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동아DB]
더불어민주연합과 오차범위 내 접전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고문이 3월 27일 조국혁신당의 약진에 대해 내놓은 진단이다. 이종섭·황상무 논란으로 대표되는 ‘용산발(發) 실책’ 탓에 정권심판론이 재부상하면서 연일 강경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조국혁신당이 여론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특히 정권심판론에 힘을 싣고 싶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는 힘을 보태고 싶지 않은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이라는 대안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조국혁신당의 약진은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새 흐름이다.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일찌감치 ‘제3지대 선두’로 치고 나간 데 이어, 민주당 비례위성정당과 오차범위에서 접전을 벌이는 양상까지 만들어낸 것이다(그래프 참조).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3월 19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인지 질문한 결과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22%로 나타났다(해당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18.8%,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한국갤럽은 매주 같은 질문으로 여론조사를 하는데, 3월 지지율 상승 추세를 이어간 정당은 조국혁신당이 유일하다.
전문가들은 더 나아가 기존 ‘윤석열 vs 이재명’ 구도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으로 모여들고 있다고 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권심판론을 추구하는 야권 지지층 가운데 이 대표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조국혁신당 지지로 돌아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강윤 고문 역시 “민주당 내부에서도 강성 지지자들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는 지지층이 있을 것”이라며 “조국혁신당의 경우 민주당과 연대 가능성이 큰 만큼 이들이 부담 없이 지지 의사를 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구는 민주당에,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에 투표하자”는 이른바 ‘지민비조’ 전략이 통했다는 것이다.
주저앉은 정의당, 떠오른 조국혁신당
조국혁신당이 제3지대 표심을 대거 흡수한 점도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과 녹색당 선거연합체인 녹색정의당을 비롯해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등 여러 정당이 거대 양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두고 다투고 있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이 후발 주자로 등장하면서 이들 정당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모양새다.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혁신당(5%), 새로운미래(2%), 녹색정의당(1%)의 비례대표 정당 투표 지지율은 조국혁신당에 크게 못 미친다. 지난 총선에서 정의당이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9.7% 득표율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정의당 지지율이 1%로 주저앉은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일부 정의당 출신 인사가 조국혁신당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정의당 지지층 상당수가 조국혁신당 지지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낮은 2030 지지율은 변수다.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지역별 차이는 적지만 세대별 차이는 크다(표 참조).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세대별 지지율에서는 18~29세에서 3%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쳐, 4050세대와 10배 이상 격차가 나타났다. 전국 중장년층이 조국혁신당의 주요 지지층인 셈이다. 신율 교수는 “조국혁신당의 상승세는 밴드왜건 효과(편승 효과)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중도층의 열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지지율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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