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반려동물이 애정 표현으로 얼굴이나 손을 핥을 때 입냄새가 너무 지독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리고 코를 막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냥 웃고 지나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사실 반려동물 입냄새는 질병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도가 심하다면 반드시 수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이빨에 달라붙는 고구마·과일 치태 유발
![반려동물 입냄새는 질병 신호일 수 있다. [GettyImages]](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a5/69/84/67a5698418c6d2738250.jpg)
반려동물 입냄새는 질병 신호일 수 있다. [GettyImages]
위장관 질환도 입냄새 원인으로 자주 지목됩니다. 위염, 장내 세균 불균형 등이 구취를 유발할 수 있는데요. 이 경우 반려동물이 묽은 변을 보거나 냄새가 지독한 방귀를 뀌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치료할 정도는 아니지만 위장관이 원래부터 약한 반려동물에게는 소화가 잘 되는 처방 사료를 먹일 것을 권합니다. 위에 부담을 주는 간식 급여를 중단하고 처방 사료를 먹이면 입냄새가 한결 나아집니다.
식분증(食糞症) 탓에 입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이 자신의 대변을 먹는 이유 중 하나는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이 대변에 섞여 나와 음식 냄새가 나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유산균 등을 급여해 소화가 원활히 되도록 해주면 식분증이 완화됩니다.
부비동염 등 호흡기 질환도 입냄새를 유발합니다. 부비동염에 걸리면 코 막힘 등으로 정상 호흡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코 대신 입으로 숨을 쉬어 입안이 마르면 입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반려동물이 다른 질병에 걸려 진정제나 이뇨제, 항히스타민 성분이 들어 있는 내복약을 복용할 때도 입안이 건조해지면서 입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원인보다 흔치는 않지만 반려동물이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며, 기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이는데 입냄새도 심하다면 신장이 안 좋은 것일 수 있습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반려동물은 몸속 독소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혈액 내 암모니아 농도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입냄새가 심해집니다. 이때 단순히 신장 기능 저하를 넘어 신부전 등 심각한 질병이 생긴 것일 수도 있으니 반려동물의 입냄새가 심해졌다면 무심코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정밀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질병이 아닌 생활 습관이 입냄새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이 평소 쓰레기통을 뒤져서 그 안의 음식물 등을 갖고 놀거나 먹는 행동을 보인다면 입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 입냄새는 양치 한두 번으로도 쉽게 없어진다는 점에서 질병이 원인인 경우와는 차이가 납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양치질해줘야
![반려동물은 되도록 매일,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양치질을 해줘야 한다. [GettyImages]](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a5/69/ff/67a569ff0bf8d2738250.jpg)
반려동물은 되도록 매일,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양치질을 해줘야 한다. [GettyImages]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