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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피플|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

타고난 외교관 … 지구촌 분쟁 조정자로

  • 이명건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gun43@donga.com

타고난 외교관 … 지구촌 분쟁 조정자로

‘적(敵)이 없는 사람.’ 10월14일 제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뽑힌 반기문(사진 왼쪽) 외교통상부 장관에 대한 정부 내의 평가다. 1970년 제3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의 수장 자리에 오를 때까지 36년 동안 줄곧 동기 중 선두를 달렸고, 때로는 선배를 제치고 나아가면서도 다른 이의 가슴에 맺힐 만한 언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의 지론은 ‘외교관은 일하는 사람’이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제1 원칙으로 놓고 살면 오해를 살 일도, 원한을 살 일도 없다는 것.

상대적으로 평탄하게 공직생활을 해온 그에게도 두 차례 위기가 있었다. 한 번은 2001년 갑작스럽게 차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일. 당시 청와대에서 후임 차관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튕겨나가게 됐다. 반 장관은 당시 유엔 총회의장을 겸직 중이던 한승수 외교부 장관의 발탁으로 유엔 총회의장 비서실장이 됐다. 외교부 실·국장을 마친 뒤 가면 적당한 자리였기 때문에 좌천을 당한 셈이었다.

반 장관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공직생활을 마감해야 하는 게 아닌가 고심했지만 결국 새옹지마(塞翁之馬)가 됐다”는 말을 많이 한다. 유엔의 내부 사정을 잘 알게 돼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할 자양분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또 2004년 6월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한 ‘김선일 씨 피살 사건’이 일어났을 때 책임지고 장관직에서 물러나려 했다. 그러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그를 붙잡아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청와대의 평가다. 그는 그래서 ‘관운(官運)의 사나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는 비상한 기억력으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외교 전문이나 보고서를 한 번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기억하기 때문에 상관에게 보고하거나 회의 또는 협상할 때 실수를 하는 법이 거의 없다. 이 같은 능력은 너무 꼼꼼하게 업무 처리를 하는 것으로 이어져 반 장관은 한때 ‘주사’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외교부의 많은 후배들은 반 장관의 치밀한 업무 처리에 감탄할 때가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내년 1월1일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생각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외교부 장관보다 유엔 사무총장의 위치에서 더 큰 권한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각별히 관심을 가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간동아 557호 (p7~7)

이명건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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