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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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노무현의 혁신 사라진 민주당

[김수민의 直說] 비대위체제 뒷받침할 새로운 비주류 안 보여

  • 김수민 시사평론가

    입력2022-03-2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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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오른쪽)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3년 12월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포럼 창립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동아DB]

    노무현 전 대통령(오른쪽)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3년 12월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포럼 창립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동아DB]

    대선 패배 후 출범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청년’ ‘여성’ ‘소신파’의 부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비대위라는 배를 띄울 물결이 보이지 않는다. 주류가 책임지고 물러나려면 튼튼한 비주류가 있었어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 5년간 ‘비주류 멸종’ 상태였다.

    민주당 역사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은 두말할 나위 없이 ‘김대중’과 ‘노무현’이다. 하지만 그런 정치인이 오늘날 민주당에 돌아가면 어떻게 될까.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50년대 중반까지 독자적인 진보 노선을 지향하다 ‘보수 야당’에 들어가는 타협을 했다. 그 뒤 경제·평화에서 진보적 비전을 제시하고 세대교체론을 더해 당 체질을 바꿨다. 그는 1965년 한일수교 당시 규탄 일색인 당론과 달리 찬성 입장에 섰다 당내에서 ‘사쿠라’로 몰렸다. 고통스러운 순간이었다지만 6년 뒤 대선 후보가 됐다. 현 민주당이었다면 진작 총선 공천에서 탈락했을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과 같은 당 동지였지만 ‘총재 권력’에 ‘당랑거철’로 맞서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이 1995년 정계에 복귀하면서 민주당을 깨고 새로 당을 창당하자 이를 따르지 않고 독자노선으로 저항했다. 1997년 정권교체라는 대의하에 김 전 대통령과 재결합했고, 5년 뒤 본인이 후임 대통령이 됐다. ‘김대중 세력’이 당내 비주류인 그에게 길을 열어준 덕도 있었다. 현 민주당이었다면 노무현 같은 인사는 어떻게 됐을까. 유튜브나 팟캐스트에서 당 총재를 따르는 ‘스피커’들로부터 처참하게 조리돌림을 당하고, 당 경선에서 상대 당 후보 이상으로 공격받고 떨어졌을 것이다.

    창업가·혁신가 리더십 필요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과 노무현의 민주당이 아니다”라는 지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김대중과 노무현은 ‘상속자’가 아니라 ‘창업가’이자 ‘혁신가’였다. 비주류인 소속 정당을 집권세력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당내 비주류에서 주류로 떠오르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감동과 힘을 안겨줬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딴에는 ‘중앙정치에서 변방’인 경기도지사 출신의 이재명 전 대선 후보를 통해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으리라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5년 내내 정권 핵심의 눈치를 본 이 전 후보에게서 ‘비주류 역전극’을 읽어낸 유권자는 적다.

    민주당에게 제시할 수 있는 해법은 하나밖에 없다. 당을 갈아엎는 투쟁이 나오고 그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출현하는 것이다. 2020년 총선에서 탄생한 초선의원들은 선배 극성분자를 능가하거나, 아니면 눈치 보기와 침묵이 몸에 배어 있다. 이들과 전혀 다른 정치인이 사실상 재창당에 해당하는 과정을 밟아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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