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수로측량선의 동해 출현으로 한-일 간 긴장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영토분쟁 문제 전문가인 전북대 유철종 명예교수(65)는 “그동안 정부가 독도문제에 소극적인 대응을 보인 배경을 이해하지만, 모든 국제분쟁이 반드시 국제사법재판소로 가는 것이 아닌 만큼 이번에는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2월 말 전북대 정외과 교수직을 정년 퇴임했다. 그는 퇴임 기념으로 ‘동아시아 국제관계와 영토분쟁’(삼우사)을 펴냈다. 30여 년의 강의 노트를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은 독도(한-일), 간도(한-중), 녹둔도(한-러), 북방4도(일-러), 조어대열도(일 -중), 남사군도(남중국해 다자관계) 등 동아시아 각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영토분쟁의 역사와 성격, 쟁점, 전망 등을 담고 있다. 유 교수는 “동아시아의 영토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승국들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과정에서 그 불씨가 잉태된 것” 이라며 “우리의 경우 관련국들이 남북한 통일 같은 지역질서 변경 이전에 영토문제를 매듭지으려 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연구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전남대에서 ‘한일 및 일소 영토분쟁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4년부터 32년 동안 전북대 정외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행정대학원장, 사회과학연구소장, 지방자치연구소장을 지냈다. 유 교수는 퇴직금 가운데 1000만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놓았고, 그동안 소장해왔던 강암 송성용과 석전 황욱의 글씨 등 고서화 25점(시가 1억원 상당)을 전북대박물관에 기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