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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창|‘수중 괴물의 진화’

상어…오징어…똑똑한 생물?

  • 이서원 영화평론가

상어…오징어…똑똑한 생물?

상어…오징어…똑똑한 생물?

'괴물'(위)
'에일리언'(아래)

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수중 괴물은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에 나오는 상어다. 새로 디자인한 괴물도 아니고 특수효과도 별것 없지만, ‘빠밤빠밤’ 하는 존 윌리엄스의 음악과 함께 상어가 등장하면 지금 봐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보다는 좀 떨어지지만, 범고래가 나오는 아류작 ‘오르카’도 있었다.

하지만 텔레비전을 틀면 무시로 자연 다큐멘터리가 나오는 요즘, 상어나 범고래 같은 정상적인 생물을 주인공으로 영화를 만들면 뭔가 좀 심심하다. 약간의 디자인과 허풍이 요구되는 것이다.

‘죠스’보다는 먼저 만들어졌지만 개념만 따진다면 상어에서 발전한 생물형 괴물이 나오는 영화로는 제임스 메이슨이 네모 선장으로 나오는 ‘해저 2만리’가 있다. 이 영화의 절정은 거대한 대왕오징어와 노틸러스호가 사투를 벌이는 장면이다. 물론 쥘 베른 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는 허풍이다. 실제로 대왕오징어는 존재하지만, 노틸러스호와 일대일로 싸울 만큼 큰 녀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하면 거대한 오징어형 바다괴물 크라켄이 나온다. 십중팔구 대왕오징어를 본 허풍쟁이 선원들이 과장된 상상력으로 만든 것이겠지만, 이야기를 만드는 데는 진짜 대왕오징어보다 낫다. ‘캐리비안의 해적 2-망자의 함’은 바로 그 괴물을 최대한으로 이용한 영화다. 바다의 악마 데이비 존스의 부하인 이 괴물은 진짜로 거대한 범선을 흡판 달린 거대한 다리들로 쥐어짜 박살낸다.

이 단계를 넘어가면 오리지널로 창작된 괴물이 나온다. 개봉을 앞둔 봉준호의 ‘괴물’에 나오는 이름 없는 괴물이 바로 그런 부류다. 입은 꽃처럼 벌어졌고, 몸은 거대한 올챙이처럼 생겼으며, 육지에서는 두 다리로 뛰어다니는 이 알 수 없는 돌연변이는 한강 다리와 하수구에 숨어 살면서 가끔 지나가는 멍청한 인간들을 잡아간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기존 괴물들의 변형들이 존재한다. ‘에일리언 4’에서는 이전까지 육지에서만 활동하던 에일리언들이 갑자기 수중 생물로 변신한다. 긴 몸을 유연하게 움직이며 악어처럼 헤엄을 치는 놈들의 모습을 보면 왜 전엔 이런 장면을 넣을 생각을 안 했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수중 괴물의 절정은 제임스 카메론의 ‘어비스’가 될 것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바다 괴물은 더 이상 사람을 잡아먹는 지능 낮은 짐승이 아니다. 바다 밑에 완벽한 기술문화를 건설한 아름답고 똑똑한 지성체다. 하긴 바다 심연 어딘가에 인간보다 똑똑한 생물이 살고 있지 말란 법도 없으니 말이다.



주간동아 2006.07.25 545호 (p75~75)

이서원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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