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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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음반사가, 돈은 이통사가?

  • 정일서 KBS라디오 PD

    입력2006-06-12 09: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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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주는 음반사가, 돈은 이통사가?

    5월27일 ‘아이콘서트’ 후에 이동통신사와 모바일 수익 재조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수, 음반 제작자들.

    2005년 디지털 음원 시장 규모는 4000억원을 넘어섰다. 오프라인 음반 시장의 4배가 넘는 매출액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음원 판매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어떻게 나뉠까? 최근 이 문제를 둘러싼 음반제작사와 이동통신사 간의 해묵은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선공에 나선 쪽은 음반제작사들. 5월15일 김광수 포이보스 이사가 “디지털 음원 수익배분의 부당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이르면 6월부터 소속 가수들의 음원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음악업계는 이후 이동통신 3사와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되자 5월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음원공급 중단계획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IT(정보기술) 강국 대한민국의 이름에 걸맞게 우리나라 디지털 음원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배분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었다. 벨소리(통화연결음) 다운로드 서비스의 경우, 알려진 바로는 저작권자 9%, 실연권자 4.5%, 음원제작자(음반제작사와 연예기획사)가 25%를 가져간다. 그러고서 남는 61.5%가 이동통신사와 콘텐츠 제공사(CP)의 몫이다. 음악업계는 이 중 45%가 이통사, 16.5%가 콘텐츠 제공사에 돌아간다고 주장하고 이통사는 대략 5대 5의 비율로 나뉜다고 주장한다. 또 음악업계는 콘텐츠 제공사 역시 대부분 이통사의 자회사여서 배분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반박하기도 한다.

    음원제작자들은 자신들의 지분이 현재의 25%에서 최소 45%까지는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느 정도가 적정하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시장의 파이를 키운 최대 공로자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음악 생산에 관여하지 않은 그들이 단지 유통 대가로 받는 지금의 지분은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저러나 우리가 한 곡을 다운받는 데 700원을 쓰는 것은 마찬가지 아니냐고 한다면 그야 그렇지만 말이다. 물론 통신료(통화료)는 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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