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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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에서 ‘왕’으로 신분 상승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6-06-12 1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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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의 남자’에서 ‘왕’으로 신분 상승
    원조 ‘공길’ 오만석이 돌아온다. 6월29일부터 7월14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이’에서 오만석은 다시 한번 공길 역으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 오만석은 2000년 11월 ‘이’ 초연 당시 공길 역을 맡아 한국연극협회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오만석은 11월에 서울예술단이 공연하는 뮤지컬 ‘이’에서는 공길이 아닌 연산으로 변신한다. 서울예술단이 ‘이’의 주요 배역 오디션을 할 때 아예 연산 역으로 응시해서 합격했다.

    “‘이’는 2000년에 정식 초연된 작품이지만, 사실 1999년 가을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공연된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연산 역을 연습했는데 공길 역을 할 만한 사람이 없다며 선배들이 떠미는 바람에 공연 직전에 공길로 역을 바꿨죠. 이때부터 공길을 계속 맡아왔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연산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어요.”

    초연에 이어 2001년, 2003년, 2005년 재공연에서도 공길을 맡은 오만석은 “공길 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하도 공연을 많이 해서인지, 이제는 제2의 나라고 생각될 정도다. 연기하다 보면 나 자신을 잊고 공길에 몰두할 때가 많다”며 이 역할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기가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 잘 어울리는 캐릭터였다”고 칭찬했다.

    연산과 공길을 넘나드는 것처럼, 오만석은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드는 스타다. 뮤지컬 팬들은 그와 조승우, 류정한을 ‘뮤지컬계의 3대 천왕’이라고 부른다. 오만석은 2005년 조승우와 함께 뮤지컬 ‘헤드윅’에 캐스팅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는 “조드윅(조승우) 보러 갔다가 오드윅(오만석)의 팬이 돼서 왔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런데 정작 오만석은 ‘헤드윅’ 캐스팅을 꺼렸다고.

    “‘공길’은 동성애자이고 ‘오드윅’은 트랜스젠더 가수잖아요. 그런데 작품 자체가 워낙 주인공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데다 조승우 씨와 함께 캐스팅되는 바람에 금방 화제가 되었어요.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아요.”



    “매력으로 따지면 연산과 공길 둘 다 매력적인 역할이라 비교할 수가 없다”고 말하지만 그는 요즘 연산 역에 더 정이 가는 모양이다. “연산은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이니만큼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지요.” 원조 ‘공길’이 연산으로 변신하기 전에 그의 무대를 서둘러 찾아가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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