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라, 아직까지 주식계좌를 개설하지 않은 사람들아. 당신들의 자산을 매력적인 주식시장에 모두 투자하라. …열정적인 매입의 함성이 터진다.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부자의 꿈을 간직하고 전진(錢進), 전진, 전진하자.’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개사한 ‘주식의 노래(股歌)’가 중국 인터넷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 패러디송의 백미는 원가사의 ‘전진(前進)’을 동음인 ‘전진(錢進·투자하자)’으로 바꾼 마지막 후렴구. 이 노래는 중국인의 모든 관심과 돈이 주식시장으로 쏠리고 있는 현 세태를 잘 반영한다.
올 56% 폭등에 대륙이 들썩
지난해 130% 상승한 중국 증시는 올 들어서도 56%나 올랐다. 중국의 경제 중심 상하이(上海) 증시에 상장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이미 홍콩을 앞질렀다. 올 초 2680포인트 선이던 상하이 종합지수는 다섯 달 만에 4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상하이와 선전(深 )을 합한 중국 증시 규모는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거래총액을 웃돌고 있다.
이런 주식시장의 폭발적인 활황세 속에서 중국 증시는 2007년 투자자 1억명 시대를 열었다. 올 들어 개설된 주식계좌가 2000만 개를 돌파함으로써 5월29일 기준으로 1억 개를 넘어선 것. 특히 올해 개설된 계좌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 수준이다. 하루 평균 30만명이 새로 계좌를 만들어 투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언론에는 주식투자 성공기와 고수들의 활약상이 오르내리고, 주변에서는 주식으로 재미를 봤다는 지인들의 성공담이 끊임없이 들려온다.
중국 취업전문사이트 중화잉차이왕(中華英才網)이 최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식투자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의 90% 이상이 주식투자에 관심이 있으며, 반 이상이 실제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평생 모은 은행적금을 헐어 주식투자에 나선 가정부, 이웃의 주식투자를 대리하는 농촌 부녀자 등 온갖 계층의 사람들이 주변의 성공담을 동경하면서 주식투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잘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주식투자에 뛰어든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이제 화젯거리도 되지 않는다.
중국 증시의 거품 붕괴 우려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자, 중국 정부는 5월30일 증권거래세(印花稅) 인상을 시작으로 증시 조정에 나섰다. 당국의 이런 조치가 중국인들의 투자 열기를 식힐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낙관론자들은 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둔 현 정권이 개미투자자들에게 원성을 살 만한 무리수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정치 논리를 내세운다. 또 우량 국유주의 대부분이 비유통주로 묶여 있고 국제 투기자본 유입이 어려운 중국 증시의 특수성을 들면서 중국 증시의 거품론을 반박한다.
이런 주식투자 광풍 속에서 한국 교민들이 중국 증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지사. 베이징의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왕징(望京) 지역 한국인들의 최근 화젯거리 역시 중국 주식시장이다. 교민들이 자주 찾는 한 지역 인터넷 사이트에는 중국 현지에서 직접 주식투자를 하는 방법이 상세하게 올라와 있다. 현지 유학생을 중심으로 주식투자 모임이 만들어졌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6월5일 왕징의 재중국한국인회는 ‘2007년 중국 증시 대전망’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강연을 열기도 했다.
차명계좌 빌려준 현지인 배신 소문 파다
하지만 외국인에게 중국 주식시장은 진입장벽이 높다. 이런 현실은 한국인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주식시장은 크게 A·B로 나뉘는데, 상당수 알짜 기업이 상장돼 있고 규모도 제법 큰 A주식시장은 외국인에게 제한적으로만 투자를 허용하고 있는 것. 중국 QFII(적격 외국인 투자가) 인증을 받은 기관만 투자할 수 있다. 한국 자산운용사 가운데 중국 정부에서 A주식시장의 투자를 인정받은 곳은 현재 한 곳도 없다.
한국인이 중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홍콩 증시(H시장)를 우회하거나 증권 유동량이 적은 B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것뿐이다. 중국에 거주해도 수익이 많이 나는 A주식시장은 한국인에겐 그저 ‘그림의 떡’인 셈.
문제는 많은 한국인이 중국의 지인이나 현지 직원의 차명계좌로 편법투자에 나선다는 점이다. 지금 교민사회에서는 차명계좌를 통해 기록적인 수익을 남긴 일부 교민의 대박 소식과 함께 명의를 빌린 현지인의 배신으로 투자금을 모두 날렸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재중국한국인회가 개최한 강연회에서도 이런 편법투자의 위험성과 외국인 투자를 허용한 B주식시장의 장기투자법이 논의됐다.
중국 사회에 주식투자 열기가 고조되자 “투자 유망종목을 추천해준다”며 전화, 온라인 메신저, 웹사이트를 통해 투자자를 유혹하는 각종 사기도 활개친다. 대리투자 등 주식투자를 둘러싼 중국인간의 분쟁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릴 정도다. 외국인뿐 아니라 중국인에게도 주식투자 열풍의 그늘이 드리워진 셈이다.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중국 땅에서 외국인 신분으로 주식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한국에서의 주식투자 노하우만으로 중국 증시를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중국만의 특수성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차명계좌를 이용한 투자 같은 편법투자는 최소한의 법적 보호를 스스로 내팽개치는 행위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백날 사업하는 것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게 훨씬 낫다”는 어느 교민의 말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개사한 ‘주식의 노래(股歌)’가 중국 인터넷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 패러디송의 백미는 원가사의 ‘전진(前進)’을 동음인 ‘전진(錢進·투자하자)’으로 바꾼 마지막 후렴구. 이 노래는 중국인의 모든 관심과 돈이 주식시장으로 쏠리고 있는 현 세태를 잘 반영한다.
올 56% 폭등에 대륙이 들썩
지난해 130% 상승한 중국 증시는 올 들어서도 56%나 올랐다. 중국의 경제 중심 상하이(上海) 증시에 상장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이미 홍콩을 앞질렀다. 올 초 2680포인트 선이던 상하이 종합지수는 다섯 달 만에 4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상하이와 선전(深 )을 합한 중국 증시 규모는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거래총액을 웃돌고 있다.
이런 주식시장의 폭발적인 활황세 속에서 중국 증시는 2007년 투자자 1억명 시대를 열었다. 올 들어 개설된 주식계좌가 2000만 개를 돌파함으로써 5월29일 기준으로 1억 개를 넘어선 것. 특히 올해 개설된 계좌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 수준이다. 하루 평균 30만명이 새로 계좌를 만들어 투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언론에는 주식투자 성공기와 고수들의 활약상이 오르내리고, 주변에서는 주식으로 재미를 봤다는 지인들의 성공담이 끊임없이 들려온다.
중국 취업전문사이트 중화잉차이왕(中華英才網)이 최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식투자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의 90% 이상이 주식투자에 관심이 있으며, 반 이상이 실제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평생 모은 은행적금을 헐어 주식투자에 나선 가정부, 이웃의 주식투자를 대리하는 농촌 부녀자 등 온갖 계층의 사람들이 주변의 성공담을 동경하면서 주식투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잘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주식투자에 뛰어든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이제 화젯거리도 되지 않는다.
중국 증시의 거품 붕괴 우려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자, 중국 정부는 5월30일 증권거래세(印花稅) 인상을 시작으로 증시 조정에 나섰다. 당국의 이런 조치가 중국인들의 투자 열기를 식힐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낙관론자들은 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둔 현 정권이 개미투자자들에게 원성을 살 만한 무리수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정치 논리를 내세운다. 또 우량 국유주의 대부분이 비유통주로 묶여 있고 국제 투기자본 유입이 어려운 중국 증시의 특수성을 들면서 중국 증시의 거품론을 반박한다.
이런 주식투자 광풍 속에서 한국 교민들이 중국 증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지사. 베이징의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왕징(望京) 지역 한국인들의 최근 화젯거리 역시 중국 주식시장이다. 교민들이 자주 찾는 한 지역 인터넷 사이트에는 중국 현지에서 직접 주식투자를 하는 방법이 상세하게 올라와 있다. 현지 유학생을 중심으로 주식투자 모임이 만들어졌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6월5일 왕징의 재중국한국인회는 ‘2007년 중국 증시 대전망’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강연을 열기도 했다.
차명계좌 빌려준 현지인 배신 소문 파다
하지만 외국인에게 중국 주식시장은 진입장벽이 높다. 이런 현실은 한국인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주식시장은 크게 A·B로 나뉘는데, 상당수 알짜 기업이 상장돼 있고 규모도 제법 큰 A주식시장은 외국인에게 제한적으로만 투자를 허용하고 있는 것. 중국 QFII(적격 외국인 투자가) 인증을 받은 기관만 투자할 수 있다. 한국 자산운용사 가운데 중국 정부에서 A주식시장의 투자를 인정받은 곳은 현재 한 곳도 없다.
한국인이 중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홍콩 증시(H시장)를 우회하거나 증권 유동량이 적은 B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것뿐이다. 중국에 거주해도 수익이 많이 나는 A주식시장은 한국인에겐 그저 ‘그림의 떡’인 셈.
문제는 많은 한국인이 중국의 지인이나 현지 직원의 차명계좌로 편법투자에 나선다는 점이다. 지금 교민사회에서는 차명계좌를 통해 기록적인 수익을 남긴 일부 교민의 대박 소식과 함께 명의를 빌린 현지인의 배신으로 투자금을 모두 날렸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재중국한국인회가 개최한 강연회에서도 이런 편법투자의 위험성과 외국인 투자를 허용한 B주식시장의 장기투자법이 논의됐다.
중국 사회에 주식투자 열기가 고조되자 “투자 유망종목을 추천해준다”며 전화, 온라인 메신저, 웹사이트를 통해 투자자를 유혹하는 각종 사기도 활개친다. 대리투자 등 주식투자를 둘러싼 중국인간의 분쟁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릴 정도다. 외국인뿐 아니라 중국인에게도 주식투자 열풍의 그늘이 드리워진 셈이다.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중국 땅에서 외국인 신분으로 주식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한국에서의 주식투자 노하우만으로 중국 증시를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중국만의 특수성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차명계좌를 이용한 투자 같은 편법투자는 최소한의 법적 보호를 스스로 내팽개치는 행위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백날 사업하는 것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게 훨씬 낫다”는 어느 교민의 말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