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증후군의 한방치료를 강조하는 김영삼 원장.
인다라한의원(02-535-5075) 원장이자 ‘한방으로 끝내는 갱년기·만성피로’(메디칼북스 펴냄)의 저자이기도 한 김영삼 박사는 이 책을 통해 만성피로증후군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원광대 겸임교수, 상지대 외래교수로도 활동 중인 실력파 한의사로 갱년기장애와 만성피로 해결에 용하다는 평가를 듣는 그는 “중년에 찾아오는 갱년기장애,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과 함께 생활 속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한방비법을 알리고 싶었다”며 출간의 변을 전한다.
직접 개발한 인보탕과 인목탕
만성피로증후군이 심해지면 얼굴색이 창백해지면서 어지럼증을 호소하거나 안구건조증이 생기기도 하고 목결림, 어깨결림 같은 근육통이 오기도 한다. 여성은 생리량이 줄거나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기도 하는데, 심하면 무월경 증상이 나타난다. 또 집중력이 저하되고 불면증이 심해지며, 땀이 많이 나고 소화불량, 설사, 변비, 전신 부종, 전신 피로감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오장육부 가운데 피로감과 가장 밀접한 장기는 간이다. 한의학에서는 예부터 ‘간이 잘 통해야 정신활동이 조화를 이룬다’는 말이 전해온다. 간기능이 원활할 때는 정서적으로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 원인 모를 짜증, 울화, 불안, 초조, 근심 등의 감정이 커진다.
이처럼 감정 변화가 커지면 다시 그 화가 간으로 돌아오면서 간기능이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이 초래된다. 스트레스나 과로를 피할 수 없는 현대인에게 만성피로증후군이 쉽게 나타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래서 김 박사는 “만성피로증후군을 치료하는 키포인트는 바로 간기능을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간기능이 회복돼야 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바로 눈 피로의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특히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현대인 중 이른바 ‘컴퓨터 눈병’이라고 하는 VDT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면서 눈의 피로를 효과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건강관리의 주요 부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이에 대해 “눈 피로는 간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인해 간에 열이 쌓이면 그 열이 머리와 눈으로 올라와 두통이나 눈 피로를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간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되면 눈 피로가 해소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눈 피로 증상이 가볍거나 예방효과를 원한다면 결명자차, 당근, 케일, 국화차 등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눈에 좋은 음식’의 대명사로 알려진 결명자차는 눈 피로를 풀어줄 뿐 아니라 신장기능을 회복하고 변비나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이므로 물 대신 마시도록 한다.
정도가 심하다면 한약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 박사가 책에서 소개한 한약치료법은 자신의 눈 피로를 풀기 위해 직접 개발했다는 ‘인목탕’.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몸의 기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처방한 한약재들이 인체에 좀더 빨리 효과적으로 침투해 몸의 이상을 해결한다고 한다. 여기에 무기력증과 만성피로를 해결하는 ‘인보탕’을 함께 복용하면 만성피로와 눈 피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경혈 자극으로 가벼운 증상 해결
스트레스 지수 검사 모습.
게다가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이 감소해 스트레스와 과로의 가장 큰 희생자인 중년 남성에게 혹독한 갱년기가 찾아오게 된다. 여성 갱년기와 마찬가지로 피로감, 우울증, 건망증이 심해지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내장비만으로 고지혈증, 고혈압, 고혈당 등 성인병의 전조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성욕이 저하되거나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성기능장애가 동반될 수도 있다. 즉 남성의 갱년기장애와 성기능장애는 샴쌍둥이처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김 박사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한약, 침, 부항, 온열치료를 통해 갱년기장애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약을 통해 부족한 정기를 채워주고 온열치료로 하초의 혈액순환을 개선해 신기능을 원활하게 살려주며, 필요한 경우 침과 부항치료를 병행하면 갱년기장애와 성기능장애 해결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박사는 증상이 가볍거나 아직 갱년기장애가 오지 않은 경우에는 굳이 병원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 생활 속에서 간단히 응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얼마든지 있으므로 집에서 꾸준히 실천하면 중년의 고비도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알기 쉽게 그려진 경혈점을 보면서 직접 자신의 증상에 맞는 경혈점을 자극하거나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면 몸의 이상을 해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몸에 좋은 음식들을 설명한 ‘음식백과’를 참고해 자신의 증상에 꼭 필요한 음식을 찾아 꾸준히 먹거나 십전대보탕, 사물탕, 사군자탕 등 집에서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보약을 직접 달여 먹으면 갱년기장애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