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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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상승 랠리에 올라타는 4가지 방법

[김성일의 롤링머니] 변동성 커진 금… 세금과 수수료가 수익률 좌우

  • 김성일 업라이즈투자자문 연금·투자연구소장

    입력2024-04-0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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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 가격이 또다시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3월 15일 신한은행 고시 종가 기준 국내 금값은 g당 9만2478원을 기록했다(그래프1 참조). 지난해 10월 5일 기록한 52주 최저가 7만8912원 대비 17% 상승한 가격이다. 한 달 전보다도 6.9% 올랐다.

    국제 금값 역시 최고가를 경신하자 JP모건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금값의 강력하고 가파른 상승이 놀랍다”고 말했다. 귀금속 회사 MKS PAMP(팸프)의 니키 실스 금속전략가는 금값 상승 배경에 주식처럼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FOMO·포모)’으로 인한 매수 열풍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기준금리 인하 전망과 현재 진행 중인 2개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거론된다.

    달러와 낮은 상관관계 매력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폭등한 금값을 둘러싼 논리들은 한편으론 그럴듯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설득력이 약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022년 2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2023년 10월 시작됐다. ‘그래프1’에서 보듯이 금 시세는 2018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왔기에 두 전쟁이 금값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금값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크지 않다. 미국 기준금리가 2019년 하반기 내려갈 때 금값이 오른 것이 그 근거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2020년 하반기에는 금리와 함께 금값도 하락했다.

    최근 추이를 보면 금을 더는 ‘안전자산’이라고 부르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안전자산은 주식 같은 위험자산이 하락할 때도 큰 변동성이 없는 자산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 금 시세는 가격 변동성이 너무 크다. 또한 주식이 하락하는 시기에 함께 하락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이제 금은 막연히 장기보유만 하면 되는 투자 대상이라고 얘기하기도 어렵다. 2011년 8월 최고치를 찍은 금값은 2015년 12월까지 40% 이상 하락했고, 9년 만인 2020년 7월에야 전고점을 회복했다. 만약 지금이 9년 만에 돌아온 금 가격 고점이라면 섣부른 투자로 크고 긴 손실을 경험할 수 있다.

    남들이 금 투자로 돈을 벌었다고 하니, 자기만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도 많다. 이런 현상을 ‘포모증후군’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두려움은 잘못된 투자 결정을 하게 할 수 있다. 오히려 지금 같은 시기는 금 투자에 관해 공부하기 좋은 시점이다. 필자 역시 오래전부터 금 투자 공부를 해왔다. 그 결과 금은 다른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아 자산배분 관점에서 매력 있는 자산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금은 미국 달러와 상관성이 낮은 점이 매력이다(그래프2 참조). 역사적으로 달러와 금은 반대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는 비단 최근 일만은 아니라서 1970년대부터 시작되는 데이터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상관관계는 수치로 나타내면 +1에서 -1 사이 값이 나오는데, 금과 달러의 상관관계는 -0.23으로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필자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하는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투자를 선호하는데 금은 다양한 자산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여 투자 대상에 꼭 넣고 있다.

    막연한 금 가격 상승 베팅 위험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먼저 금 실물을 사서 보관하는 방법이다. 매매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상속이나 증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금을 현물로 구매할 때는 10% 부가가치세와 함께 골드바 제작, 매매 수수료 등 관련 비용이 4~5% 추가로 발생한다. 다르게 표현하면 사자마자 15% 손실을 보는 것이다.

    은행에서 금 통장(혹은 골드 뱅킹)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금 통장에 예금하듯이 돈을 넣으면 금값에 따라 통장 잔고가 변하는 상품이다. 적은 액수로 만들 수 있고 입출금도 가능하지만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며 수수료가 비싸다. 통장 거래 시 매매 수수료로 1%를 내야 하고, 실물 거래 시 5% 수수료가 발생한다. 또한 통장 내 금을 실물로 인출할 경우 거래금액의 10%를 부가세로 내야 한다.

    금 거래소를 통해 현물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KRX금시장은 한국거래소가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설립해 운영하는 금 현물시장이다. 증권사를 통해 계좌를 개설한 후 증권사 거래시스템에서 투자자가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이 금을 보유하며, 한국조폐공사가 품질을 인증한 순도 99.99% 금을 g 단위로 사고팔 수 있다. 거래 시간은 주식투자 시간과 동일하며,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물론 실물로 인출하면 부가가치세(10%)와 인출 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잦은 매매 시 증권사에서 부과하는 수수료가 과다하게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 방법은 금 펀드나 금 ETF(상장지수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같은 금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도 달러 헤지 여부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고, 연간 지출하는 총비용(수수료) 차이도 크므로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펀드보다 ETF가 유리한데, 연간 총비용이 펀드의 3분의 1 수준이고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금 펀드나 ETF의 단점은 매매차익에 대해 15.4%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과세 관점에서라면 KRX금시장이 유리하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절세와 노후 준비를 위해 가입하는 연금저축펀드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는 KRX 금 거래 계좌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그 대신 연금 수령 시까지 과세를 미뤄주고 저율과세(3.3~5.5%) 혜택이 있으며 계좌 전체 수익에 대해 과세하는 손익 통산 효과가 있다. ISA에서 금 ETF에 투자하면 손익 통산 효과와 더불어 순익 2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고, 200만 원 초과 수익에 대해서는 9.9% 저율로 분리 과세된다.

    막연히 금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는 투자 시점을 잘못 잡으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전문가 전망과 예측에 기반해 단기적으로 접근하는 것 역시 매우 주의해야 한다. 다양한 투자전략과 계좌별 특성을 제대로 이해한 후 투자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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