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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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트럼프 리스크 상당 부분 선반영… 한국 증시, 저점 높여갈 것”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트럼프 정책에 방산·조선·건설株 수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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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5-01-20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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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주식시장이 처한 상황이 만만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부터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국내 정치 혼란까지 난제가 산적해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측면이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유례없이 안 좋았던 한국 증시가 올해 상반기에는 조금씩 저점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상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상윤]

    트럼프 메가톤급 경제 정책 눈앞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올해 한국 증시 전망에 대해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렇게 분석했다. 대한민국호(號)의 대내외 경제 여건은 그야말로 비상 상황이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후 보편 관세 적용,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보조금 폐지, 대중(對中) 무역 압박 등 메가톤급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새로운 통상 기조에 따라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한국 주요 산업과 관련주(株)가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트럼프 리스크’는 한국 증시에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기업과 투자자 모두 대내외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되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1월 13일 이 센터장을 만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국내 산업 섹터별 영향과 주가 전망을 들었다.

    트럼프 취임 후 보편 관세가 도입되면 미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 자동차 기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우려되는데.
    “상당히 큰 문제이긴 하지만 세계 각국과 기업은 이미 트럼프의 통상 정책을 경험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주가에 타격을 입은 자동차주만 하더라도 부정적 우려가 이미 선반영됐다고 본다. 오히려 최근 현대차가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점이 주목된다. 현대차와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칩, 로보틱스 등 협력할 부분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협력이 잘 이뤄지면 현대차가 단순히 자동차 메이커를 넘어 미래 산업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본다.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뉴시스]

    “현대차-엔비디아 파트너십 체결, 주가에 긍정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밀착한 트럼프가 전기차 보조금 축소·폐지를 시사했다.
    “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정책은 테슬라에 굉장히 유리할 수 있다. 보조금이 줄거나 사라지면 자동차 메이커는 대부분 전기차 라인업과 투자를 줄이게 된다. 테슬라도 매출이 다소 줄겠지만 기본 수요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 투자가 가능하다. 그렇게 5년이 지나 트럼프 2기 행정부 말기가 되면 후발 주자들과 격차가 더 커지게 된다. 미국 소비자들의 테슬라 전기차 의존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배터리 산업은 다소 ‘오버 캐파(생산능력)’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미국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을 제재한다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국내 방산주 전망은.
    “최근 트럼프의 국방 인사 라인업이 거의 갖춰졌다. 시장에선 그중 핵심을 엘브리지 콜비 국방차관 지명자라고 본다. 콜비가 주장하는 국제 전략의 핵심은 ‘아시아 퍼스트’다. 미국 국익을 극대화하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 발 빼야 하고, 미국에서 셰일오일이 나오는 상황에서 더는 중동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아시아 전략에 집중하고 나머지 지역 안보는 각국에 맡기자는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 미국의 대외 전략이 바뀐다면 아시아 외 지역 국가들은 자주국방을 위해 군사비 지출을 크게 늘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 방산이 뛰어난 가성비를 앞세워 계속 수혜를 입을 수 있다.”

    그 외 주목할 섹터는 무엇인가.
    “트럼프가 굉장히 강조하는 산업이 에너지다. 당장 그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유럽, 아시아 수출 확대를 위한 전략을 펴나갈 것이다. 이에 따라 LNG 선박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가 직접 언급했듯 한국 조선 산업은 굉장한 강점을 가졌기에 앞으로 성장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서 건설, 철강, 변압기, 전선(電線) 산업도 기회가 커질 것이다.”

    “올해 반도체 업황 ‘상저하고’ 전망”

    한국 경제의 대표 먹거리이자 글로벌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반도체 산업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을 배제하고자 공급망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전망이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도 엔비디아 중심으로 움직일까.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 성장률은 2023년 217%, 2024년 147%를 기록했다. 최근 상승세를 탄 브로드컴보다 훨씬 가팔랐다. 엔비디아의 올해 데이터센터 매출 성장률은 전년보다 다소 주춤해도 60% 정도는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로드컴이 올해 65% 성장률을 제시해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엔비디아도 이와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공산이 크다. 올해도 여전히 엔비디아가 반도체 시장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반도체 업황과 주가 전망은.
    “AI 관련 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좋다. 하지만 개인용 컴퓨터(PC)와 스마트폰 관련 시장은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고 조정 기간이 다소 필요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올해 반도체 업황은 상저하고(上低下高)를 그릴 테고, 주가가 이를 선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쇼크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가 실적 바닥이 될 가능성이 서서히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다소 주춤하고 올해 들어 약간의 순매수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다면 주가가 밑을 받치며 올라갈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핵심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데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 올해 들어 이 같은 주가 저평가 문제가 조금씩 해소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국장’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코스피는 지난해 9.6%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2000조 원 밑으로 내려왔다. 2024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한국 증시는 새해 들어서도 글로벌 금리 등 제반 변수에 취약한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 듯하다.
    “국내 증시는 새해 들어 1월 둘째 주까지는 상당히 선방했다. 하지만 금리 부담이 워낙 큰 상황이라서 다시 일시적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77%까지 오르는 등 미국 증시도 지금 긴장 상태다.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분위기가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국내 증시는 반등할 수 있을까.
    “지난해 코스피는 고점 대비 25%가량 빠지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3배까지 내려갔다. 주가가 1년 동안 이 정도로 조정받은 경우는 드물다. 주가에 부정적 요인이 다소 과도하게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앞으로 저점을 깨고 더 내려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저점을 조금씩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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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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