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제 근무 첫 도입 레저 활성화 이끌어
포드자동차의 창업자 헨리 포드.
그런데 이 주 5일제 근무 탄생의 내막을 알고 보면 아주 재미있다. 이 제도는 우연히, 그리고 ‘불순한(?)’ 의도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주 5일 근무제를 처음 들고 나온 사람은 포드자동차의 창업자인 헨리 포드였다. 그는 주 5일제뿐만 아니라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무제도를 정착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사회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초창기 산업시대에 포드차를 제외한 다른 회사들은 근로자들을 조금이라도 더 부려먹으려고 안달이 나 있었다. 똑같은 임금으로 하루 12시간, 주 6일 근무는 기본. 그러나 포드차는 직원들에게 다른 회사 임금의 2배를 주고 근로시간도 대폭 단축해 많은 근로자들의 선망을 받았다. 그렇다면 포드는 왜 이렇게 직원들에게 자비로웠을까. 포드야말로 근대 노동운동의 선구자인 것일까.
포드가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포드의 회사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다. 그런데 당시 자동차라는 것이 요즘처럼 출퇴근용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주로 여행 등 여가용으로 사용됐다. 당연히 자동차의 주 소비층은 시간 많고 돈 많은 한가한 사람들이었다. 이런 개념을 처음으로 바꾸려고 한 사람이 바로 포드였다. 즉, 자동차가 돈 많고 시간 많은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단 대량생산을 통해 차값을 내렸다. 다음은 시간. 차값이 낮아도 차를 쓸 시간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포드가 생각한 것이 주 5일 근무다. 주 5일 근무제도를 시행하면 근로자들이 주말에 시간이 많이 남게 되고, 그러면 자연 차를 이용할 시간도 많아질 것이 아닌가. 그래서 포드는 일단 자기 회사 직원들에게 주 5일 근무제를 도입, 다른 회사들도 따라하도록 유도했다.
포드는 또 정부에도 적극적인 로비를 펼쳐 좀더 많은 도로를 건설하도록 유도, 사람들이 자동차를 끌고 전국 곳곳을 쉽고 편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했다. 포드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대성공을 거뒀다. 차를 이용할 수 있는 여가시간이 많아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차를 사기 시작했고, 주말이면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로 도로는 북새통을 이뤘다. 1920년 미국에선 900만 대의 자동차가 전국의 고속도로를 누빌 정도였다.
이처럼 주 5일제의 기원은 지극히 ‘불순한 의도’와 상술에서 비롯됐지만 스포츠 산업 발전에 큰 구실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이제 막 주 5일제가 정착돼가는 한국도 미국처럼 스포츠가 폭발적인 성장을 할 날이 멀지 않은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