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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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탈옥시키기 황당 사건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6-07-24 1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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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형수 탈옥시키기 황당 사건
    ‘위기의 주부들’과 ‘로스트’, ‘C.S.I’에 이은 또 하나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가 국내 안방을 찾았다. 누명을 쓰고 사형선고를 받은 형을 탈옥시키기 위해 일부러 (형이 갇힌) 교도소에 들어가는 동생의 이야기를 다룬 ‘프리즌 브레이크’가 그것. 캐치온이 7월17일 첫 방송을 내보낸 ‘프리즌 브레이크’는 미국 폭스TV에서 5월까지 방송됐던 최신작이다.

    엄밀히 말해 ‘프리즌 브레이크’는 ‘대박’을 위해 기획된 야심작은 아니었다. ‘24’라는 걸출한 인기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폭스TV로서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리즌 브레이크’는 방송 첫 회(2005년 8월)에서 전미 시청률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고, 주인공들이 1차로 탈옥을 시도하는 에피소드가 방송된 11월에는 1220만명의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모으는 괴력을 자랑했다. 11월28일, 원래 기획했던 13편을 마친 폭스TV는 급히 9편의 이야기를 더 제작하기로 결정했고, 올해 3월 방송을 재개했다. 지금은 올가을을 목표로 한 시즌2 촬영에 한창이다.

    ‘프리즌 브레이크’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탈옥을 꿈꾸는 이들에게 초점을 둔다. 이야기는 부통령의 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형 링컨을 탈옥시키기 위해 동생 마이클이 계획적으로 감옥에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유능한 설계사였던 마이클은 철저한 사전준비를 거쳐 탈옥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만, 감옥이라는 특수한 공간은 늘 뜻밖의 사건들로 그를 당황하게 만든다.

    한편 링컨의 옛 연인이었던 변호사 베로니카는 감옥 밖에서 그를 구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링컨에게 누명을 씌운 배후에 국가기관이 있음을 눈치챈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두 갈래로 나뉜다. ‘레드 드래곤’과 ‘엑스맨 : 최후의 전쟁’을 만든 바 있는 브렛 레트너는 탈옥에 모든 것을 건 마이클의 치밀한 두뇌 플레이와 링컨에게 누명을 씌운 배후 조직의 음모를 파헤치는 베로니카의 이야기를 교차편집하며 이야기의 강약을 조절한다.

    브렛 레트너는 화려한 볼거리는 깨끗하게 포기한 대신 탄탄한 이야기에 좀더 힘을 실었다(‘프리즌 브레이크’는 마이클의 몸에 새긴 기괴한 문신이 사실은 감옥의 설계도임을 보여주는 컴퓨터 그래픽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볼거리가 없다). 그러므로 ‘프리즌 브레이크’를 재미있게 보려면, 의미 없어 보이던 장면 하나도 놓쳐선 안 된다. 그것들이 사실은 다음 회를 위한 엄청난 복선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프리즌 브레이크’는 2006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부문 작품상과 TV 부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마이클 역은 ‘휴먼 스테인’의 웬트워스 밀러가, ‘블레이드3’의 드레이크는 링컨 역을 맡았다. 변호사 베로니카는 ‘런 어웨이’의 로빈 터너가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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