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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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갈아타?” 아이폰만 10년… 갤럭시 S25 울트라에 흔들렸다

갤럭시 S25 울트라, 아이폰 쓰던 기자가 써보니

  • 이진수 기자 h2o@donga.com

    입력2025-02-11 18: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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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로 갈아타, 말아?”

    애플 아이폰만 10년 넘게 써온 기자가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 S25 울트라를 직접 써보니 “확실히 혹할 만한 기능이 가득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2월 7일부터 전 세계에 순차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 매번 출시 때마다 큰 관심을 받았지만 이번 시리즈에 대한 반응은 특히 뜨겁다.

     KT는 1월 24일부터 2월 3일까지 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 사전 예약을 진행했다. [KT 제공]

    KT는 1월 24일부터 2월 3일까지 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 사전 예약을 진행했다. [KT 제공]

    국내에서는 1월 24일부터 2월 3일까지 사전 판매가 진행됐는데 사전 판매에서만 130만 대가 팔리며, 지난해 121만 대가 팔린 S24 시리즈의 기록을 넘어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실제로 주변에도 사전 판매에 참여해 갤럭시 S25 시리즈를 ‘내돈내산’한 기자들이 여럿 있었다. 기자는 갤럭시 S25 울트라를 대여해 여러 기능 중 카메라, 인공지능(AI) 기능, S펜 위주로 살펴봤다.

    사전 판매 비중 52%로 ‘울트라’가 큰 인기

    갤럭시 S25 울트라 티타늄실버블루 색상.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S25 울트라 티타늄실버블루 색상.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S25 울트라는 갤럭시 S25 시리즈 중 사전 판매 비중 52%를 차지하며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모델이다. 아이폰과 비교하자면 S25는 기본 아이폰 기종, S25+는 아이폰 프로, S25 울트라는 아이폰 프로 맥스에 가깝다. 울트라는 디스플레이 크기, 해상도 등 여러 기능 면에서 다른 두 기종보다 상위 스펙을 갖췄다.



    갤럭시 S25 울트라의 출고가는 12GB 메모리에 256GB, 512GB, 1TB 용량 제품이 각각 169만 8400원, 184만1400원, 212만 7400원이다. 성능은 좋아졌지만 지난해 출시된 S24 울트라 시리즈와 가격이 같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색상은 총 4가지(티타늄 실버블루, 티타늄 블랙, 티타늄 화이트실버, 티타늄 그레이)로 출시됐다. 삼성닷컴과 삼성 강남 스토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3가지(티타늄 제트블랙, 티타늄 제이드그린, 티타늄 핑크골드) 색상도 있다.

    DSLR 못지않네, 망원경 수준 카메라 줌

    최대 100배 가능한 줌 기능으로 촬영한 카페 전경. 줌으로 당긴 후에도 선명한 화면이 유지됐다(아래). [이진수]

    최대 100배 가능한 줌 기능으로 촬영한 카페 전경. 줌으로 당긴 후에도 선명한 화면이 유지됐다(아래). [이진수]

    기자가 체험하고 느낀 갤럭시 S25 울트라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카메라 성능이다. 그동안 항상 아이폰을 써온 건 눈앞의 장면을 예쁜 사진으로 담아낼 수 있는 색감 때문이었다. 갤럭시 S25 울트라의 카메라는 어땠을까.

    갤럭시 S25 울트라의 메인 카메라는 200MP의 초고해상도를 지원한다. 직접 써보니 최대 100배 줌이 가능했고 결과물은 색감이 강렬하고 선명도도 높았다. 화질도 DSLR 카메라 못지않았다. 콘서트나 어떤 행사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을 멀리서도 잘 찍고 싶다면 적합한 모델이다. 최애 아이돌의 ‘용안’을 담기에 적합하니 말이다. 기자가 간 카페 제일 안쪽에서 길 건너편 가게를 줌으로 당겨 찍어봤는데, 가게 앞에 놓인 마네킹의 한복 색과 무늬까지 디테일하게 찍을 수 있었다.

    갤럭시 S24 시리즈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아이폰 유저에게는 그저 신세계였던 기능도 있었다. 음식을 더욱 먹음직스럽게 찍어주는 ‘음식’ 모드와 전면과 후면 영상을 반반씩 동시에 녹화할 수 있는 듀얼 레코딩 기능이다. 전보다 개선된 AI 지우개 기능은 사진에서 불필요한 인물이나 피사체를 언제 있었냐는 듯이 깔끔하게 지워줬다. S25 시리즈 유저 사이에서는 비슷한 기능인 아이폰의 ‘클린업’ 지우개보다 잘 지워준다는 평이 나온다.

    손안의 비서 제미나이와 나우 브리프

    기자가 갤럭시 S25 시리즈의 AI 기능인 구글 ‘제미나이’와 대화한 화면. [이진수]

    기자가 갤럭시 S25 시리즈의 AI 기능인 구글 ‘제미나이’와 대화한 화면. [이진수]

    오픈AI의 AI 서비스인 챗GPT와 처음 대화를 나눴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그 놀라움을 갤럭시 S25 시리즈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기능인 구글의 ‘제미나이(Gemini)’에서도 느꼈다.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의 광고처럼 ‘누르고, 말하면, 끝.’이다. 실제로 “유튜브를 열어달라”고 하자 앱이 즉시 실행됐고, “강남역 근처 국물 요리 맛집 추천해달라”고 하자 세 곳을 바로 찾아줬다.

    제미나이 앞에서는 계획형 인간과 즉흥형 인간의 구분이 무의미했다. 필요한 것을 말하기만 하면 알아서 찾아주니 굳이 손가락을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옆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질의응답이 가능하니 게을러질(?) 일만 남았다. 해당 AI 기능은 지원되는 갤럭시 기기에서 올해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S25 시리즈에서 새롭게 추가된 ‘나우 브리프(Now Brief)’ 기능도 흥미로웠다. 날씨, 일정 등 사용자의 패턴과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했다. 잠금 화면을 해제하지 않고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마치 엄마처럼 일상에서 사소한 것들을 챙겨주지만 잔소리는 없었다.

    의외로 펜도 있으니 편하네

    갤럭시 S25 울트라의 S펜과 메모장 화면 캡처. [홍중식 기자]

    갤럭시 S25 울트라의 S펜과 메모장 화면 캡처. [홍중식 기자]

    마지막으로, 의외로 편리했던 S펜 기능이었다. 술을 마실 줄 몰라도 사는 데 지장은 없지만, 한 번 마셔보면 이런 도파민 터지는 걸 모르고 지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과 같다. ‘태블릿PC를 쓰는 것도 아니고, 평소에 메모를 얼마나 한다고 휴대전화에 펜이 꼭 있어야 하나?’라고 생각했던 건방진 아이폰 유저가 반성하는 순간이었다.

    지인과 대화 중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나 회의 중 급하게 메모할 일이 생길 때, 펜만 꺼내면 자동으로 화면에 메모장이 켜졌다. 필기감도 끝내줬다. 0.7mm 펜촉과 4,096단계의 필압을 지원해 화면에 펜이 착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아쉬운 점은 이전 갤럭시 S24 울트라의 S펜과 달리 블루투스 기능이 빠졌다는 것. 그런데도 휴대전화에 펜이 내장돼 있다는 게 얼마나 편한지 몰랐던 아이폰 유저에게는 신세계였다.

    그래서 갈아타, 말아?

    2014년 처음 아이폰 6를 사며 아이폰 생태계에 입문했다. 지금까지 계속 폰을 바꿀 때마다 아이폰 최신 버전을 선택했다. 그때마다 늘 하던 고민이 있다. 이번엔 갤럭시로 갈아탈까, 아니면 다시 아이폰을 선택할까?

    계속 아이폰을 선택했던 것은 이미 iOS에 익숙해진 것도 있었지만 기자가 원하는 ‘감성샷’을 위해서는 아이폰 카메의 색감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달랐다. 휴대전화는 무조건 ‘아이폰’이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 조만간 휴대전화를 바꿀 때 한 번 더 갈아탈지 말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려 한다. 영상으로도 갤럭시 S25 울트라 리뷰를 만날 수 있다.