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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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뷰티시장 천하 평정한 CJ올리브영

지난해 매출 40% 급증…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 5년 만에 백기 들고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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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4-04-0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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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올리브영(올리브영)이 무서운 성장세로 국내 뷰티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CJ가 3월 20일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올리브영 매출액은 3조8612억 원으로, 전년 2조7775억 원보다 40% 가까이 성장했다(그래프 참조). 이는 지난해 25조1411억 원으로 추산되는 전체 뷰티시장의 15%에 이르는 규모다. 시장을 미용·건강용품 시장 개념인 H&B(헬스 앤드 뷰티)로 좁히면 올리브영 시장점유율은 90% 이상이나 된다.

    위기였던 코로나19 팬데믹을 성장 기회로

    이런 실적이 공개되자 증권가에서는 올리브영 기업가치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CJ 목표가를 종전 13만5000원에서 15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CJ 주가 상승에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는 올리브영의 높은 성장 및 수익성 개선을 감안해 CJ 기업가치를 기존 4조8000억 원에서 5조2000억 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증권가는 올리브영 성과가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한 결과물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H&B시장은 멀티숍 경쟁사들의 사업 축소와 철수 등이 이어지면서 올리브영의 천하통일 구도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라며 “화장품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기조적인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저 지난해 올리브영 실적은 2022년 국내 1·2위 화장품업체였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넘어섰다. 올리브영이 매출 3조8612억 원, 영업이익 4660억 원을 기록한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매출 3조6740억 원, 영업이익 1082억 원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LG생활건강(뷰티 부문)도 연매출 2조8157억 원, 영업이익 1465억 원으로 올리브영 실적에 미치지 못했다.

    올리브영이 한때 각축을 벌이던 H&B시장의 최종 승자라는 점도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1999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1호점을 내면서 H&B 스토어로 출발한 올리브영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직전까지만 해도 GS리테일 랄라블라(옛 왓슨스), 롯데쇼핑 롭스, 이마트 부츠 등과 출혈 경쟁을 벌였다. 여기에 신세계 시코르, 글로벌 명품 브랜드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까지 뛰어들면서 시장 성장세도 둔화되는 추세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전하던 랄라블라와 롭스가 매장을 줄여갈 때 올리브영은 오히려 매장을 늘려 반사이익을 누렸다. 결국 랄라블라는 2022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롭스는 100여 개 가두점을 정리했다. 이마트가 들여온 영국 1위 H&B 브랜드 부츠도 영업을 종료했다. 또 최근에는 세포라도 철수를 선언했다. 이제 시장에는 롭스 10여 개 매장, 시코르 20여 개 매장만 남아 사실상 올리브영이 시장을 평정한 셈이 됐다. 현재 올리브영은 1338개(직영점 1112개, 가맹점 22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중소 뷰티기업 발굴에 주력하는 전략으로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됐다. [뉴스1]

    올리브영은 중소 뷰티기업 발굴에 주력하는 전략으로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됐다. [뉴스1]

    기업가치 1조8000억 → 5조5000억

    특히 세포라의 영업 종료 소식은 다시금 올리브영의 독보적 위치를 확인케 했다. 세포라가 시장 철수를 선언한 것은 2019년 10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1호점을 내며 국내에 진출한 이후 5년 만이다. 2022년 기준 세포라코리아 매출액은 1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액은 176억 원에 달했다. 전 세계 35개국에서 3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179억 유로(약 26조820억 원)를 벌어들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는 세포라의 고전이 올리브영의 견고한 시장 입지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올리브영은 기초화장품, 색조화장품, 헤어용품, 보디용품, 건강·위생용품 등 10개 카테고리에서 2만여 종 상품을 판매한다. 그중 대표 카테고리는 기초와 색조화장품으로,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한다. 국내 중소 뷰티기업 발굴은 올리브영이 뷰티시장의 절대 강자가 되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 판매 중인 상품 가운데 80%가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다. 지난해 올리브영에서 연매출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브랜드 중 국내 중소기업의 비중은 51%에 달한다. 클리오와 라운드랩은 연매출 1000억 원을 기록했다.

    온오프라인 소비자를 연결하는 옴니채널 전략도 올리브영이 팬데믹을 이겨내고 성장가도를 달리는 요인이 됐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3시간 이내 배송되는 ‘오늘드림’, 온라인 구매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회수하는 ‘스마트 반품’, 온라인 주문 후 편한 매장에서 픽업 가능한 ‘오늘드림 픽업’ 등이 대표적이다.

    올리브영이 ‘K-뷰티 성지’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온라인몰도 순항하고 있다. 2019년 6월 처음 문을 연 글로벌 온라인몰은 세계 150여 개국 소비자가 화장품을 주문하면 국내에서 발송하는 역직구 형태의 플랫폼이다. 현재 이 몰에서는 2만 개 넘는 상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회원 수는 120만 명에 이른다.

    최근 올리브영이 고속 성장을 하자 증권가에서는 2022년 잠정 중단한 기업공개(IPO)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21년 올리브영은 프리IPO 당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1조8000억 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최근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리브영에 대해 “H&B시장 독과점업체이자 뷰티시장 선두 주자로, 기업가치는 5조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CJ올리브영 최대주주는 51.15% 지분을 가진 CJ㈜다. 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11.04%,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이 4.2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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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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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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