적절하게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다면, 올림픽 성공은커녕 강대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 ‘대국굴기(大國堀起·큰 나라가 산처럼 솟구치며 일어선다는 의미)’를 부르짖으며 국가경쟁력 강화에 전력해온 중국으로선 국제사회에서 체면조차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접한 우리나라라고 예외일까요? 국가적 재난 수준에 직면한 건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온 나라가 조류 인플루엔자(AI) 공포에 떨고 있음에도, AI가 좁디좁은 땅에서 한 달 전부터 게릴라식으로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됐음에도 아직껏 정확한 원인조차 구명하지 못하는 정부의 ‘허접’한 위기관리 능력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심스럽습니다.

    살(殺)처분된 닭과 오리의 사체와 뼈 등속이 제대로 매립되지도 않아 곳곳에 나뒹구는 구멍 숭숭 뚫린 방역체계가 AI 문제와 함께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인간광우병(변종 크로이츠펠트 야곱병) 논란과 오버랩되는 건 저만의 편견일까요? 구멍 뚫린 방역체계와 ‘스펀지처럼 구멍 뚫린 뇌’…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중국의 위기관리 능력은 땅덩이만큼이나 대국(大國)급일까요? 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88서울올림픽을 무사히 치러낸 우리로서는 곰곰이 지켜볼 일입니다.

    2008년, 팔자 사나운 한국과 중국
    5월15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은 ‘세계경쟁력연감 2008’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55개 국가와 지역경제 가운데 종합 국가경쟁력에서 31위입니다. 지난해의 29위에서 2계단 내려선,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하위권입니다. 그래서인지 국가경쟁력 17위인 중국의 위기관리 능력에 더욱 눈길이 가네요.

    어쨌거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팔자(八字) 사나운 꼴이 된 한국과 중국. 그 닮은꼴의 귀결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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