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정도서를 받지 않을 권리](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7/06/25/200706250500014_1.jpg)
출판시장에 미니북 열풍을 몰고 온 것은 3월 나온 ‘파페포포 안단테’다. 4년 만에 신작을 출시하면서 출판사는 1+2 행사를 했다. 증정용 도서 2권은 전작 ‘파페포포 메모리즈’ ‘파페포포 투게더’ 미니북이다. 파페포포 시리즈가 텍스트가 적은 카툰 에세이기에 앙증맞은 미니북으로 만들어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파페포포 안단테’의 성공 이후 출판 마케팅이 1+1로도 모자라 1+2, 3권까지 끼워팔기 쪽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오쿠다 히데오의 ‘면장선거’는 본책과 똑같은 내용이 담긴 미니북을 끼워준다. 그림 한 컷 없는 소설을 손바닥보다 작은 미니북에 담으려다 보니 글씨가 깨알 같아서 눈이 아플 지경이다. 이렇게라도 미니북을 만드는 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 ‘면장선거’는 본책도 그리 크지 않아서 휴대에 어려움이 없는데 말이다.
한 온라인 서점에 들어갔더니 5만원 이상 구입하는 독자가 원하는 책을 고를 수 있는 공짜책 이벤트가 한창이다. 다음번에 제공될 공짜책 리스트도 보여준다. 시장 좌판의 ‘골라 골라’를 보는 것처럼 떨떠름하다. 이제 사람들은 1+5쯤 해야 공짜 선물에 ‘감동’하지 않을까.
얼마 전 서점에서 주제 사라마구의 ‘눈뜬 자들의 도시’를 집어들었다가 다시 놓았다. ‘눈먼 자들의 도시’ 미니북이 증정도서로 함께 포장돼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었고 미니북이 아닌 제대로 된 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니북을 원치 않는다. ‘눈뜬 자들의 도시’만 구입하고 싶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나는 ‘한정사은’ 행사가 끝난 뒤 ‘눈뜬 자들의 도시’만 구입하기로 하고 그냥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