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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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성형관광 특수

수준급 의료진·저렴한 비용·관광 ‘1석3조’ … 가족 동반 미국과 유럽 여성들 ‘북적’

  • 부에노스아이레스=장영철 통신원 adoroch@gmail.com

    입력2006-12-26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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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 성형관광 특수

    부에노스아이레스 쇼핑가를 걷고 있는 여성들.주말이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쇼핑가에서 얼굴을 가린 채 쇼핑하는 외국 여성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한때 세계 7대 부국으로 꼽혔던 나라. 볼펜과 버스, 애니메이션, 헬리콥터를 세계 최초로 발명했고 노벨상 수상자를 5명이나 배출한 나라.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는 한때 이러한 영광을 누렸지만, 2001년 디폴트(default·국가채무 불이행) 선언 이후 지금까지 망가진 국민경제로 시름에 잠겨 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아르헨티나에 새로운 ‘활력’이 돌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매력적인 관광지로 주목받기 시작한 덕분이다. 몰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중심가의 웬만한 호텔은 평일에도 방을 잡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아르헨티나 국가조사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외국인 관광객은 56만265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나 증가했다.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몰려드는 것은 아르헨티나의 화려했던 과거의 후광 덕분인가? 그렇지 않다. 성형수술을 겸한 특수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는 유수의 여행사 25개사에서 성형관광을 주선하고 있다. 여행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5성 호텔에서의 숙식과 성형수술, 미용강좌, 온천 및 명소 관광 등이 포함된 상품이 인기리에 팔려나가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인들이 주고객인데, 이들이 아르헨티나를 찾는 이유는 무엇보다 값이 저렴하면서도 아르헨티나 성형전문의들의 실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1·4분기 외국인 관광객 22% 증가



    아르헨티나 성형관광 특수
    미국에서 실리콘을 삽입하는 유방 확대수술을 받으려면 1만 달러(약 930만원)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서는 4분의 1 정도인 2500달러면 된다. 동양인들이 선호하는 코 높이는 수술의 경우 미국에서는 8000달러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2000달러에 불과하다.

    아르헨티나 성형수술협회 기세르모 길가노 부회장에 따르면 성형관광은 이렇게 이뤄진다. 먼저 외국 고객에게 성형전문의들의 경력과 시술 관련 사진을 보낸다. 고객이 성형전문의를 선택해 수술 일정을 잡은 뒤 아르헨티나를 방문한다. 성형수술을 원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성으로 남편이나 가족과 함께 아르헨티나를 찾는다. 수술이 끝나면 회복 시간을 이용해 관광을 즐긴다. 고객의 대부분은 미국인과 유럽인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영국인이 많다고 한다. 길가노 부회장은 또 “자국에서 고액의 수술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화상 환자들도 많이 찾아온다”도 밝혔다.

    아르헨티나에 친지가 있는 한국인들도 심심찮게 성형수술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성형전문의에 따르면 동양인은 쌍꺼풀 수술, 코 높이는 수술, 유방 확대수술을 선호하고 서양인은 보톡스와 지방 제거, 잡티 제거 등을 많이 한다고 한다. 치과 관련 시술도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주요 상품 중 하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표적인 외국인 쇼핑가 풀로리다 거리. 주말이면 챙 넓은 모자를 눌러쓰거나 짙은 색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쇼핑을 즐기는 외국인 여성들을 만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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