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4

2006.07.18

〃말로만〃... 언제쯤 뭔가 보여주실 건가요

  • 입력2006-07-12 1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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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국어사전을 검색해보니 ‘복지(福祉)’의 뜻이 이렇다. ‘만족할 만한 생활환경’.

    노무현 대통령이 이 ‘복지’에 관해 발언을 했다. 7월7일, 정부종합청사에서 공공기관 CEO 혁신토론회를 주재한 그는 말했다. “‘공무원이 몇 명이냐’ ‘정부가 무슨 일을 얼마나 하느냐’ 식으로 정부를 양적으로 따지는 것보다 국민 복지를 위해 얼마만한 서비스를 생산해내느냐가 중요하다.”

    백번 천번 지당한 말씀. 그런데 이어지는 말이 조금 이상야릇하다.

    “국민들에 대한 서비스가 증진되고 행복도가 높아진다면 ‘큰 정부’ ‘작은 정부’ 가지고 시비할 일이 아니다.”

    말하자면, 그 속뜻은 참여정부의 복지 서비스에 대해 정량분석(定量分析)이 아닌 정성분석(定性分析)을 하라는 것쯤 되겠다. 양보다 질을 따지라는 얘기.



    그런데 과연 그런가? 국민들이 체감하는 복지 서비스 수준이 높아졌나? 대통령 말대로 ‘큰 정부’든 ‘작은 정부’든 혁신적·효율적 서비스를 만들어내면 그게 ‘좋은 정부’다. 하지만 실상이 그런가? 만일 서비스의 질이 높아졌다면, 민생은 왜 이리도 만족스럽지 못한 환경에 놓여 있을까. 왜 정부는 ‘무능’하다는 소리를 들을까. 민간 기업이라면 ‘3년 이상 근속’은 언감생심일 것이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청와대는 어쨌든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득 작고한 ‘코미디 황제’ 이주일 씨의 유행어가 떠오른다. “뭔가 보여드린다니깐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 정부는 언제 뭔가를 보여주려나?

    “밖에 나가면 다시 살인을 할 것이며,독방에 있는 탓에 살인을 못해 우울하고 조바심이 난다.”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8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정모 씨가 첫 공판에서 내뱉은 말 같지 않은 소리다. 한술 더 떠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 적은 한 번도 없다”고도 했다.

    현재 수사 중인 20대 여성 연쇄살인사건을 비롯, 최근 들어 연쇄살인과 성폭행 등 강력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그렇다 보니 고대 중국의 유학자 순자(荀子)가 주창한 성악설(性惡說)에 귀가 솔깃해진다. 어제 탄 택시의 60대 운전기사는 “강력한 법이 필요하다. 사형제를 폐지해선 안 된다”며 목청을 높였다.

    여성과 어린이까지 서슴없이 죽이면서 ‘환희’를 느낀다는 연쇄살인범들을 독방에 가둬선 안 된다. 다른 죄수들과 한방에 수용해서 ‘이이제이(以夷制夷)’를 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인권을 무시한 과격한 발상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쩌랴. 장마철 궂은 날씨처럼 사람들 마음도 우중충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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