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28일 첫 번째 개정 토익이 실시됐다. 기출문제는 다음 시험 대비를 위한 최고의 교재인 법. 28일 치러진 첫 번째 개정 토익 출제 경향을 분석해본다.
- <편집자주>
듣기평가(LC)에서는 모두 5명의 성우가 등장했다. 안내문(direction)을 읽어주는 남성 1명, 미국 남성 1명, 미국 여성 1명, 영국 남성 1명, 호주 여성 1명이었다. 전체 대화는 미국식, 영국식, 호주식 발음이 일관된 순서 없이 뒤섞이며 다양하게 나왔다. 그래도 굳이 구별하자면 미국식 발음이 전체의 60%, 영국식 발음과 호주식 발음이 각각 20%를 차지했다. 영국식 발음과 호주식 발음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미국식 대 영국식 발음을 6대 4로 봐도 무난할 것이다.
[ 제시된 사진을 보고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한 문장을 고르는 문제. 한 할아버지가 공원의 잔디 옆으로 난 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진이 제시됨. ]
발음을 정확하게 알아듣는 것이 관건인 파트 1과 파트 2는 다소 어려워졌다. 위의 문제에서 정답은 ‘There’s a grassy area beside the path(길옆으로 잔디가 있다)’이다. 이 문장을 영국 남성이 읽었는데, 여기서 grassy는 미국식으로는 ‘그래씨’라고 발음되지만 영국식으로는 ‘그라씨’다. path 또한 미국식으로는 ‘패스’, 영국식으로는 ‘파스’로 발음된다. 아직 영국식 발음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이런 부분이 생소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토익에는 ‘cars’ ‘park’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영국식 발음에서는 r이 약하게 발음되면서 앞의 모음이 길게 발음된다. 즉 ‘카아즈’ ‘파아크’로 발음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연습해둬야 한다.
[ 미국 남성의 질문에 가장 적합한 답을 고르는 문제. “Did you have any trouble finding my office?(제 사무실 찾기가 어려웠나요?)”라는 문장이 제시됨. ]
파트 2에서 나온 이 문제의 정답은 호주 여성이 발음한 ‘No, not at all(아니, 전혀요)’이었다. 이때 not at all은 미국식으로는 혀를 좀더 굴려서 ‘나래롤’로, 호주식으로는 ‘나테톨’로 발음된다.
듣기의 기초 실력이 부족하다면 ‘받아쓰기’ 연습을 충분히 해서 기본기를 쌓아야 한다. 받아쓰기를 한 다음에는 반드시 소리 내어 읽어야 한다. 귀를 뻥 뚫으려면 입을 먼저 뚫어야 하는 법이다. 입으로 소리 내어 연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공부했을 때 앞으로 토익에 추가될 수 있는 말하기 및 쓰기 시험에 대한 대비도 되는 것이다. 고득점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받아쓰기보다는 듣고 따라 읽기를 반복 연습하고 실전문제를 빨리 듣고 풀도록 한다.
Reading Comprehension
개정토익의 읽기평가(RC)는 예상대로 문법 비중이 축소되고 독해 비중이 높아졌다. 난이도는 이전 토익과 비슷한 편이었지만 같은 시간 안에 읽어야 할 지문의 길이가 늘어난 만큼 앞으로는 독해와 어휘 능력이 중요한 점수 결정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 ‘all __ boarding documents’가 제시되고, 빈칸에 알맞은 단어를 고르는 문제. ]
이번 시험에서는 문법, 어휘, 독해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문장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가 주류를 이루었다. 위의 문제에 대해 기계적인 문법 규칙을 적용한다면 boarding을 현재분사로 잘못 이해하고 정답으로 boarding을 꾸미는 부사인 necessarily를 고르게 된다. 하지만 ‘반드시 탑승하는 문서’가 말이 되는 문장인지를 생각해보면 necessarily는 오답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boarding은 명사이고, boarding documents는 탑승 관련 서류를 말하는 복합명사이므로 이것을 수식하는 단어는 형용사 necessary가 되어야 한다.
[ ‘I __ to you to request an interview’에 적합한 단어를 고르는 문제. ]ⓐ had written ⓑ would written ⓒ am writing ⓓ did write
문법 문제의 경우 이전 토익에서 출제됐던 파트 6의 형식 오류 고치기 문제유형이 없어졌다. 대신 단문/장문의 빈칸 채우기 문제 형식으로만 출제됐다. 전체적으로는 문장의 구조, 지문 구성 및 논리적 흐름을 묻는 문제가 많았다. 위에 제시된 한 문장만 보고는 정답을 고를 수 없다. 이 문장이 ‘입사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편지’라는 지문 전체의 상황을 고려해야만 정답(ⓒ am writing)을 고를 수 있다. 이처럼 파트 6에서는 지문 전체의 문맥에 따른 접근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수험생에게는 난이도가 올라간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문법 오류 따지기’가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어휘 문제의 비중이 높아졌다. 어휘 문제는 이전 토익의 난이도보다 약간 높아졌다. 이 때문에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컬러케이션(collocations·단어의 결합)을 많이 익혀둔 수험생이 유리했을 것이다. ‘accessible through our website(저희 웹사이트를 통해 접근할 수 있습니다)’, ‘close acquaintances
(가깝게 알던 사이)’, ‘safety precautions must be taken(안전 예비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unauthorized use(인증되지 않은 사용)’ 등이 토익에 자주 출제되는 비즈니스 컬러케이션의 예다.
독해의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하지만 파트 6과 파트 7 모두 지문이 길어지고 독해 분량이 늘어난 더블 패시지(double passage·두 개의 지문이 제시된 문제) 유형이 20문제나 출제됨으로써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들이 꽤 많았을 것이다.
파트 7은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바꿔 표현하기) 문제가 대다수였다. 여기서도 단순히 비슷한 표현을 쓰는 차원이 아니라 연역적/귀납적 논리의 패러프레이징 기법이 다양하게 이용됐다. 설문지 작성을 위한 여러 질문을 주고 설문의 목적을 묻는 문제에서 정답은 ‘to provide the company with information’이었다. 즉, 여러 가지 질문을 information이라고 뭉뚱그려 나타낸 것인데, 이를 정확히 눈치채야 한다.
유가 변동과 자동차 매출의 상관관계를 다룬 한 문제는 지문에서 자동차 회사들의 구체적 기간의 매출 상황을 설명했다. 정답은 이러한 상황을 압축 요약해서 정리한 문장, 즉 ‘Car companies recently had high sales figures(최근 자동차 회사들은 높은 판매 수치를 올렸다)’였다.
이번 개정 시험에서는 토익의 전형적 독해문제인 주제파악 문제, 키워드 연결을 통한 정보검색 문제, 유추문제 등도 출제됐다. 지문의 originality를 답안에서는 creativity로 나타내는 동의어 패러프레이징 문제, appreciation을 thanks로, estimation을 opinion으로 연결지어야 하는 ‘문맥 속 동의어’를 묻는 문제 또한 출제됐다.
수험생은 RC의 파트 5 ·6 ·7, 그리고 문법·어휘·독해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고 접근해야 한다. 이 세 파트 학습에서 공통적으로 필요한 역량은 ‘문장 구성의 원리’를 이해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to respond to any __ you have about~’이라는 문장이 제시됐다. 정답은 ‘you have’의 목적어가 될 수 있는 명사여야 하고, about 이하와 결합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components, importance, agreement는 오답이고 concern이 정답이 된다. 영어 문장은 한없이 복잡해질 수 있다. 하지만 고도로 복잡한 영어 문장도 구성원리를 알고 나면 ‘초간단’으로 단순해질 수 있다.
기계적 문제풀이 위주 공부로는 고득점 한계
기존 방식대로 세부적인 문법 따지기와 기계적인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한 수험생들은 이번 첫 개정시험을 치르고 나서 시간이 부족했다고 호소했다. 시간 부족은 점수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독해 실력을 키우기 위한 문장구조 이해, 레벨에 맞는 어휘 암기를 기본으로 하면서 지문 구조를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토익에 자주 등장하는 지문 장르와 더블 패시지 관계 파악 훈련 또한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패러프레이징 연습을 병행하고 문장 해석을 이해로 곧장 옮기는, ‘생각의 속도’를 빠르게 높여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토익에 말하기와 작문 시험까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당장 문제 몇 개를 더 맞히기 위한 기계적인 문법공부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높인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최종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 자신의 수준에 맞는 목표를 설정한 다음 한 단계씩 나아가야 한다.
지금 500점을 받는 사람이 900점 받는 사람도 풀기 어려운 고난도 문제에 매달리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 꾸준한 노력, ‘토익전술’도 바로 이러한 기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