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의 기대주인 장 미셸 프랑크의 병풍.
우선 오브제 아트 시장을 끌어왔다고 할 수 있는 1960~70년대 디자인 작품들의 강세는 지속될까? 전문가들의 예상은 부정적이다. 20세기 모더니즘의 거장 장 프루베의 의자를 살 시기가 이제는 지났다는 것. 컬렉터들의 발걸음은 벌써부터 단순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재(금속, 나무)를 이용한 70년대 작품들을 떠나 ‘아르데코(장식미술)’로 안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모던한 디자인에 역사상 가장 호사스러운 소재를 아낌없이 쓴 아르데코 작품들은 귀한 것을 찾는 컬렉터들의 입맛에 맞는다.
또 최근 장 미셸 프랑크를 비롯해 그동안 저평가돼온 아르데코 디자이너들이 재평가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대형 미술관들도 내년에 아르데코 전시를 잇따라 열 계획이다. 여기에는 봇물 터지듯 출간되고 있는 아르데코 시대의 미술집과 평론가들의 가세도 한몫한다. 11월11일 크리스티 파리 지점에서 열린 아르데코 경매는 이런 내년 전망을 굳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는데, 그동안 외면받아온 ‘르 그랭’의 화장대가 18만 유로에 낙찰됐다. 100만 유로를 웃도는 ‘블루칩’들에 비해 아직은 미약하지만 기대되는 우량주로 자리매김했다고 볼 수 있다. 아르데코에 주력해온 갤러리들은 내년 호황에 대한 기대로 잔뜩 들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