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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北 미사일 사태,위험과 기회의 두 얼굴

北 미사일 사태,위험과 기회의 두 얼굴

北 미사일 사태,위험과 기회의 두 얼굴

김태현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정치학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온갖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의도와 결과, 말과 행동, 명분과 현실이 뒤엉켜 논의되면서 현 상황에 내포된 진정한 위험성은 가려지고 있다.

북한이 핵 능력을 꾸준히 키워가는 와중에 타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 능력까지 갖추려는 의도는 북한 당국이 강조하듯 자위(自衛), 즉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의도는 북한의 안보 불안을 감안할 때 노무현 대통령도 지적했듯, 이해가 가는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의도와 결과가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북한은 원래 의도와 달리 점점 더 궁지에 몰리고 있고, 그와 더불어 남한도 갈수록 위험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 위기를 큰 그림으로 보지 못한 채 현실을 미봉하는 데 급급함으로써 위험이 커지는 것을 막지 못하고 그 이면에 있는 기회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자위를 위한’ 북한의 행동이 스스로를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아이러니는 군사와 정치, 두 가지 차원에서 설명할 수 있다. 군사적으로 핵미사일은 방패가 아니라 창이다. 방패가 아닌 창으로 스스로를 지키려면 상대를 먼저 찌르든지, 아니면 상대에게 공격당한 이후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자국의 능력과 의지를 과시함으로써 상대의 공격을 ‘억제’해야 한다. 그런데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을 상대로 북한이 그 같은 억제력을 갖추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상대를 먼저 제압해야 하는데, 상대도 같은 생각을 할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쌍방이 호시탐탐 선제공격을 노리는 대단히 위험한 상황인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북-미 관계에 있어 국면전환을 노린 고도의 정치적 압박행위’라는 정부의 설명은 일견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군사적 성격보다 정치적 성격을 가졌다고 해서 위험하지 않다는 정부의 생각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 능력을 갖출수록 6자회담 같은 협상에서 북한이 기대하고 요구하는 ‘몸값’은 당연히 올라가게 마련이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북한을 저지하려고 들 것이므로 양자 간 입장 차이는 더 커지고 타결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안이한 생각과 발언 국민들 불안

현 사태의 진정한 아이러니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와중에도 일말의 기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태의 진정한 위험은 미사일 발사라는 카드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소진될 경우 더욱 위험한 카드, 예컨대 핵실험이나 핵물질의 해외 이전 같은 치명적인 카드를 사용해야 할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한편, 이 사태가 내포한 기회는 미사일 발사로 북핵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고조된 만큼 협상의 장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중국, 한국, 일본, 그리고 다시 중국을 오간 것이며, 중국 외교부의 우다웨이 부부장이 얼마 전 북한을 방문한 것이 그 예다. 유엔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것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

어차피 협상의 장이 열린 이상 정부는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사태를 근본적 해결로 이끌어가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도 정부의 대응이 빗나가고 있어 걱정이다. 일본의 일부 인사들이 대북 선제공격을 운위한 데 대해 청와대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 그 예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확실한 근거가 없고, 그렇지 않다는 정황 증거가 오히려 유력한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인사들이 선제공격을 언급한 것은 분명 지나친 면이 있다.

그러나 이처럼 큰 위험과 기회를 놓고, 정부가 일본에 ‘호통’을 치는 것은 유치할 뿐더러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도대체 북핵문제를 해결할 식견과 능력은 고사하고 그 의지가 있는지도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러니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주간동아 2006.07.25 545호 (p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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