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한국과 일본의 수산업계가 동시에 웃음꽃을 피웠다. 이유는 국내 대형 선망업계가 제주도 북동 해안에서 마구로(참다랑어) 6000상자 분량을 건져올렸기 때문. 고등어를 잡기 위해 친 3개 선단의 그물망에 우연히 ‘대박’이 걸렸다. 마구로는 일본에서 인기 상종가인 최고급 횟감이다.
같은 시각, 일본의 대표적 수산물 시장인 도쿄 쓰키지(築地) 시장에서는 마구로가 모자라 도매가격이 50% 가까이 오르는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었다. 일본 마구로 횟감의 주 수입처였던 대만의 원양 마구로 업계가 국제제재에 따라 대규모로 어선을 줄여 공급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은 모자라고, 한국은 넘쳐나니…. 그때 돈 좀 벌었죠.” 최영진(39) 영진수산 대표는 그날의 흥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수산업에 뛰어든 지 5년. 아버지 손에 이끌려 공동어시장에서 뛰어놀던 ‘꼬맹이’가 어느덧 불혹(不惑)의 아저씨로 성장했다.
“일곱 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곁눈질해온 게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젠 경영 일선에 직접 나서 수산업을 운영해보니 국내 수산업계가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태 JCI대회, 멋지게 성공시킬 것”
12월12일 오전, 부산 충무동 공동어시장 3층 영진수산 사무실. 10평 남짓한 방 안이 생선 비린내에 절어 있다. 누렇게 빛 바랜 벽 위엔 사진들이 가득했다. 유난히 눈에 띄는 점은 최 대표 부친의 사진이 많다는 것. 그의 부친은 선어 경매사로 평생을 보낸 부산공동어시장 최경석 회장이다. 하루 위판량 2800∼3200t, 고등어 갈치 복어 전어 등 국내 수산물의 30%를 위탁판매하는 초대형 어시장을 관장하는 자리다. 그런 부친 밑에서 보고 배운 최 대표에게서 맨 먼저 수산업계의 어려운 현황에 대한 토로가 안 나오면 이상하다.
“인건비와 유지비는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고유가로 출어 경비는 증가하고 어족자원은 고갈되니 수산업이 존립 기반부터 무너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일어업협정,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수입개방의 폭도 계속 늘어나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정부 정책 하나에 업계 종사자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과 하청업계 종사자들까지 생계에 위협을 받습니다. 그런데도 정부 정책은 30~40년 전과 변함이 없다는 게 너무 불합리하지 않습니까. (정부의) 복지여건 개선과 지원이 시급합니다.”
그는 소비자와 업계 내부에 대한 자성(自省)의 목소리도 잊지 않았다.
“결국은 시장경제의 가장 큰 축인 소비자들이 (값이 좀 비싸더라도) 국내산 연근해 어획물을 많이 찾아야 수산업계가 살아납니다. 업계도 자체적으로 실거래의 50%가량이 외상으로 이뤄지는 관행이나, 외환위기(IMF) 이후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덤핑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새벽녘이면 어슬렁어슬렁 비린내 전 작업복 차림으로 출근하는 최 대표는 요즘엔 오후가 되면 양복을 빼입고 다닌다. 이유는 12월9일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부산지역 1000여 명의 회원이 바라보는 가운데 ‘JCI(국제청년회의소·Junior Chamber International)-Korea’ 부산지구 회장으로 취임했기 때문.
그는 요즘 각 롬(LOME, 부산지역을 22개 단위지구로 나누고 각 단위지구를 ‘롬’이라 부른다)에 들러 봉사활동에 나선다. 특히 연말을 맞아 홀로 사는 노인을 찾아다니며 김장김치며 각종 반찬을 나눠주고 있다. 그는 평회원과 롬 회장으로 지낸 지난 5년 동안에도 지역 청소년 선도, 환경보전, 시민질서 확립, 청년층 지도역량 개발 등 많은 캠페인에 참가했다.
아마도 최 대표에게 내후년은 ‘의미 있는 해’가 될 듯하다. 2008년 부산에서 ‘아·태 JCI 대회’가 열리기 때문.
“APEC(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 정상회의에 이어 부산 최대 국제행사가 될 것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이름난 기업가들이 참가할 테니, 제대로 준비해 부산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어야죠.”
같은 시각, 일본의 대표적 수산물 시장인 도쿄 쓰키지(築地) 시장에서는 마구로가 모자라 도매가격이 50% 가까이 오르는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었다. 일본 마구로 횟감의 주 수입처였던 대만의 원양 마구로 업계가 국제제재에 따라 대규모로 어선을 줄여 공급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은 모자라고, 한국은 넘쳐나니…. 그때 돈 좀 벌었죠.” 최영진(39) 영진수산 대표는 그날의 흥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수산업에 뛰어든 지 5년. 아버지 손에 이끌려 공동어시장에서 뛰어놀던 ‘꼬맹이’가 어느덧 불혹(不惑)의 아저씨로 성장했다.
“일곱 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곁눈질해온 게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젠 경영 일선에 직접 나서 수산업을 운영해보니 국내 수산업계가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태 JCI대회, 멋지게 성공시킬 것”
12월12일 오전, 부산 충무동 공동어시장 3층 영진수산 사무실. 10평 남짓한 방 안이 생선 비린내에 절어 있다. 누렇게 빛 바랜 벽 위엔 사진들이 가득했다. 유난히 눈에 띄는 점은 최 대표 부친의 사진이 많다는 것. 그의 부친은 선어 경매사로 평생을 보낸 부산공동어시장 최경석 회장이다. 하루 위판량 2800∼3200t, 고등어 갈치 복어 전어 등 국내 수산물의 30%를 위탁판매하는 초대형 어시장을 관장하는 자리다. 그런 부친 밑에서 보고 배운 최 대표에게서 맨 먼저 수산업계의 어려운 현황에 대한 토로가 안 나오면 이상하다.
“인건비와 유지비는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고유가로 출어 경비는 증가하고 어족자원은 고갈되니 수산업이 존립 기반부터 무너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일어업협정,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수입개방의 폭도 계속 늘어나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정부 정책 하나에 업계 종사자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과 하청업계 종사자들까지 생계에 위협을 받습니다. 그런데도 정부 정책은 30~40년 전과 변함이 없다는 게 너무 불합리하지 않습니까. (정부의) 복지여건 개선과 지원이 시급합니다.”
그는 소비자와 업계 내부에 대한 자성(自省)의 목소리도 잊지 않았다.
“결국은 시장경제의 가장 큰 축인 소비자들이 (값이 좀 비싸더라도) 국내산 연근해 어획물을 많이 찾아야 수산업계가 살아납니다. 업계도 자체적으로 실거래의 50%가량이 외상으로 이뤄지는 관행이나, 외환위기(IMF) 이후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덤핑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새벽녘이면 어슬렁어슬렁 비린내 전 작업복 차림으로 출근하는 최 대표는 요즘엔 오후가 되면 양복을 빼입고 다닌다. 이유는 12월9일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부산지역 1000여 명의 회원이 바라보는 가운데 ‘JCI(국제청년회의소·Junior Chamber International)-Korea’ 부산지구 회장으로 취임했기 때문.
그는 요즘 각 롬(LOME, 부산지역을 22개 단위지구로 나누고 각 단위지구를 ‘롬’이라 부른다)에 들러 봉사활동에 나선다. 특히 연말을 맞아 홀로 사는 노인을 찾아다니며 김장김치며 각종 반찬을 나눠주고 있다. 그는 평회원과 롬 회장으로 지낸 지난 5년 동안에도 지역 청소년 선도, 환경보전, 시민질서 확립, 청년층 지도역량 개발 등 많은 캠페인에 참가했다.
아마도 최 대표에게 내후년은 ‘의미 있는 해’가 될 듯하다. 2008년 부산에서 ‘아·태 JCI 대회’가 열리기 때문.
“APEC(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 정상회의에 이어 부산 최대 국제행사가 될 것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이름난 기업가들이 참가할 테니, 제대로 준비해 부산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